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규제 예고에 꼬리 내린 카카오…‘문어발 확장’ 제동 걸리나 
본격 규제 예고에 꼬리 내린 카카오…‘문어발 확장’ 제동 걸리나 
  • 우정호 기자
  • 승인 2021.09.15 09: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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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진출 안 한 데가 없다’ 골목상권 침해 논란 
카카오에 칼 빼든 공정위…김범수 제재절차 착수
꼬리 내린 카카오…골목상권 사업 철수 검토 및 ‘5년간 상생 기금 3천억 마련’ 계획
카카오 김범수 의장 ⓒ위클리서울 /카카오
카카오 김범수 의장 ⓒ위클리서울 /카카오

[위클리서울=우정호 기자] 메신저 ‘카카오톡’의 성공을 앞세워 쇼핑, 금융, 음악, 택시 호출을 포함해 계열사만 118개로 늘리는 등 문어발식 확장을 해오던 카카오가 골목상권 침해 논란에 휘말렸다.

이처럼 카카오가 무섭게 덩치를 불려나가자 대형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감시 강화 방침을 밝힌 공정거래위원회는 카카오에 대한 본격 제재 절차에 들어갔다.

전방위적 압박에 시달린 카카오는 결국 ‘골목상권 논란 사업 철수’ 등 상생안을 발표했다.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있는 사업에서는 철수하고 약자인 소상공인들을 지원하기 위해 5년간 3000억 원의 기금을 조성하겠다는 내용이다.

‘카카오 진출 안 한 데가 없다’ 골목상권 침해 논란 

게임, 음악, 쇼핑, 금융뿐 아니라 실내 골프장 사업이나 꽃배달, 미용실, 영어 교육까지 진출하며 자산 규모 20조 원에 육박하는 대기업으로 성장한 카카오는 골목상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지적 역시 받아왔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카카오의 지난 5월 기준 계열사는 118개다. 계열사 수로는 국내 기업 중 SK그룹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7년 전 다음과 합병할 때 만해도 26개에 불과했지만, 그 사이 4배 넘게 증가한 것이다.

특히, 최근 3개월 동안은 계열사를 13개까지 늘리며 신규편입 계열사가 가장 많은 대기업이 됐다. 카카오는 3개월 사이 게임 개발사 5곳과 소프트웨어 개발사 3곳, 출판인쇄 기업 2곳을 인수했다.

업계에서는 카카오의 영역 확장이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공정한 경쟁을 유도하고 시장 지배력의 악용을 막기 위해 적절한 관리와 규제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카카오의 확장 전략은 실제로 논란이 되고 있다. 처음에는 서비스를 무료로 이용하게 해서 이용자들을 끌어들이고 그 뒤에 업계에서 이용률이 어느 정도 상승하면 이때부터 수수료를 붙이기 때문이다.

전국 택시기사의 93%가 이용 중인 카카오의 택시 호출 플랫폼인 '카카오T’가 대표적인 예다.

14일 국토교통부와 카카오모빌리티가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2021년 현재 택시 호출앱 현황'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국의 택시기사는 총 24만3709명으로, 이 중 카카오T 가입자 수는 92.8%에 달하는 22만6154명(세종시 제외)으로 집계됐다.

택시 기사가 가장 많은 서울은 카카오T 가입 비율이 98.2%에 달했고, 경기도는 99.3%, 인천 98.8%로 수도권 지역은 가입자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은 75.9%로 가장 적었고, 강원도(80.2%), 경북(81.9%), 전북(82.0%), 대구(83.1%), 경남(86.0%) 순이었다.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올해 8월 택시 호출 앱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카카오T가 1016만명에 달했다. SK텔레콤과 우버가 손잡은 우티(UT)는 86만명, 타다 9만명, 마카롱 3만명에 그쳤다.

카카오T가 무료 호출로 시장의 80%를 장악하자 택시기사들과 손님들을 상대로 수수료를 받고 있다. 최근에는 양쪽 수수료를 모두 인상하면서 너무 과도한 것 아니냐는 비난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카카오T 택시 ⓒ위클리서울 /우정호 기자
카카오T 택시 ⓒ위클리서울 /우정호 기자

카카오에 칼 빼든 공정위…김범수 제재절차 착수

이처럼 문어발식 확장으로 카카오가 덩치를 불려나가자 대형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감시 강화 방침을 밝힌 공정거래위원회가 카카오에 대한 제재 절차에 들어갔다.

14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공정위 사무처는 카카오 창업자이자 동일인(총수)인 김 의장의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를 포착하고 지난주 카카오와 케이큐브홀딩스 본사를 찾아 현장 조사를 벌였다.

공정위 사무처는 카카오가 최근 5년간 제출한 '지정자료'에서 케이큐브홀딩스와 관련한 자료가 누락되거나 허위로 보고된 정황이 있다고 보고 직권조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지정자료는 해마다 공정위가 '공시 대상 기업집단' 지정을 위해 공정거래법에 따라 각 기업집단(그룹)의 동일인으로부터 받는 계열회사·친족·임원·주주 현황 자료를 말한다.

케이큐브홀딩스는 2007년 1월 소프트웨어 개발·공급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로, 김 의장이 주식 100%를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는 카카오의 지배구조 최상단에 위치한 사실상의 지주회사로 평가받는다.

