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동구 성수동 장미아파트 재초환 부담금 4억 7천7백만 원 기록
강남 평균보다 2억 이상 높아…강북권인 용산구 이촌동은 1억 대
조합원들 역대급 부담금에 ‘충격’…재건축 신탁 방식 정비사업 문제 지적도

성동구 성수동 장미아파트 전경 ⓒ위클리서울 /우정호 기자
성동구 성수동 장미아파트 전경 ⓒ위클리서울 /우정호 기자

[위클리서울=우정호 기자] 지난해 9월, 서울시 서초구 반포동 반포주공 1단지 3주구(반포3주구)가 가구당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재초환) 부담금으로 4억 원이 넘는 금액을 통보받아 부동산 업계에서 큰 파장이 일었다.

이 가운데, 준공된 지 40년 차에 접어든 서울시 성동구 성수동의 한 노후 아파트가 재초환 시행 이래 최고가인 약 4억 원을 훌쩍 뛰어넘는 4억 8천만 원이라는 충격적인 금액을 기록해 논란이 일고 있다.

7일 제보에 따르면, KB부동산신탁 주식 회사가 사업을 시행하고 포스코건설이 시공사로 지정된 성동구 성수동 장미아파트 주택 재건축 정비 사업에서 조합원들은 재초환 부담금으로 약 4억 7천7백만 원을 통보받았다.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는 재건축 사업 과정에서 조합원이 얻은 이익이 인근 집값 상승분과 비용 등을 빼고 1인당 평균 3000만 원을 넘을 때 초과액의 최고 50%를 부담금으로 환수하는 제도다. 2006년 노무현 정부 때 처음 도입됐지만 주택시장 침체로 2013∼2017년까지 유예됐다가 2018년 1월 부활했다.

성수동 장미 아파트의 가구당 재건축 부담액 약 4억 7천7백만 원은 2018년 재초환 부담액 실제 부과에 앞서 준공 후 부과 금액을 예상한 예정액 산정과 통지가 시작된 이래 최고 금액이다. 현재까지 최고 금액은 지난해 9월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 주공 1단지 3주구(반포3주구)가 기록한 4억200만 원이다.

이 밖에 서초구 방배동 방배삼익이 2억 7500만 원,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21차가 2억 7천만 원을 기록했고, 서초구 반포동 반포현대가 1억 3500만 원을 통보 받았다. 현재까지 통지서를 받은 강남 단지 5곳 정도의 재초환금은 조합원당 평균 2억 7000만 원이다. 

성수동 장미 아파트는 강남지역 평균보다 최소 2억이 높고, 같은 강북권인 용산구 이촌동 한강삼익의 1억 9700만 원 보다는 2억 7천여만 원이 높다.

 

KB부동산신탁 주식회사가 발간한 장미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 토지등소유자 분양신청 안내서 중 재초환 부담금 산정내역 ⓒ위클리서울 /제보자 A씨 제공
KB부동산신탁 주식회사가 발간한 장미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 토지등소유자 분양신청 안내서 중 재초환 부담금 산정내역 ⓒ위클리서울 /제보자 A씨 제공

역대급 재초환 부담금에 조합원들은 충격에 휩싸였다. 성수 장미아파트 소유주 A 씨는 “재건축 되고 지금과 같은 평수에 살려면 현금 5억 원을 넘게 내라니 이게 말이 되느냐”며 “대출도 막힌 데다 대부분 은퇴자들인 조합원들이 이런 큰 돈을 어디서 구하라는 것이냐”고 토로했다.

사업시행자인 KB부동산신탁의 재건축 신탁방식(조합을 대신해 신탁사가 사업 시행을 주도하는 방식)이 문제라는 지적도 나왔다. 소유주 B 씨는 “재초환 부담금을 줄이기 위해 조합원들이 KB부동산신탁에 사업 시행을 맡겼는데 오히려 상상도 할 수 없는 재초환 금액이 나온 데다 신탁사 수수료까지 조합원들이 고스란히 나눠 내야 하는 상황이라 실제 가구당 부담액은 최소 6억이 될 것”이라며 분노했다.

실제로 지난 2018년 5월 재초환 예정액이 조합원당 1억 3500만 원으로 책정된 서초구 반포동 반포현대는 지난 7월 말 준공했고, 업계는 재건축 부담금을 예정액의 2배가 넘는 3억 원으로 예상했다. 이에 성수 장미아파트의 실제 재건축 부담금은 상상을 초월하는 액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재초환 부담금 약 4억 8천만 원에 추가금 등 재건축 부담금만 최소 5억을 마련하지 못하면 강제 현금 청산 당할 위기에 놓인 성수 장미아파트 조합원들은 단체행동에 나설 것을 예고했다.

이와 관련해 <위클리서울>은 KB부동산신탁의 입장을 듣고자 수차례 연락했으나, 한 관계자가 비공식 의견을 내놓았을 뿐 공식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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