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클리서울=방석현 기자] 현대차그룹이 유럽 내 시장 점유율(M/S) 하락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DB금융투자에 따르면 현대차의 8월 유럽 판매량은 전년비 3% 증가한 3만 9527대로 시장 점유율 역시 4.4%로 하락한 상태다.
기아는 판매량이 전년비 9% 증가한 3만 7104대로 현대차 대비 양호한 판매를 이어갔지만 산업 대비 저조한 성장률을 보이며 시장 점유율 4.1%로 전년 동월 대비 0.5%p 감소했다.
유럽 내 경쟁사들 중 테슬라, 볼보, 르노, 폭스바겐, 닛산 등의 판매량이 전년 동월 대비 각각 243%, 42%, 22%, 21%, 28% 씩 증가 중인 점을 감안하면 판매가 부진한 상황이라는 것.
DB금투는 유럽에서 EV(전기차)와 HEV(하이브리드) 판매가 확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대차 그룹의 EV가 시장의 선택을 받고 있지 못한 상황이라고 짚었다.
8월 유럽 내 EV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02% 증가한 20만대로 전체 판매의 19%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HEV 역시 전년비 28% 증가한 22만 대를 기록하며 전체 판매의 21%를 차지했는데 높은 EV 수요를 보이고 있는 독일에서 유럽의 증가세를 견인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9월부터 상업용 EV 차량에 대한 보조금이 삭감됨에 따라 수요가 8월에 몰렸다는 분석도 있다.
김평모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유럽 차 시장에서 EV 수요 증가는 다소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EV를 포함한 xEV(친환경차) 차량들의 수요 강세가 지속되며 EV, HEV 및 PHEV(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등에 강점을 가진 테슬라와 볼보 등의 시장 점유율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단기적으로 현대차 그룹 EV의 시장점유율 반등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데다 자동차 업종 주요 기업들의 하반기 실적 역시 컨센서스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상황이 이런 만큼 현대차의 EV 경쟁력 제고가 필요하다는 조언이 잇따르고 있다.
성지영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중국의 로컬 EV 비와이디가 생산능력과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최근 빠르게 성장했지만 미래 기술력 및 생산라인 확충 역량, 추가인하 여력 측면에선 다소 취약한 것으로 나타나는 만큼 현대차 그룹은 열위로 평가된 양산체제 구축을 위한 과감한 설비투자를 단행해 경쟁력을 강화시킬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주신 교보증권 연구원도 “현대차 그룹은 자체 전기차 기술력을 보유한 만큼 하반기부터 중국시장 재공략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시장점유율 2% 미만의 어려운 시장이지만, 일본·유럽의 전기차 경쟁력 저하로 글로벌 전체 판매량 순위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