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거래 대행, WM, 메타버스 등 고도화해야 

4대 금융지주 사옥. ⓒ위클리서울/각사
4대 금융지주 사옥. ⓒ위클리서울/각사

[위클리서울=방석현 기자] 은행들의 비이자 이익 시현을 위한 새 먹거리가 국내 금융산업의 경쟁력을 제고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최근 공개된 국내 4대 금융지주사들의 1분기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6.8% 증가한 4조8991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는데 비이자 이익이 늘었다는 점이 특징으로 꼽힌다.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채권 등 유가증권 평가이익이 증가하면서 비이자부문 실적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까지 이어진 한국은행의 두 차례 금리 동결도 이자 이익 증가세 완화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비이자 이익을 늘리기 위한 은행들의 새 먹거리로 트렌젝션 뱅킹(자금거래 대행), 자산관리(WM), 메타버스 등이 각광받고 있다. 

금융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은행들의 새 먹거리로 자금거래 대행 활성화, 해외 지점의 기업금융 현지화를 통한 영업력 강화, WM 서비스의 업그레이드 등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금융연구원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최근 5년 간(2017~2022년) 총 자산 연평균증가율(CAGR)은 8.5%, 총이익은 5.9%지만 수수료수입은 1.1%로 자산이나 총이익 증가율과 비교하면 현저히 낮다. 이에 수익구조의 균형 및 안정적 성장을 위해 수수료수입의 확대가 필요하다고 했다.

국내은행의 기타 업무 관련수수료는 2018년 이후 증가세를 보이며, 특히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수수료의 경우 2018년 3000억 원에서 2022년 말 6000억 원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자금거래 대행 서비스를 활성화하기 위해 관련 물적 인프라에 대한 중장기적 관점에서의 투자뿐만 아니라 실무부서의 인적 역량 강화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는 조언이다.

이와 함께 해외 현지의 금융 관련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이를 통해 수수료수입을 늘리는 방안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국내은행 해외 지점은 현지에 진출해 있는 국내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역할을 주로 수행하고 있는 만큼 향후에는 진출국의 현지기업 대상 기업금융서비스 제공과 함께 현지 금융시장의 주요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WM 서비스의 업그레이드를 통해 판매수수료(commission)가 아닌 자문수수료(fee) 체계를 확립함으로써 안정적인 수수료 수익원을 마련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메타버스를 활용해 비금융 분야로 업무 범위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있다.

이수환 국회입법조사처 경제산업조사실 입법조사관은 “최근 은행업계에선 메타버스를 현실 점포와 유사한 ‘가상의 지점(virtual branches)’으로 인식하고 있다”라며 “이로 인해 금융과 비금융이 융합되는 ‘새로운 금융과 비금융이 융합되는 새로운 공간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존재한다”라고 말했다.

은행 등 금융권에서는 메타버스의 몰입성과 확장성에 기반해 고객 참여를 유도하고, 디지털 자산의 보관, 게임 등 비금융 서비스 제공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것.

다만 금산분리에 저촉되지 않는 선에서의 사업 영위를 위한 규제 완화와 함께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적극 활용해 부수업무 허용 범위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수환 입법조사관은 “은행이 메타버스 인프라 구축 과정에서 증가한 비용을 은행 고객에게 전가할 우려가 있는 데다 비용 증가 및 시너지 효과 저하 등을 이유로 비금융 사업을 불시에 철수할 경우에는 시장 및 소비자에게 혼란이 초래될 가능성도 존재하는 만큼 소비자 및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메타버스를 통한 은행의 혁신 성장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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