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토스 등 FDS로 예방 앞장, 피해자에 금전 지원도

[위클리서울=방석현 기자] #사회초년생인 20대 중반 A 씨는 최근 대포통장 관련 범죄에 연루돼 수사가 필요하다는, 검찰 사칭 피의자의 전화를 받았다. 피의자는 A 씨에게 통신 제어 및 화면을 공유하는 악성앱을 설치하도록 유도한 뒤, 대출까지 받도록 했다. A 씨는 “국가가 설정한 계좌로 송금하라”는 피의자에 따라 자신의 계좌에서 2000만 원을 보냈다. 이후 보이스피싱임을 깨닫고 망연자실했지만 해당 피해를 보상해 주는 은행의 지원프로그램을 통해 안정적인 금융생활을 이어갈 수 있었다. 

왼쪽부터 진옥동 신한금융그룹회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김병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일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본사에서 보이스피싱 피해자 지원 및 예방사업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사진을 찍고 있다. Ⓒ위클리서울/신한은행
왼쪽부터 진옥동 신한금융그룹회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김병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일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본사에서 보이스피싱 피해자 지원 및 예방사업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사진을 찍고 있다. Ⓒ위클리서울/신한은행

시중은행들이 보이스피싱 피해자를 위한 구제책 마련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전까지 은행들이 피해 예방에 주력했던 반면 이젠 자금 지원 등을 통해 피해자들의 자립을 도우며 사회 환원에 나서고 있다.    

토스뱅크(대표이사 홍민택)에 따르면 회사가 금융사기 피해고객을 대상으로 운영 중인 ‘안심보상제’의 최근 집계결과 도입 1년 6개월 만에 1620여 건의 피해를 도운 것으로 알려진다. 

토스뱅크는 부정거래를 감지하고 차단하는 전담조직 운영과 함께 FDS(이상거래 탐지 시스템) 기술 고도화를 통해 피해를 예방해 나가고 있다. 고객들이 겪은 피해는 보이스피싱과 중고거래 사기 등에 연루된 부정송금이 각각 41건, 1579건 이었다. 

고객들은 보이스피싱 범죄로 자신의 토스뱅크 계좌에서 타행으로 송금되는 등의 금전적 피해를 입거나 국내 온라인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거래하다 사기 피해를 당한 경우 보상을 신청할 수 있다. 피해 발생 15일 이내에 토스뱅크 고객센터로 접수하면 이후 수사기관 신고 증빙 등의 절차를 거쳐 보상금을 받게 된다. 토스뱅크는 고객들이 입은 최초 1회의 피해에 한해, 보이스피싱의 경우 최대 5000만 원을, 중고거래 사기 등 부정송금은 최대 50만 원을 지급하고 있다.   

신한금융그룹(회장 진옥동)은 2일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본사에서 금융감독원(원장 이복현), 사회복지공동모금회(회장 김병준)와 보이스피싱 피해자 지원 및 예방사업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협약은 최근 다양한 수법의 보이스피싱을 통해 피해를 입은 취약계층이 급증함에 따라 이들에 대한 다양한 지원 및 금전적 피해 예방을 위해 추진됐다.

신한은행은 3년 간 총 300억 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탁해 피해자 중 취약계층 생활비 지원, 예방교육 및 보이스피싱 보험제공 등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외 심리·법률상담, 대국민 홍보 및 캠페인, 정책개발 등 다양한 지원사업도 추진한다. 

보이스피싱 피해를 입은 취약계층을 위해 쓰이는 180억 원 규모의 생활비 지원 사업에 따라 약 6000명에게 인당 최대 3백만 원이 지원된다. 폭넓고 실효성 있는 지원을 위해 신한금융 고객뿐만 아니라 중위소득 100% 이내의 저소득층 피해자 전체가 대상이다. 하반기 중 모집공고를 통해 접수를 시작할 예정이며 심사 과정을 거쳐 지원 대상자를 최종 선정할 예정이다.

보이스피싱 예방교육 및 보험 제공을 위한 15억 원 규모의 사업도 진행된다. 사회초년생과 고령층 대상 자립지원전담기관, 학교, 노인복지센터 등 유관기관과 연계한 예방교육과 함께 보험상품 제공을 통해 피해 사후관리활동도 적극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보이스피싱 피해로 인한 우울증 등 2차 피해예방을 위한 심리치료 및 법률자문 서비스 제공을 위해선 약 30억 원을 지원한다. 신한은행의 '우리가족암호만들기 대국민 캠페인'과 같은 피해 예방 컨텐츠를 활용한 홍보 및 캠페인, 정책 개발 등의 진행을 위해 75억 원 규모의 사업비도 투입할 계획이다. 

한편, 신한금융은 지난해 보이스피싱 예방 및 근절을 위해 경찰청, 도로교통공단과 업무협약을 체결했으며, KT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금융사기범죄 탐지 및 예방 기술을 공동 개발중이다. 

하나은행의 경우 피싱사기 예방과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해 대표 모바일뱅킹 앱 ‘하나원큐’를 통해 금융사기예방서비스를 지난 6월 오픈한 상태다. 

이 서비스는 신종 전자금융 사기 유형으로부터 손님의 소중한 자산 보호를 위해 국내외 인터넷상 금융사기 관련 빅데이터와 금융기관 등에 신고된 데이터의 결합, 분석을 통해 ‘주요 금융사기 유형 컨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하나은행은 2021년 한 해 동안 1만 4000여 건의 금융사기 피해를 예방한 것으로 알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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