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후예’도 피해갈 수 없었던 악성 바이러스
‘태양의 후예’도 피해갈 수 없었던 악성 바이러스
  • 김은영 기자
  • 승인 2022.12.27 08: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소설 및 영화 속 전염병과 코로나19] 드라마 ‘태양의 후예’

[위클리서울=김은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전 세계가 고통 받고 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전염병과의 싸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렇다면 인문학에서 전염병을 어떻게 다루었고, 지금의 코로나19를 살아가는 현재에 돌아볼 것은 무엇인지 시리즈로 연재한다.

 

ⓒ위클리서울/ 김현수 객원기자

“당장 PCR 검사를 해야 돼요. 에볼라보다 더 심한 건가요?”

의사들이 우왕좌왕한다. 갑자기 전염병이라니 생각하지도 못했던 일이었기 때문이다. 발칸 반도 끝 우르크 낯선 땅에서 얼마 안 되는 물자와 의료진으로 어렵게 임시 병원을 꾸려가던 이들에게 전염병이라는 변수는 없었다. 지난 2016년 2월에서 4월까지 2개월간 ‘태후 앓이’를 겪게 했던 국민 드라마 ‘태양의 후예’ 이야기다. 이 드라마는 최고 38.8%라는 경이적인 시청률을 기록하며 송중기와 송혜교를 부부로 이어지게 한 기록까지 세웠다. 이른바 ‘송송 커플’의 탄생이었다. 온 국민의 관심이 이들에게 쏠린 것은 당연지사다. 하지만 물론 이후는 알다시피 송송 커플은 1년 8개월여 만에 결혼 생활을 정리하게 됐지만 말이다. 아무튼, 그 유명한 ‘태양의 후예’에 전염병이 등장한다니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하지만 나온다. 총 16부작 중 10화에 나오는 에피소드다.
 

드라마 ‘태양의 후예’ ⓒ위클리서울/ KBS드라마공식홈피

뜨거운 태양 아래 그렇게 그들이 등장했다

이미 5년 전 드라마 태양의 후예 내용이 머릿속에서 가물거리는 것처럼 벌써 3년차에 접어든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에 대한 경각심도 흐지부지 사라지고 있는 듯 하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코로나19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얼마 전에만 해도 일 확진자가 7만여명을 넘어서면서 더블링이 예고됐다. 사망자 수도 매일 50여 명이 꾸준히 생겼다. 확진자와 사망자 수가 조금 줄어들기는 했지만 아직 코로나는 주변에서 맴돌며 사람들의 목숨을 노리고 있다. 다만 우리의 기억에서는 자꾸 사라지려고만 한다. 언론에서 광적으로 다루었던 것에 비해 지금은 너무 조용하기 때문일까? 매체에서 코로나가 사라지니 사람들은 괜찮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하지만 저 멀리 이국의 땅에서도 악성 바이러스의 확산은 생사를 다루는 위중한 사건이다. 태양의 후예 10회에서도 그러한 상황이 발생했다. 강모연 선생(송혜교 분)은 외과의사로 우르크 지역에 의료진으로 파견 나와 있다. 그의 연인 유시진 대위(송중기 분)도 함께다. 임시로 마련된 병원에는 군의관인 윤명주(김지원 분)도 있다. 이 둘은 티격태격하면서도 사람들의 목숨을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드라마에서 빌런 역할을 맡은 진 소장(조재윤 분)은 다이아몬드를 삼켜 몰래 밀반입하려다 건강 상태가 안 좋아져 강모연의 병원으로 다시 후송된다. 강모연과 윤명주는 진 소장의 악행을 알기 때문에 수술까지 해야 하는 이 상황이 마땅치 않다. 하지만 이들은 의사로서 사명을 다하기 위해 진 소장의 수술을 함께 하기로 한다. 문제는 외과 수술 중 혈액이 이들의 눈동자에 튀는 의료사고가 발생한다. 단순히 혈관을 잘 못 건드려 피가 튄 것이지만 문제는 진 소장에게서 위험한 바이러스가 의심되는 상황이 연출되면서 갑자기 일파만파 일이 커진 것이다. 드라마가 방영되던 당시는 2016년. 코로나가 발생하기 4년 전이다. 우리는 그동안 사스나 메르스라는 위험한 바이러스를 겪었지만 여전히 바이러스에 대해 무지했다. 사스는 철저한 국가 방어막으로 국민들은 거의 알지도 못하고 지나갔고 메르스는 전 세계 발병 순위 2위라는 오명을 뒤집어 쓸 정도로 위험한 단계로 바이러스 전파 위기를 맞이했으나 서울, 경기 지역에 국한되어 있었고 대부분 병원 내 감염으로 지역사회 전파가 거의 되지 않았다. 즉 지금과 같이 전국, 전 세계적인 팬데믹 바이러스를 겪게 될 것이라고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새삼 드라마를 다시 보니 드라마에서 말하는 에볼라나 바이러스의 위험성, 격리 상황, 방호복, PCR 검사 등의 이야기들이 그냥 흘려듣게 되지 않는다.
 

