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력적인 인수 후보 한샘…인테리어 시장 급성장‧코로나에도 2조원 대 매출 올려
인수 의사 먼저 밝힌 LX하우시스…'토털 인테리어' 분야에서 업계 1위 목표 
인테리어-유통업 연계 시너지 꿈꾸는 롯데

용산구 한샘 디자인파크 용산아이파크몰점 ⓒ위클리서울 /우정호 기자
용산구 한샘 디자인파크 용산아이파크몰점 ⓒ위클리서울 /우정호 기자

[위클리서울=우정호 기자] 지난 7월, 국내 가구업계 1위 한샘이 매각을 발표한 이후 그간 롯데, LX, 신세계 등 대기업들이 한샘 인수 참여 의사를 내비치며 각축전을 벌여왔다.

한발 앞서 인수전 참여를 밝힌 LX하우시스에 이어 롯데가 인수전 참여를 공식화하며 인수 후보는 두 업체로 좁혀질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한샘의 매각 결과에 따라 가구, 인테리어 업계에 큰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매력적인 인수 후보 한샘…인테리어 시장 급성장‧코로나에도 2조원 대 매출 올려

한샘은 지난 7월 매각을 발표하고 IMM PE가 조창걸 한샘 명예회장을 포함한 특수관계인 7인의 지분(30.21%)를 인수하기로 결정됐다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인테리어·가구 업계가 호황을 맞으면서 현시점이 매각의 최적기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한샘은 과거에도 매각을 추진했지만, 가격 조건 등이 맞지 않아 매각이 무산된 바 있다.

한샘은 "IMM PE가 경영의 안정성을 유지하면서 장기적인 성장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파트너라고 판단해 지분 양수도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게 됐다"며 "최종 매매대금과 구체적인 매매 조건은 실사 이후 추후 확정된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가운데,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샘 인수 주체인 사모펀드 IMM 프라이빗에쿼티(PE)는 실사 작업과 전략적 투자자 선정을 이달 중 마무리할 예정이다. 

매각 금액은 1조5000억원 규모로 IMM PE는 인수 결정 직후 LX하우시스를 포함해 롯데그룹, 신세계 등에 전략적 투자자로써 참여할 의사를 타진해왔다. LX하우시스가 가장 먼저 공식적으로 참여 의사를 밝혔고, 이어 롯데와 신세계 등이 한샘 인수를 검토 중이다. 

한편, ‘코로나19’ 수혜를 입은 한샘의 지난해 매출은 2조 원을 넘겼다. 영업이익은 66.9% 증가한 931억 원을 기록했다. 이어 한샘은 올해 상반기에 매출 1조1217억 원, 영업이익 529억 원을 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22.7%, 66.9% 증가한 수치다.

특히 한샘의 핵심 사업이라고 할 수 있는 리모델링, 부엌 사업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4462억원이다. 이 중 리하우스의 매출액은 3311억원으로 74%를 차지하며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다. 

유통 대기업을 비롯해 인테리어업계까지 리모델링 시장을 새로운 미래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가운데 한샘 기업은 매력적인 매물이 아닐 수 없다. 

가구 시장의 빠른 팽창 역시 대기업들이 한샘을 주목하는 이유 중 하나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건축물 유지, 보수 및 리모델링 시장을 통합한 전체 시장 규모에 대해 지난해 30조원으로 추정되며 오는 2025년 37조원, 2030년에는 44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30년 이상 된 공공 건축물이 23.2%를 차지할 뿐 아니라 노후 공공 건축물 비중도 급격하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LX지인 인테리어 지인스퀘어 갤러리아백화점 타임월드점 ⓒ위클리서울 /LX하우시스
LX지인 인테리어 지인스퀘어 갤러리아백화점 타임월드점 ⓒ위클리서울 /LX하우시스

인수 의사 먼저 밝힌 LX하우시스…'토털 인테리어' 분야에서 업계 1위 목표 

가장 먼저 한샘에 손을 뻗은 곳은 LX하우시스다. LX하우시스는 지난 6일 공시를 통해 “IMM프라이빗에쿼티가 한샘의 경영권 지분을 인수하기 위해 설립할 특수목적법인에 투자하는 사모펀드에 참여하기 위해 3천억 원 출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업계에선 LX하우시스가 한샘 인수의 전략적투자자가 된다면 기존 사업 간의 시너지 확보는 물론 신성장동력까지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LX하우시스는 LG그룹에서 계열 분리되면서 건자재 중심에서 종합 인테리어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성장 동력을 키우고 있다. 

