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성수동 본사 크래프톤에 매각…신세계 1조원 자금 확보 가능해져
신세계 상장 앞두고 쓱닷컴 덩치 키운다…추가 자금 확보 가능 해져
디지털 전환 속도 내는 신세계 그룹

이마트 성수동 본사 ⓒ위클리서울 /우정호 기자
이마트 성수동 본사 ⓒ위클리서울 /우정호 기자

[위클리서울=우정호 기자] 2001년 준공된 이마트 성수동 본사가 20년 만에 매각됐다. 크래프톤은 이마트 본사 및 성수점 토지, 건물 매입을 위한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컨소시엄을 구성했으며, 18일 양해각서 체결을 통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매매계약은 다음 달 진행될 예정이며, 소유권 이전 및 잔금 지급은 내년 1월에 진행된다.

이처럼 적극적인 자금 확보에 나서는 이유는 시장 변화에 따른 온오프라인 융합 전략을 위한 디지털 전환을 위해서인 것으로 보인다. 올해 신세계는 이베이코리아를 비롯한 다수의 M&A(인수합병)를 진행했다. 

물류 인프라 확보와 신규 출점 등의 공격적인 투자를 위해 신세계는 채권발행과 SSG닷컴 상장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마트 성수동 본사 크래프톤에 매각…신세계 1조원 자금 확보 가능해져

이마트가 서울 성동구 성수동 본사 건물을 약 1조 원에 매각한다. 확보한 자금은 물류 인프라 확장 등 디지털 전환에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는 본사 및 성수점 토지와 건물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미래에셋컨소시엄을 선정해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18일 공시했다. 

컨소시엄에는 글로벌 게임업체 크래프톤 등이 참여하고 있다. 본계약은 다음 달 중 체결할 예정이다. 소유권 이전과 잔금 지급은 내년 1월이다. 컨소시엄 주체인 미래에셋자산운용과 크래프톤은 해당 부지에 온·오프라인으로 글로벌 이용자와의 접점을 넓힐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마트 본사 건물은 연면적 9만9,000㎡(3만평) 규모로, 현재 이마트 본사와 성수점이 입주해 있다. 이마트는 "거래 상대방이 복합건물을 신축하면 일부를 분양 받아 이마트 성수점을 재출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마트는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15~20년 된 노후 점포를 복합문화·미래형 점포로 리뉴얼하기 위해 대대적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약 600억원을 투자해 9개 점포를 리뉴얼 했다. 올해도 약 15개 점포에 1300억원을 투자해 새롭게 변신한다. 7월까지 7개 점포를 리뉴얼했다. 본사 건물과 함께 위치한 이마트 성수점도 2000년 오픈해 올해 21년차를 맞은 노후점포에 속한다.

이마트 본사도 신사옥으로 이전할 예정이다. 2008년 최초 입주 시 약 800여명 수준이었던 본사 인력은 최근 1500여명으로 늘어 추가 공간이 필요한 시점이다. 디지털 전환과 스마트오피스 등 새로운 업무 환경에 맞춰 업무 생산성·효율성을 제고한다는 목적이다.

 

ⓒ위클리서울 /크래프톤
ⓒ위클리서울 /크래프톤

신세계 상장 앞두고 쓱닷컴 덩치 키운다…추가 자금 확보 가능 해져

투자 자금 확보를 위한 움직임은 지속될 전망이다. 신세계는 적극적인 M&A를 비롯해 쓱닷컴 상장을 위한 본격적인 몸값 올리기에 나서고 있다. 

쓱닷컴은 이베이코리아에 이어 여성 패션 전문몰 W컨셉을 인수하는 등 덩치를 키우고 있다. 또 네이버쇼핑과의 협업을 강화하고, 새벽배송을 확대하는 등 서비스 품질 개선에도 박차를 가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내년 쓱닷컴 상장을 목표로 주관사 선정을 진행중 이다. 증권사들은 쓱닷컴의 기업가치를 10조원 이상으로 추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그룹은 쓱닷컴의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물류 인프라 확장 등에 투자할 전망이다. 

쓱닷컴은 최근 들어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커머스 1위 네이버쇼핑과 손을 잡았고, 호캉스 라이브방송과 자체 웹 예능 등으로 눈길을 모으는 중이다. 지난 5월 인수한 W컨셉의 대규모 캠페인도 첫 실시하며 브랜드 가치 향상 나선다.

