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자동차 판매량 감소세로 전환
반도체 수급난 장기화 우려도
4분기 반등 노리는 자동차 업계…신차 출시 '총력전' 벌인다

현대차 아산공장 ⓒ위클리서울 /현대자동차
현대차 아산공장 ⓒ위클리서울 /현대자동차

[위클리서울=우정호 기자] 자동차업계가 코로나19로 지난해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올 상반기 역시 차량용 반도체 수급 문제로 기존 계획 대비 생산차질이 발생하는 등 적지 않은 손실이 발생했다.

반도체 수급 문제 외에도 원자재 부족과 해상운송 수요 급증에 따른 공급 차질 등의 변수도 하반기에 각종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각 기업의 자구책과 국가별 정책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 가운데 국내외 자동차 브랜드들이 '성수기'로 꼽히는 4분기를 기점으로 반등에 나서기 위해 신차 경쟁에 나섰다.
 

올해 상반기 자동차 판매량 감소세로 전환

한국자동차연구원이 지난달 발표한 산업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완성차 판매량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소비 심리 개선 및 경기 부양책에 힘입어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는 듯 했으나 올해 상반기에는 글로벌 반도체 공급 부족 등의 원인으로 다시 감소세로 전환됐다.

아울러 올해 상반기 업체별 판매량은 미국·유럽 완성차기업들이 부진한 반면 토요타와 현대자동차는 판매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특히 토요타는 주력 시장인 미국·중국 시장 수요 증가와 주요 부품의 안전재고 확대 전략으로 반도체 부족 현상에 적절히 대응하며 지난해 하반기 이후에도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다.

한국은 지난해 개별소비세 인하와 다양한 신차 출시 등으로 판매량이 일시적으로 증가했지만 올해 들어 전 세계적인 반도체 수급 문제가 발생하면서 판매량이 다소 감소했다.

현대차의 경우도 올해 상반기에 내수와 중국 시장에서 다소 부진한 판매실적을 거뒀음에도 불구하고 생산 중단 최소화 및 중국 외 지역 수출 호조 영향 등으로 지난해 하반기와 비슷한 판매량을 유지했다.

 

제네시스 'GV60' ⓒ위클리서울 /제네시스
제네시스 'GV60' ⓒ위클리서울 /제네시스

반도체 수급난 장기화 우려도

한편 반도체 수급난이 예상보다 장기화하면서 자동차업계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 품귀로 공장 생산 중단과 재개가 반복되는 가운데, 반도체 수급난이 2023년까지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와 업계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속되는 반도체 수급 불안으로 인해 자동차 회사들의 차량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현대차 아산공장은 생산 재개 이틀 만인 15일 다시 휴업에 들어가 추석 연휴가 끝난 뒤 생산을 재개했다. 이 공장은 지난 9~10일에도 공장 가동을 멈췄다가 13일부터 생산을 재개한 바 있다.

업계에선 동남아 지역에서 코로나19 델타 변이가 확산되면서 세타 엔진용 전자제어장치(ECU)용 반도체를 공급하는 말레이시아 반도체칩 조립업체 유니셈이 셧다운에 들어가 수급난이 심화한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유니셈에선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가 3명 발생해 공장 가동이 중단됐다.

기아도 최근 반도체 수급 문제로 미국 조지아공장 가동을 하루 중단했고, 한국지엠은 부평1공장 가동을 절반으로 줄였다. 한국지엠의 경우 이미 상반기에만 반도체 품귀 문제로 8만대 이상의 생산 차질을 빚었다.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미국의 제너럴모터스(GM)는 반도체 부족의 여파로 지난달 미국, 캐나다, 멕시코 등에 있는 8개 공장의 생산을 1~4주간 줄였다.

포드는 인기차종인 F-150 픽업트럭을 포함한 일부 차종의 생산량을 줄일 계획이며, 일본 도요타와 인도 마힌드라 등도 감산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업계에선 반도체 수급난이 3분기에는 개선될 것으로 예측했다. 공급난이 장기화하면서 반도체 제조사들이 생산량을 꾸준히 늘려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도체 제조 공장이 몰려 있는 동남아시아가 코로나19 재확산 및 변이 바이러스 출몰로 직격탄을 맞으면서 생산이 급감했다.