한샘은 가구 제조 기반은 갖췄지만 인테리어 공사에 필요한 창호, 마루 등은 물론이고 가구 소재인 필름 등도 직접 생산하지 않는다. 

LX하우시스는 이를 직접 생산하며 창호, 인조대리석, 필름 등은 프리미엄 상품도 다수 갖췄다. 그동안 협력사를 통해 조달하던 일부 소재를 LX하우시스가 납품하면 한샘은 프리미엄 라인업을 확대할 수 있고, LX하우시스는 주요 매출처를 확보하는 셈이다. 
 
LX하우시스는 창호, 바닥재, 벽지 등 개보수 인테리어에 필요한 제품군을 패키지로 공급해 맞춤형 공간을 제안하는 서비스를 지속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만큼 한샘 인수에 적극적이다. LX하우시스의 지난해 말 기준 건자재부문의 매출 비중은 전체 매출액은 70% 이상이다.

한편 LX하우시스는 최근 3년간 해마다 매출 감소를 겪어왔다. LX하우시스가 한샘 인수를 통해 매출 상승은 물론, 기존 사업의 규모를 배로 키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LX하우시스의 연결기준 매출은 2018년 3조2665억 원, 2019년 3조1868억 원, 지난해 3조380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018년 704억 원에서 다음해 688억 원으로 감소했다가 지난해 710억 원으로 회복한 상태다.

LX하우시스는 차기 주력 사업인 '토털 인테리어' 분야에서 업계 1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도 LX하우시스의 한샘 인수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LX하우시스 관계자는 "고부가 건자재 사업 역량과 시장 입지를 강화하고 이를 기반으로 토털 인테리어 사업을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자 하는 회사의 중장기 전략 방향에 따라 추진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종적으로 LX하우시스가 전략적 투자자로 확정되면 향후 양 사간 상호 협력 시너지로 국내 토털 인테리어 시장에서 한샘의 다양한 가구와 소품부터 LX하우시스의 프리미엄 건자재까지 전체 시장 지배력을 더욱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명동 롯데백화점 ⓒ위클리서울 /우정호 기자
명동 롯데백화점 ⓒ위클리서울 /우정호 기자

인테리어-유통업 연계 시너지 꿈꾸는 롯데

롯데 역시 LX하우시스에 이어 한샘 인수전 참여를 공식화했다.

롯데쇼핑은 사모펀드 운용사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가 한샘 인수를 위해 설립 예정인 경영참여형 사모집합투자기구(PEF)에 2천995억원을 출자하기로 했다고 9일 공시했다.

롯데쇼핑은 "한샘은 홈 인테리어 업계 1위 기업으로 풍부한 성장 잠재력을 갖고 있어 상품·콘텐츠·집객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시너지가 기대돼 출자를 결정했다"면서 "하이마트, 건설 등과 협업으로 그룹 차원의 시너지 창출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출자 참여 배경을 설명했다.

한샘은 롯데에 매력적인 신사업이 될 수 있다. 한샘은 리모델링·부엌, 가구·생활용품, 수입 인테리어 가구 등의 유통과 건설사 수주·자재 판매, 시공 서비스 등을 영위하고 있다. 현재 대형 유통경쟁사들은 이미 가구업체를 보유하고 있어 관련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신세계그룹은 신세계까사(옛 까사미아)를, 현대백화점그룹은 현대리바트를 운영 중이다.

롯데가 한샘의 가구 부문을 인수할 경우 롯데하이마트와 롯데백화점 등 롯데 유통 계열사와, 인테리어 부문은 롯데건설까지 다방면으로 시너지를 확보할 수 있다. 또한 롯데하이마트가 지난해부터 성장축으로 삼은 체험형 매장 ‘메가스토어’를 육성할 기회가 될 수도 있다.

한편, 이베이코리아를 신세계에 빼앗긴 롯데가 이번 한샘 입찰에서는 과감한 결단을 내릴지가 주목된다. 롯데는 지난 7월 1일 하반기 사장단 회의(VCM)에서 '급변하는 시대에 발맞춰 변화와 혁신을 선도하는 미래형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당시 신동빈 롯데 회장은 그룹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를 강조하며 "신사업 발굴 및 핵심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양적으로 의미 있는 사업보다는 고부가 가치 사업을 우선적으로 고려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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