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 수문 개방, 옳은 방법일뿐더러 유일한 부분”
“보 수문 개방, 옳은 방법일뿐더러 유일한 부분”
  • 최규재 기자
  • 승인 2023.06.30 12: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만나봅시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국장

[위클리서울=최규재 기자] 최근 낙동강 본류와 지류를 따라 녹조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올해 유례없는 무더위가 예고되면서 또다시 녹조대란이 빚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낙동강레포츠밸리 낙동강 본류도 짙은 녹색으로 물들었다. 강 한가운데 녹색띠가 둥둥 떠다니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낙동강네트워크 등이 지난해 8월 이곳의 물과 토양을 분석한 결과 녹조로 발생하는 독성 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틴’이 1ℓ당 388㎍이 나왔다. 미국환경보호청의 물놀이 기준보다 48.5배 높은 수치다. 마이크로시스틴은 청산가리의 6600배의 독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에서는 마이크로스시틴의 농도가 1ℓ당 8㎍이면 물과의 접촉을 전면 금지한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국장 ⓒ위클리서울/ 최규재 기자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국장은 지난달 17일 낙동강 중류 구간 조사에 나섰다. 강 대부분에서 7~8월쯤에나 보이는 걸쭉한 녹조, 이른바 ‘녹조라테’도 관측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환경운동연합과 낙동강네트워크는 지난 5월 말경 경남 합천창녕보 상류와 창녕함안보 상류 등에서 올해 첫 녹조띠를 관측했다. 이는 지난해 첫 녹조 관측시기보다 한 달가량 앞당겨진 것이다. 환경단체는 낙동강 일대 뿐 아니라 전국 곳곳에서 이른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녹조 발생량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정 국장은 “얼마전까지 대구 달성군 구지면에 있는 낙동강 지천인 응암천에는 시궁창 냄새가 날 정도였다. 녹조 찌꺼기가 부패할 때 나는 악취였던 것”이라며 “녹조생물 사채로 추정되는 덩어리도 나왔다. 지금은 비가 많이 와서 녹조가 흩어진 상태다. 8월에 나타날 녹조가 창궐한 상황이다. 앞으로 장마가 어떤 영향을 줄지는 미지수”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작년에 수돗물에서 녹조독이 검출된 게 7월 말”이라며 “올해는 한달 빠르지만 지금 그때 양상이랑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어 이미 수돗물에서 녹조독이 검출되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녹조 문제 해결을 위해선 결국 보 개방만이 옳은 방법일뿐더러 유일한 부분이라는 지적이다. 하지만 정부는 이를 방관하고 있는 상황. 결국 예산 문제가 대두된다. 낙동강 취수장과 양수장의 구조개선 사업이 선행되어야 하는데 이를 개조하는 데에는 무려 8000억원의 예산이 든다.

정 국장은 “올해 수문 열기는 어차피 어렵다. 올해 빨리 예산을 책정해서 내년에라도 열 수 있게 해야 한다”며 “수문을 열 게 될 때어야지만 이 지긋지긋한 낙동강의 녹조는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녹조 문제 외에도 최근 낙동강 주변에 골프장이 건설되면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 최대의 내륙습지 중 하나로 일컬어지는 달성습지에 파크골프장이 지어지고 있어 시민단체들의 반발이 거세다.

정 국장은 “달성습지라는 보존가치가 뛰어난 습지에 골프장 짓는 것 자체가 기본적으로 문제”라며 “그곳에 골프장을 짓는 것은 당연히 야생동물들의 생태교란을 야기시킨다. 뿐만 아니라 파크골프장 유지하는 과정에서 농약도 낙동강으로 흘러들 수 있기에 수질 오염문제도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달성습지라는 세계적인 습지의 보전 관점에서 다시 생각해야 한다”며 “고령군 다산면의 하우스 중심의 농사를 보조금 등을 통해서라도 논농사 중심으로 전환하는 방법을 통해 먹이터를 복원하고 달성습지를 조금 더 생태적으로 관리해나간다면 충분히 흑두루미와 재두루미가 도래하는 세계적인 습지로 복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음은 정수근 국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위클리서울/ 정수근 제공

- 현재 낙동강이 녹조로 신음하고 있다. 상태가 어느 정도인가.

