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EP, "플라스틱 재사용 등 통해 80% 줄일 수 있어"
그린피스, "국제플라스틱협약, 플라스틱 생산 퇴출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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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서울=박영신 기자] 국제플라스틱협약의 2차 협상회의를 앞두고 플라스틱 재사용 등을 장려하면 2040년까지 플라스틱 오염을 약 80% 줄일 수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가 발표됐다. 그러나 이번 보고서와 관련해 플라스틱 생산량 절감 목표도 제시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플라스틱의 99% 이상이 화석연료로 만들어지고, 그 생산량이 계속 증가하면서 기후위기를 가속화하고 있다. OECD의 ‘글로벌 플라스틱 아웃룩 보고서’(2022년)에 따르면 세계 플라스틱 생산량은 2000년 2억3400만 톤에서 2019년 4억6000만 톤으로,같은 기간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은 1억5600만톤에서 3억5300만 톤으로 각각 두배 가량 늘었다.

수천억 달러에 달하는 신규 인프라 투자 및 이에 따라 예측되는 플라스틱 생산량의 증가로, 2060년이면 플라스틱의 전체 수명주기에서 연간 배출되는 온실가스가 4.3 Gt CO2e로 지금의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엔환경계획(UNEP)은 16일(현지 시각) “2040년까지 플라스틱 오염을 80%까지 줄일 수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UNEP는 플라스틱으로 인한 오염을 줄이기 위한 세 가지 방법을 제안했다.

우선 리필 가능한 병, 보증금 반환 제도, 포장재 회수 제도 등 재사용을 장려하면 2040년까지 플라스틱 오염을 약 30%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두 번째로 재활용 산업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고, 수익이 보장되면 오염 규모를 20% 감축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재활용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플라스틱 공정 설계, 화석 연료 보조금의 폐지 등이 이뤄진다면 플라스틱 오염 감축 비율을 최대 50%까지 높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는 현재 사용되는 비닐 포장지, 일회용 제품을 금지하고, 종이나 퇴비화가 가능한 원료로 제작된 대체 제품으로 교체한다면 플라스틱 오염을 17%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UNEP는 이러한 조치를 통해 1조2700억달러(약 1200조원)의 경제적 이익을 얻을 수 있고 저소득 국가에서 7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건강·기후·대기오염·해양 생태계 파괴 등과 관련된 소송 비용 3조2500억달러(약 3300조원)을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이번 보고서는 오는 29일부터 6월2일까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국제플라스틱협약의 2차 정부간협상위원회 회의(INC)를 앞두고 발표됐다. UNEP는 국제플라스틱협약 제정을 주도하는 기관으로 이번 보고서가 2차 INC에서 논의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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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그린피스는 “이번 보고서는 플라스틱 오염을 끝낼 수 있는 해결책으로 플라스틱 재사용 등을 강조했다”며 “그러나 UNEP가 제시한 해결책으로는 2040년에도 매년 1억톤의 플라스틱 폐기물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김나라 그린피스 플라스틱 캠페이너는 “플라스틱 오염을 끝내기 위해서는 해마다 생산량을 크게 감축하는 내용이 담겨야 할 것”이라며 “앞으로 제정될 국제플라스틱협약은 궁극적으로 모든 플라스틱 생산을 단계적으로 퇴출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캠페이너는 “이번 UNEP 보고서와 더불어 최근 한국 정부에서 두 번째 INC 회의 전 제출한 서면 의견서 또한 재활용과 바이오플라스틱 등 궁극적 해결책이 아닌 방법에 치중되어 있어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한편 국제플라스틱협약은 지난해 11월 우루과이에서의 1차 회의를 시작으로 오는 2024년까지 모두 5차례에 걸친 정부간 협상을 통해 제정될 예정이다. 이 협약은 플라스틱의 디자인 및 생산 단계부터 폐기물 수거, 재활용, 매립에 이르기까지 전 생애 주기별 관리방안이 담길 예정이며 ‘파리협정 이후 가장 중요한 다자간 환경협상’이 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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