일각에선 차량용 반도체 품귀 사태가 향후 2년여간 더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벤츠 EQS ⓒ위클리서울 /벤츠
벤츠 EQS ⓒ위클리서울 /벤츠

4분기 반등 노리는 자동차 업계…신차 출시 '총력전' 벌인다

이 가운데 국내외 자동차 브랜드들이 통상 '성수기'로 꼽히는 4분기를 기점으로 반등에 나선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10년간(2011∼2020년) 완성차 5개사의 4분기 판매량은 총 405만3천524대로 전체 판매량(1천510만803대)의 26.8%에 달한다. 1분기 23.0%, 2분기 26.3%, 3분기 23.9%보다 비중이 높다.

현대차는 연내에 제네시스 브랜드의 첫 전용 전기차 모델인 'GV60'과 G90 완전변경(풀체인지)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다.

현대차가 지난달 이미지를 공개한 GV60은 후드와 펜더 부분을 하나의 패널로 구성한 클램쉘 후드를 적용해 전용 전기차다운 인상을 강조하고, 입체적인 볼륨감으로 고성능 이미지를 구현한 점이 특징이다.

아울러 신형 G90에는 자율주행 '레벨3' 수준의 '고속도로 파일럿'(HDP) 기능이 탑재될 것으로 알려져 기대를 모으고 있다. 레벨3는 위급 상황이 되면 운전자가 차량을 통제해야 하는 조건부 자동화 단계로, 현대차의 HDP는 곡선 주행과 차선 변경, 고속도로 진·출입을 스스로 할 수 있는 수준이다.

기아[000270]의 5세대 스포티지와 첫 전용 전기차 EV6, 현대차의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캐스퍼 등 3분기에 출시된 차량들의 판매 본격화도 기대된다. 다만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4분기에도 해소되지 않으면서 신차 수요를 공급이 따라잡지 못하는 현상이 지속될 가능성도 있다.

한국GM은 2022년형 볼트 EV와 첫 전기 SUV인 볼트 EUV를 4분기 중 출시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배터리 화재 위험성 문제로 본사에서 볼트 EV 전 모델의 리콜을 결정하면서 현재까지 정확한 출시 일정은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수입차 브랜드들도 각종 전기차와 기존 모델의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하며 막판 고객 잡기에 나선다.

지난 6월 브랜드 최초 콤팩트 순수 전기차 더 뉴 EQA를 선보인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연말까지 럭셔리 대형 전기 세단인 '더 뉴 EQS'를 출시하며 순수 전기차 라인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EQS는 벤츠가 자체 개발한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적용한 모델로, 107.8㎾h의 배터리가 탑재돼 최대 385㎾의 출력을 발휘하며 1회 충전시 주행거리는 최장 770㎞에 달한다.

아울러 벤츠는 프리미엄 4-도어 쿠페인 3세대 CLS의 부분변경 모델 '더 뉴 CLS'와 고성능 브랜드 AMG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세 번째 모델인 AMG GT 4-도어 쿠페도 연내에 국내에서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BMW는 플래그십 순수 전기차 iX와 X3 기반 순수 전기 스포츠액티비티차량(SAV)인 iX3를 4분기 중 출시한다.

iX는 BMW의 최신 5세대 e드라이브 기술이 적용돼 500마력 이상의 최고 출력과 WLTP 기준 600㎞ 이상의 주행가능 거리를 제공한다.

BMW는 또 연내에 후륜 구동의 레이아웃을 그대로 유지한 2시리즈 쿠페도 선보이며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더욱 다양하게 구성할 예정이다.

아우디는 고성능 전기차 e-트론 GT, RS e-트론 GT 등을 연내 출시할 예정이다. e-트론 GT는 1회 충전시 WLTP 기준 최대 488㎞, RS e-트론 GT는 472㎞를 주행할 수 있다.

상반기 자동차 업계는 전기차와 SUV에 대한 수요가 갈수록 높아짐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수급 부족 등 악재로 공급을 맞추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국산 및 수입 자동차 브랜드들이 3분기 출시 모델들의 차질 없는 출고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적극적인 신차 출시로 상반기 부진을 만회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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