국민의힘 ‘울고 싶어라’
국민의힘 ‘울고 싶어라’
  • 이유리 기자
  • 승인 2021.08.27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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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의혹 ‘윤희숙 쓰나미’

[위클리서울=이유리 기자] 믿는 도끼에 발등이 찍힌 형국이다. 국민의힘이 대형 악재에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윤희숙 의원이 부친의 부동산 불법 거래 의혹으로 의원직 사퇴를 선언한 가운데 그 처리를 놓고 정치권이 들썩이고 있다. 사퇴 기자회견 직후만 해도 윤 의원의 사퇴 결단을 놓고 용기있는 모습이라는 얘기까지 나왔다. 이준석 대표가 직접 사퇴를 만류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윤 의원이 한국개발연구원(KDI) 재직 당시 내부 정보를 이용해 땅 투기에 공모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부동산 의혹 사태는 오리무중으로 빠져들고 있다. 국민의힘 심장부를 건드린 이번 사태를 살펴봤다.

 

ⓒ위클리서울/ 디자인=이주리 기자

초강수 사퇴 선언은 결국 자충수로 끝나는 걸까.

윤 의원은 지난 8월 2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 시간부로 대통령 후보 경선을 향한 여정을 멈추겠다"며 "국회의원직도 다시 서초갑 지역주민과 국민들께 돌려드리겠다"고 말했다.

국민권익위원회가 국회의원을 대상으로 부동산 거래 전수조사를 실시한 결과 의원 본인과 가족에게 불법 의혹이 제기된 의원은 총 25명이었지만 의원직 사퇴를 선언한 것은 윤 의원 한 명 뿐이었다.

초선 동료인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도덕적 기준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았던 것이 결정적인 이유였다"고 평가했다. 윤 의원과 이준석 대표가 함께 울어주면서 이번 부동산 사태를 잘 넘어갔다는 자가평가까지 나왔다.

외부 시선도 크게 나쁘지는 않았다. 유창선 시사평론가는 “흠집 난 작은 정치인으로 연명하느니 어려운 결심 위에서 장차 큰 정치인으로 부활할 수 있는 길이라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반대 진영의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잘 하셨다. 나중에 더 크게 쓰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런 호의적인 평가가 유지되는 것은 그리 길게 가지 않았다. 여당은 사퇴 선언 이튿날부터 윤 의원의 KDI 근무 이력을 문제 삼아 내부 정보를 활용해 땅 투기를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며 반전을 모색했다.

김성환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2016년 윤 의원은 세종시에 있는 KDI에 근무했고, KDI는 그 무렵 인근 산업단지 조성한 연구용역을 했다"며 "윤 의원이 KDI의 내부 정보를 활용해 부친에 부동산 투기를 권유한 건 아닌가. 이 부분에 대해선 수사당국의 철저한 조사가 있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부메랑’ 된 임차인 연설

이에 앞서 권익위는 조사 결과 윤 의원의 부친이 부동산 거래 과정에서 농지법과 주민등록법을 위반한 소지가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이에 따르면 윤 의원 부친은 직접 농사를 짓겠다며 2016년 세종시의 농지를 구입했다. 하지만 다른 사람이 짓도록 한 다음 매년 쌀 7가마니를 받았고 이 과정에서 부친이 서울 동대문구 주소지를 세종시 전의면으로 옮겼다가 다시 동대문구로 전입했다는 얘기다.

그런데 부친이 세종시 농지를 구입했던 2016년은 윤 의원의 KDI 근무 시기와 겹친다. 당시 내부 정보를 이용해 부친과 땅 투기를 공모했을 것이라는 의혹이 나오는 이유다.

윤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아버지의 경제활동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지만, 위법한 일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 믿는다“고 해명한 바 있다.

윤 의원은 그 동안 선봉에서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공격해온 당사자여서 이번 사태의 파장은 더욱 크다. 의원직 사퇴를 눈물로 만류했던 이 대표의 입장도 머쓱해질 수 밖에 없게 됐다.

이 대표는 ”권익위에서 통보받은 것과는 전혀 무관한 내용으로, 관심 두고 지켜보기는 하겠다"며 "의혹이 사실이라면 윤 의원 측에서 해명해야 할 사안으로 보고 있다"고 한발 물러나는 모습을 보였다.

윤 의원은 여당의 임대차 3법 강행 처리에 반대하며 ‘저는 임차인입니다’라는 국회 연설로 화제를 모았던 인물이다.

미디어워치 변희재 대표고문은 “세종시 농지값은 전국 평균 12만원보다 10배 가까운 평당 100만원”이라며 “윤희숙 부친이 3000평을 샀다면, 30억을 투자한 것이다. 노년에 농사지을려고 30억 투자한다는 거 자체가 말이 안 된다”라며 윤 의원을 비판했다.

강준현 더불어민주당 원내부대표는 "윤 의원은 KDI 재직 중 이전기관 특별공급으로 세종시 아름동 아파트를 2억 4500만원에 분양받았고, '임차인 코스프레'로 스타덤에 오른 뒤 급하게 매각해 2억 3500만원의 시세차익을 남겼다"고 주장했다.

정치권에선 서울 강남 지역 민심을 대표하고자 했던 윤 의원이 이번 사태로 ‘회복 불능’의 큰 상처를 입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민의힘이 기존 갖고 있던 이미지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대선을 앞두고 신발끈을 매고 있던 국민의힘이 이번 상황을 어떻게 수습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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