▲ 얼마전까지 대구 달성군 구지면에 있는 낙동강 지천인 응암천에는 시궁창 냄새가 날 정도였다. 녹조 찌꺼기가 부패할 때 나는 악취였던 거다. 녹조생물 사채로 추정되는 덩어리도 나왔다.지금은 비가 많이 와서 녹조가 흩어진 상태다. 8월에 나타날 녹조가 창궐한 상황이다. 앞으로 장마가 어떤 영향을 줄지는 미지수다.
 

-가장 심한 곳은 어디인가.

▲ 강정보와 합천창녕보 그 사이 구간이 가장 심했다. 강 전체가 녹조고 색깔도 정의하기 힘들 정도였다. 5월 말부터 6월 초까지 경남 합천창녕보 상류와 창녕함안보 상류 등에서 올해 첫 녹조띠를 발견했다. 이는 지난해 첫 녹조 관측 발견 시기보다 한 달가량 앞당겨진 것이다.
 

- 식수 공급에 있어 문제가 될 것 같다.

▲ 작년에 수돗물에서 녹조독이 검출되었다. 작년 여름에 검출된 게 7월 말이었다. 한달 빠르지만 지금 그때 양상이랑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어 이미 수돗물에서 녹조독이 검출되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 녹조가 인체에 끼치는 영향은.

▲ 여러 가지 있다. 녹조독 때문에 간 신장 등에 안 좋아질 수 있다. 심하면 간암까지도 간다고 알려져 있다. 청산가리에 몇백 배 독성이 나온다. 낙동강 물은 농업용수로도 활용하고 있어서 가을에 수확에 되면, 혹은 여름작물 나오면 어떻게 될까 의문이다. 지난해도 농작물에서 검출되었고 당연히 올해도 검출될 수 있다. 심지어 공기 중에서도 녹조독이 나오는데, 영남인들은 상당히 많은 녹조독에 노출되어 있을 수 있다. 다른 지역보다 훨신 심각한 녹조독의 비애를 볼 수 있다.
 

- 해결 방법은 4대강 보 수문 개방이라는데.

▲ 옳은 방법일뿐더러 유일한 부분이다.
 

- 정부는 왜 이를 방관하고 있다고 생각하나. 다른 방법이 있어서가 아닐까.

▲ 보를 그냥 유지하고 싶으니까 마치 다른 방법이 있는 양 떠들고 있다. 축산분뇨 문제를 해결하면 된다고 하는데 그것을 해결하더라 녹조는 사라지지 않는다. 물론 축산분뇨를 줄이면 녹조도 조금은 줄어들 순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미 임계점을 넘은 녹조 창궐을 일부 축산분뇨 문제로 덮으려고 해선 안된다. 해법은 굳게 닫힌 수문을 여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시급히 해야 하는 일이 취수장과 양수장의 구조개선 사업이다. 낙동강 취수장과 양수장을 모두 개조하는 데 8000억원 정도의 예산이 든다.

 

ⓒ위클리서울/ 정수근 제공

- 그럼 결국 예산 때문이라는 얘기 같은데.

▲ 그렇다. 수문을 개방하는 데 큰 돈이 드는 것은 아니다. 다시 말하지만 수문을 상시 개방하기 위해선 취수양수장 구조개선사업을 빨리해야 한다. 올해 수문 열기는 어차피 어렵다. 올해 빨리 예산을 책정해서 내년에라도 열 수 있게 해야 한다. 수문을 열 게 될 때어야지만 이 지긋지긋한 낙동강의 녹조는 사라지게 될 것이다.

 

- 장마로 많은 비가 내리면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는 것은 아닌지.

▲ 개선은 될 것이다. 그런데 비가 오더라도 녹조의 씨앗이 남아있고, 그래서 언제든 조금만 조건 맞으면 대량증식할 수밖에 없다. 비가 그치고 본격적으로 무더위 시작하면 또다시 ‘녹조라떼’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 낙동강 외에 나머지 강들 상태는 어떠한가.

