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차기 원내사령탑은 누구?
국민의힘 차기 원내사령탑은 누구?
  • 이주리 기자
  • 승인 2023.03.27 09: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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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심’ 일색 집권여당

[위클리서울=이주리 기자] 집권여당의 차기 원내대표가 누가 될지를 놓고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국민의힘 차기 원내대표를 뽑는 선거는 4월 7일로 예정됐다. 지난 3·8 전당대회로부터 한달여 직후이고, 내년 4월 국회의원 선거를 1년여 남긴 시점이어서 더욱 눈길을 끈다. 내년 총선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당 대표 선거와 공통점이 있지만, 여소야대의 정국을 감안하면 다른 차원에서 법안·예산안 협상이란 어려운 책무를 맡게 될 전망이다. ‘윤심 일색’이라는 비판에서 차기 원내대표가 어떤 해결책을 내놓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위클리서울/ 김현수 객원기자

현재까지의 국민의힘 원내대표 후보들은 ‘친윤’이 지배적이다.

주요 후보인 김학용(4선·경기 안성), 윤재옥(3선·대구 달서을) 의원이 모두 '친윤' 성향인데다가 김태호·조해진 의원이 불출마의 길을 택하면서 구도가 단순해졌다. 전대가 친윤과 비윤, 반윤까지 등장한 복잡한 양상이었던 데 비해 김기현 대표가 당권을 잡은 뒤 자연스럽게 김 대표의 소속 지역인 부산·울산·경남(PK) 후보들이 물러났기 때문이다.

이제믄 지역 구도 대결로 분위기가 흐르고 있다. 김 의원과 윤 의원은 각각 수도권과 대구·경북(TK) 등을 지역적 배경으로 깔고 있다.

김 대표가 임명한 당직자들이 PK를 중심으로 짜여지면서 '영남당' 논란이 일었던 것은 수도권 지역에 출마 명분을 주는 측면이 있다. 이 같은 맥락 속에서 김 의원 외에도 윤상현(4선, 인천 동·미추홀을) 의원이 출마 의사를 피력하고 있다.

하지만 반드시 수도권만 명분이 있는 것은 아니다. 같은 영남권이라도 TK가 PK에 비해 소외된 측면이 있고, 충청 지역은 아예 임명된 당직자가 없다.
 

‘연포탕’ 유명무실

전통적 텃밭인 TK는 현재까지 2명에 불과하다. 지명직 최고위원인 강대식(초선·대구 동을), 당대표 비서실장인 구자근(초선·경북 구미갑) 의원 등이 지도부에 포함됐는데, 이들 중 강 의원만 최고위원급 인사다.

수도권에선 서울 양천갑 당협위원장인 조수진(초선·비례대표), 태영호(초선·서울 강남갑) 의원이 자력으로 최고위원에 선출됐고, 배현진(초선·서울 송파을) 의원은 사무부총장에 임명됐다. 강원도에선 이철규 사무총장이 동해·태백·삼척·정선을 지역구로 두고 있고, 유상범(초선, 홍천·횡성·영월·평창) 의원이 대변인에 임명됐다.

지역구도는 최고위원급을 중심으로 원외 인사까지 포함할 경우 김기현·박대출(이상 PK), 김재원·강대식(TK), 조수진·태영호·김병민(이상 수도권), 장예찬(미상) 등이다. 여기에 원내대표가 당연직 최고위원에 해당하기 때문에 어느 지역 출신이 당선되는지에 따라 구도가 바뀌게 된다.

원내대표 경선에서 지역 구도만 고려 대상은 아니다. 총선 승리에 누가 보탬이 될지, 여소야대 구도에서 연말까지 야당과의 협상력 등 여러 이슈와 출마자의 성품·자질 등도 중요하다.

김학용 의원의 경우 '영남당' 논란이 문제될 경우 유리한 입장이다. 그러나 구도상의 이점 외에도 원내대표 선거를 오래 준비했고, 특유의 친화력이 장점으로 꼽힌다. 김무성 전 대표시절 인맥이 핵심으로 꼽히는데, 김성태 전 의원과 권성동, 장제원 의원 등과 두루 친분이 있다.

김 의원 측은 4선이란 높은 선수만큼 협상력에서도 검증이 됐다는 입장이다. 2012년 예결위 간사를 맡아 5년 만에 처음으로 여야 합의로 예산안을 처리한 경험이 있고, 2018년과 2019년에 각각 국회 국방위원장, 환노위원장 등을 역임해 풍부한 상임위 경력을 갖고 있다.