김 의장이 보유한 카카오 지분은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개인 지분 13.30%에 케이큐브홀딩스 지분 10.59%를 더해 총 23.89%로 볼 수 있다.

케이큐브홀딩스는 임직원 7명(올해 4월 기준) 중 대부분이 김 의장의 가족으로 구성돼 있으며, 김 의장의 남동생 김화영 씨가 지난해 말까지 대표이사를 맡았다가 현재는 김탁흥 씨가 자리를 이어받았다.

김 의장과 부인 형미선 씨는 기타 비상무이사에 이름을 올렸고, 김 의장의 아들 김상빈 씨와 딸 김예빈 씨도 이 회사에 재직 중이다.

올해 초 김 의장이 자신이 가진 카카오 주식을 가족들에게 증여한 데다 두 자녀의 케이큐브홀딩스 재직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각에서는 김 의장이 사실상 '경영권 승계'를 준비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다만 카카오 측은 "케이큐브홀딩스는 김 의장 개인 회사로 승계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밖에도 공정위는 카카오가 금융 자본과 산업 자본을 따로 떼는 '금산분리 규정'을 위반했다는 혐의도 들여다보고 있다.

케이큐브홀딩스는 올해 업종을 경영컨설팅업에서 금융투자업으로 변경했는데, 이 때문에 금융사인 케이큐브홀딩스가 비금융사인 카카오를 지배하게 된 것이다.

현행 공정거래법은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대기업집단) 소속 금융·보험사가 지분을 보유한 비금융·보험사에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도록 규정한다.

공정위는 조사를 마무리한 후 이르면 연내에 3명의 위원이 참여하는 소회의에 안건을 상정해 카카오와 김 의장에 대한 제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김부겸 국무총리 역시 지난 13일 "카카오가 중소기업이 어려울 때 오히려 문어발식 확장을 한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드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 총리는 13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카카오가 골목상권까지 진출해 논란이 일고 있다'는 무소속 이용호 의원의 지적에 이같이 언급한 뒤 "공정거래위원회 판단만으로 규제조치에 들어갈 수 있는지 명확히 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카카오를 비롯한) 새로운 플랫폼 기업이 혁신을 이루는 게 아니라 오히려 독점적 재벌들이 하던 행태를 되풀이한다면 이에 대한 감시와 감독이 들어가야 하고 필요하면 강제적 조치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카카오 등 대형 플랫폼 기업이 현재 법망을 피해간 것은 없는지, 법에 따른 제재를 받아야 하는 부분은 없는지 살펴보겠다"며 "핀테크 선두주자로 이점을 받아온 것 같은데, 그 결과가 문어발식 확장으로 나타났다면 어떤 형태로든 감시, 감독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시 공정거래위원회 ⓒ위클리서울 /우정호 기자
세종시 공정거래위원회 ⓒ위클리서울 /우정호 기자

꼬리 내린 카카오…골목상권 사업 철수 검토 및 ‘5년간 상생 기금 3천억 마련’ 계획

정부가 전방위적 압박을 가하자 카카오는 '골목 상권 논란' 사업은 계열사 정리 및 철수를 검토할 방침이다. 아울러 소상공인·협력사 지원을 위한 기금을 조성하고 모빌리티 일부 사업을 조정하는 등 상생 방안을 내놓았다.

카카오는 13~14일 주요 계열사 대표 전체 회의에서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창업자 김범수 이사회 의장은 "최근의 지적은 사회가 울리는 강력한 경종"이라며 "카카오와 모든 계열 회사들은 지난 10년간 추구해왔던 성장 방식을 과감하게 버리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성장을 위한 근본적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 의장은 "기술과 사람이 만드는 더 나은 세상이라는 본질에 맞게 카카오와 파트너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모델을 반드시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카카오는 먼저 플랫폼 종사자와 소상공인 등 파트너들과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 공동체 차원에서 5년간 상생 기금 3천억 원을 마련할 계획이다.

창업자인 김범수 이사회 의장이 소유하고 가족이 경영하는 투자전문업체 '케이큐브홀딩스'는 미래 교육·인재 양성 등 사회적 가치 창출에 집중하는 기업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이 회사에 재직 중인 김 의장의 부인과 자녀 등 가족은 모두 퇴사하기로 했다. 김 의장이 올 초 가족에 지분을 증여하던 당시 두 자녀가 케이큐브홀딩스에 재직 중이란 사실이 알려지면서 승계를 준비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낳기도 했다.

카카오는 IT혁신과 이용자들의 후생을 더할 수 있는 영역 중심으로 사업을 펼치면서 '골목 상권 논란' 사업은 계열사 정리 및 철수를 검토할 방침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 기사와 이용자의 부담이 가중되지 않도록 스마트호출 서비스를 전면 폐지하고 택시 기사 대상 프로멤버십 요금을 월 3만 9000원으로 인하하겠다고 밝혔다. 

프로멤버십 제도는 월 9만 9000원을 내면 우선 배차권을 부여하는 프로그램으로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 기사들의 반발로 일시적으로 5만 9000원만 받는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었다. 대리운전 중개 수수료는 고정 20%에서 수급 상황에 따라 0~20% 변동을 추진한다.

아울러 카카오모빌리티는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제기된 기업 고객 대상 꽃·간식샐러드 배달 중개 서비스에서도 단계적으로 철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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