▲ 세종보와 금강보 같은 경우 상시 개방해서 녹조가 현저히 줄어들었다. 금강과 영산강은 수문개방으로 녹조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했다.
 

- 낙동강은 왜 수문개방에 인색하다고 생각하나.

▲ 다른 보들과 달리 취양수장이 많다. 다른 금강 같은 경우 영산강 같은 경우 예산이 적게 들어서 빨리 했다. 보가 많지 않다. 낙동강은 보가 8개다. 4대강 보의 절반에 해당한다. 예산이 많이 들고 시간이 걸려서 그런 것 같다.
 

ⓒ위클리서울/ 정수근 제공

- 다른 사안도 살펴보겠다. 달성습지에 파크골프장이 지어진다고 한다. 무엇이 문제인가.

▲ 1300만 영남인의 식수원인 낙동강 둔치에 그리고 국내 최대의 내륙습지 중 하나로 일컬어지는 달성습지에 파크골프장이 건설되고 있는 황당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달성습지라는 보존가치가 뛰어난 습지에 골프장 짓는 것 자체가 기본적으로 문제다. 그곳에 골프장을 짓는 것은 당연히 야생동물들의 생태교란을 야기시킨다. 뿐만 아니라 파크골프장 유지하는 과정에서 농약도 낙동강으로 흘러들 수 있기에 수질 오염문제도 발생한다.

 

- 달성습지, 어떤 곳인가.

▲ 이곳은 멸종위기종 흑두루미와 재두루미와 같은 철새들의 낙원이었다. 80년대 말까지만 하더라도 흑두루미의 월동지로 명성이 드높던 그런 곳이었다. 한국학중앙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1986~1997년까지도 지금 파크골프장을 건설하고 있는 고령군 다산면 호촌리 일대에서 약 200~300마리나 되는 흑두루미가 겨울을 나기도 했다고 한다. 그래서 이런 달성습지를 복원하기 위해서 대구시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서 ‘달성습지 탐방나루조성사업’ 같은 복원 공사도 진행한 바 있는데, 바로 지척의 고령군에서는 달성습지를 훼손하는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이런 아이러니가 또 어디 있는가.

 

공사현장
공사현장 ⓒ위클리서울/ 정수근 제공

- 일반 사람들은 습지에 대한 중요도나 이해도가 부족한 것 같은데.

▲ 달성습지의 경우 낙동강과 금호강 그리고 대명천과 진천천이라는 네 개의 하천이 만나 빚어놓은 천혜의 자연습지다. 10여 종의 법정보호종을 비롯 각종 야생동식물들이 서식하고 있는, 생물다양성이 풍부한 내륙습지다. 공사 현장에서 멸종위기종 삵과 너구리 그리고 고라니의 발자국들이 선명하게 찍혀 있는 것을 확인했다. 이곳은 이미 인간이 아닌 야생의 영역인 것이다. 그런데 이런 곳에 숲을 밀고 파크골프장을 조성하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이곳은 고령군에서 2011년 고령숲을 조성해 20년을 내다보고 ‘희망캡슐’이라는 타임캡슐까지 묻고서는 이 일대를 보전하겠다고 약속한 곳이다. 이런 곳에 숲 대신 파크골프장을 조성하는 어이없는 행정이 벌어지고 있어 논란거리를 고령군이 스스로 만들고 있는 셈이다.
 

- 식수원과도 관계가 있는지.

▲ 강 근처 있는 골프장이 제법 많다. 다른 골프장도 마찬가지지만 강 둔치 쪽에 주로 짓는다. 구조가 다 비슷하다. 잔디로 이루어진 구장이기에 농약과 비료를 같이 쓸 수밖에 없다.
 

- 끝으로, 정부나 고령군에 요구하고 싶은 점이 있다면.

▲ 달성습지라는 세계적인 습지의 보전 관점에서 다시 생각해야 한다. 고령군 다산면의 하우스 중심의 농사를 보조금 등을 통해서라도 논농사 중심으로 전환하는 방법을 통해 먹이터를 복원하고 달성습지를 조금 더 생태적으로 관리해나간다면 충분히 흑두루미와 재두루미가 도래하는 세계적인 습지로 복원할 수 있을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