윤재옥 의원은 2018-2019년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당시 원내수석부대표를 맡아 여야 협상 실무를 경험한 것이 장점이다. 당시 김성태 전 의원이 단식을 통해 드루킹 특검을 끌어내자, 윤 의원이 특검 세부 내용을 조율한 바 있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신임을 받는 것으로 알려진 점도 주요 경쟁력이다. 윤 의원 측은 "이번 원내지도부는 1년 후 총선을 운영해야 한다는 점에서 지난 20대 대선 상황실장 뿐 아니라, 18대 대선 당시에도 정세분석 단장을 거치며, 전국의 선거 판세를 챙기고 큰 선거를 지휘해본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전략통이라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

윤상현 의원 역시 지역구도와 협상력, 친화력 등을 자신의 장점으로 꼽았다. 인천에서 어려운 선거를 여러 차례 치렀다는 점도 내세우고 있다.

윤 의원의 경우 박근혜 정부에서 원내수석부대표와 사무총장 등 핵심 당직을 두루 거친 경력이 있다. 수도권에 지역구를 두고 있는 반면, 충청 지역과도 연고가 있어 이번 당직에서 소외된 충청권을 배려하는 의미도 있다. 김 의원과 윤재옥 의원이 친윤 성향인 것에 비해 안철수(비윤) 의원, 이준석(반윤) 전 대표,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도 친분이 있는 등 계파 색채가 가장 옅다는 점이 변별적이다.
 

‘영남당’ 강화될까

김 대표 체제가 친윤계와 영남 일색으로 채워지면서 김 대표가 전당대회 과정에서 약속한 ‘연포탕’(연대·포용·탕평) 정치가 무색해졌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때문에 오는 4월로 예정된 원내대표 선거는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

‘김기현호’의 마지막 퍼즐인 원내대표를 뽑는 선거 역시, 친윤계인 김학용, 윤재옥 의원의 2파전으로 압축되는 분위기여서 누가 당선되더라도 ‘친윤 일색 지도부’가 완성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친윤 후보 간 경쟁 구도의 변수는 ‘지역’이다. 수도권(경기 안성)에 지역구를 둔 4선의 김 의원은 ‘수도권 원내대표론’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지난 총선 때 전체 수도권 의석(121석) 중 17석을 겨우 건졌다.

TK 지역(대구 달서을) 3선인 윤 의원은 ‘TK 지역 안배’를 부각할 전망이다. 현 지도부 구성을 보면, 피케이 출신이 5명이지만, 국민의힘 핵심 지지기반인 티케이 쪽 인사는 3명에 그쳐 ‘TK 홀대론’이 고개를 들고 있기 때문이다.

영남권으로 묶인 TK에서는 반발이 나온다. 영남당이라는 비판을 들여다보면 PK가 주류를 이루기 때문이다. TK출신 당직자는 김재원 최고위원, 강대식 지명직 최고위원, 구자근 비서실장 등 3명이다. 이 때문에 TK가 홀대받았다는 기류가 있다.

윤 의원도 새 지도부에 현역 TK 중진이 전무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보수 정당의 핵심 기반인 TK에서 원내대표가 나와야 한다고 주장한다. 윤 의원은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캠프 상황실장을 지내면서 윤 대통령의 신임을 받는다는 점에서도 경쟁력을 내세울 수 있다.

현재 국민의힘 TK 지역 의원은 25명으로 19명의 수도권보다 많다. 여기에 PK 지역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도 주목된다. 국민의힘 PK 지역 의원은 33명으로 전체 국민의힘 의원(115명)의 30%에 달한다.

1961년생 동갑내기인 두 의원은 모두 친윤 인사로 분류된다. 김 의원은 지난해 대선과 함께 치러진 보궐선거에 출마해 안성에서 윤 대통령과 합동 유세를 벌인 바 있다. 친윤 핵심 권성동 장제원 의원과도 친분이 두텁다. 윤 의원은 대선 때 당 선거대책본부 상황실장을 지내며 윤 대통령에게 신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 내에서는 “누가 원내대표가 되든 당 지도부는 친윤 일색”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김 대표가 임명 또는 내정한 주요 당직자 11명 중 비윤 인사로 꼽을 수 있는 사람은 유승민 전 의원과 가까운 강대식 지명직 최고위원, 나경원 전 의원과 가까운 김민수 대변인 정도다.

‘연포탕 논란’ 이후에도 지지율 정체로 고민 중인 국민의힘이 새로운 원내대표를 통해 해법을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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