지난 18일 쓱닷컴은 W컨셉의 대대적인 첫 브랜드 캠페인을 시작했다. W컨셉은 지난 5월 쓱닷컴이 인수한 패션 플랫폼이다. 광고 모델은 배두나로, 브랜드 이미지 구축과 국내외적인 인지도 상승을 위해 진행됐다. 홍보 조직도 개편해 본격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 특히, 신세계그룹이 보유한 인프라를 활용하고, 온오프라인 시장에서 패션 버티컬 플랫폼으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같은 날 자체 웹 예능에서 영국 코스메틱 브랜드 '러쉬(LUSH)'와의 브랜드 프로모션도 실시했다. 러쉬가 할로윈 한정 상품을 다양하게 출시하고 있는 데다, MZ세대의 인기를 얻고 있는 브랜드여서 소비자 접점을 위해 마련한 것으로 풀이된다. 자체 컨텐츠 강화를 위해 이달부터 '럭셔리 호텔'을 라이브방송 킬러로 설정하기도 했다. 코로나19로 호캉스 붐이 일면서 소비자들의 클릭을 유도할 만한 요소로 컨텐츠를 마련했다.

지난 14일부터는 네이버쇼핑에서 쓱닷컴 이마트몰의 '쓱배송' 이용이 가능해졌다. 업계는 이커머스 1위와 대형 마트 1위의 유통 인프라의 결합에 시너지가 날 것으로 전망한다. 네이버는 신선식품 부문을 강화할 수 있게 됐고, 쓱닷컴은 이마트 상품을 4000만명 이상의 회원을 보유한 네이버에서 판매할 수 있어서다. 지난 3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과 한성숙 네이버 대표의 만남 이후 진행된 협업이다. 

주문 가능한 화장품 갯수를 2배 늘리며 '새벽배송'도 강화한다. 지난달 22일 쓱닷컴은 새벽배송에서 주문할 수 있는 화장품 기존 300여 종을 600여 종까지 대폭 늘리고,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입점으로 럭셔리 라인을 한 층 늘렸다. 늘어나는 수요에 따라 상품 수를 늘려 고객들의 요구에 발맞춘다는 전략이다. 

 

ⓒ위클리서울 /SSG닷컴
ⓒ위클리서울 /SSG닷컴

디지털 전환 속도 내는 신세계 그룹

한편, 신세계가 확보한 자금은 전자상거래(e커머스) 투자에 쓸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신세계그룹 차원에서도 온오프라인 융합 사업을 위해선 자금 수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신세계는 이마트는 올해 이베이코리아 인수와 스타벅스코리아 지분 추가 매입 등 인수합병(M&A)에 4조원 가량을 투자했다. 특히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단순 온라인 강화가 아닌 사업구조를 ‘온라인’과 ‘디지털’로 완전히 바꾸는 시작점으로 삼고 있다.

또한 앞으로 4년간 1조 원을 물류 분야에 집중 투자해 전국 단위 배송 경쟁력을 갖춘다는 구상도 세우고 있다. 단순히 온라인 강화 작업이 아니라 온·오프라인을 연결하는 통합 시스템을 구축해 사업 구조 자체를 디지털화하겠다는 목표인 만큼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마트는 지난 2019년 이후 부동산 자산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투자 자금을 확보하고 있다. 2019년 13개 매장 세일앤리스백을 통해 9500억원을 확보한 데 이어 지난해 마곡부지 매각(8158억원), 올해 이마트 가양점 매각(6820억원) 등 자산 유동화를 진행했다. 이번 이마트 본사 매각 건을 포함하면 최근 3년간 부동산 매각으로 약 3조5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확보한 셈이다.

아울러 채권 발행 등을 통한 외부 차입 조달도 이어지고 있다. 이마트의 경우 올 들어 회사채 발행을 통해 6000억원 이상을 조달했고 신세계도 5000억원을 조달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확보된 자금 물류 인프라 확장 등 온라인 강화와 복합쇼핑몰, 창고형할인점 등 신규 점포 출점 등에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마트는 이베이코리아, W컨셉 등 온라인 플랫폼 인수 이후 온-오프라인 커머스 통합 시스템 구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를 위해 향후 4년간 1조원을 물류역량 강화 등에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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