드라마 ‘태양의 후예’ ⓒ위클리서울/ KBS드라마 공식홈피
드라마 ‘태양의 후예’ ⓒ위클리서울/ KBS드라마 공식홈피

그 어떤 악한 사람도 살려야 하는 의료진의 딜레마

진 소장은 드라마의 악당이었다. 그는 자신의 사욕을 취하기 위해 훔친 다이아몬드를 몰래 빼돌리기 위해 가짜 여권과 비행기 티켓을 위조해서 공항으로 달아났다. 다이아몬드는 삼켜 뱃속에 넣고 달아나려는 심산이었다. 하지만 공항에서 진 소장보다 더 악질인 테러조직 아구스 일당에게 걸리고 이들의 강제로 진 소장을 납치해 그의 배를 갈라 다이아몬드를 끄집어내려고 한다. 위기의 순간 나타난 유시진 일행. 이들은 아구스 일당을 제압하고 진 소장을 구출해낸다. 위기에 처할 때마다 나타나 슈퍼맨처럼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유시진 대위 때문에 이 드라마가 ‘국뽕 드라마’라고 불리기도 했지만 아무튼, 이번에도 유시진 대위의 활약으로 무사히 진 소장 구출 작전은 성공한다. 그런데 진 소장은 끝까지 골칫덩어리다. 그는 뱃속 다이아몬드 때문인지 무엇 때문인지 피를 토하고 의심스러운 상황을 연출한다. 의료진은 다이아몬드에 의해 장 조직이 파괴되었을 것으로 봤다. 피를 토하는 것은 이로 인한 장출혈일 것으로 판단하고 바로 수술에 들어간다. 이때 투입된 의사는 강모연과 윤명주. 그러나 혈관을 잘못 건드려 진 소장의 피가 이들의 눈에 튀는 사고가 발생한다. 그런데 더 큰 문제가 생겼다. 진 소장의 증상을 되짚어 보니 M3 바이러스가 의심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드라마에 등장한 가상의 바이러스인 ‘M3 바이러스’는 에볼라 바이러스와 흡사할 정도의 위험한 바이러스로 설정됐다. 에볼라 바이러스는 최고 90%에 달하는 사망률을 가진 지상에서 최고 수준의 위험한 바이러스다. 에볼라는 아프리카 콩고 에볼라 강 유역에서 처음 발견되어 주로 아프리카에서 유행한다. 치료제도 없고 확진이 되면 심한 구토와 고열, 탈수와 기침을 동반한 흉통이 나타난다. 환자의 비말이나 혈액 등의 배출물에 의해 감염된다. 때문에 피가 직접적으로 동공에 튄 두 사람은 감염이 의심스러운 상황이다. 하지만 수술 도중에 생긴 일이라 어떻게 할 수도 없다. 이들은 나머지 의료진은 모두 수술실 밖으로 나가게 한 후 수술을 끝까지 마친다. PCR 검사를 한 후 조용히 결과를 기다리는 두 사람. 하지만 걱정은 맞았다. 미군의 도움으로 검사 결과를 확인하니 진 소장의 몸에 있는 바이러스는 M3 바이러스가 맞았다. 그리고 두 사람 중 윤명주에게서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불행 중 다행이랄까. M3 바이러스는 에볼라보다는 치사율이 낮은 50%였고 건강한 사람에게서는 회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았다. 윤명주와 지속적으로 밀당을 하던 군인 서대영(진구 분)은 감염이 된 윤명주에게 다가와 끌어안는다. 전편에서 윤명주는 사단장의 딸로 군인 서대영을 사랑하고 서대영 또한 마찬가지이지만 자신의 처지를 생각하여 윤명주를 멀리하던 차였다. 하지만 사망률 50%라는 위험한 바이러스에 연인이 노출되자 앞뒤 안 가리고 돌진한다. 윤명주는 떨어지라고 소리치지만 서대영은 절대 놓을 수 없다며 그를 끌어안는다. 드라마 시청률 38%는 치명적인 바이러스보다 더 치명적인 이들의 사랑에 채널 고정을 할수밖에 없었던 결과였다. 결론은? 물론 해피엔딩이다. 바이러스를 극복하고 사랑도 쟁취하는 이들이다. 드라마 연인 걱정은 연예인 걱정보다 더 할 필요가 없는 것. 하지만 우리는 지금도 바이러스와 여전히 대치 중이다. 모두가 잊기를 원하지만 잊을 수 없는 것이 현재 지금 코로나 19 상황인 것이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주) 뉴텍미디어 그룹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서울 다 07108 (등록일자 : 2005년 5월 6일)
  • 인터넷 : 서울, 아 52650 (등록일·발행일 : 2019-10-14)
  • 발행인 겸 편집인 : 김영필
  • 편집국장 : 선초롱
  • 발행소 : 서울특별시 양천구 신목로 72(신정동)
  • 전화 : 02-2232-1114
  • 팩스 : 02-2234-8114
  • 전무이사 : 황석용
  • 고문변호사 : 윤서용(법무법인 이안 대표변호사)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주리
  • 위클리서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05 위클리서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aster@weeklyseoul.net
저작권안심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