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해상 자회사 통해 인수한 VC, 대표 알고보니...
현대해상 자회사 통해 인수한 VC, 대표 알고보니...
  • 정상훈 기자
  • 승인 2023.09.21 13: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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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GI 정경선 씨,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 자녀로 알려져
작년 영업 적자에도 수백억에 인수...적정 가치 평가 논란
서울 광화문에 위치한 현대해상 사옥. ⓒ위클리서울/현대해상
서울 광화문에 위치한 현대해상 사옥. ⓒ위클리서울/현대해상

[위클리서울=정상훈 기자] 현대해상(회장 정몽윤)의 자회사 현대씨앤알이 최근 비상장 임팩트 투자전문 밴처캐피탈(VC) 에이치지이니셔티브(HGI)를 인수한 가운데 HGI의 대표가 정 회장의 아들인 정경선 씨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HGI가 현대씨앤알이 영위하고 있는 사업과 관련이 적은 데다 작년 영업 적자를 낸 기업임에도 거액을 투자해 회사를 인수한 것과 관련해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현대해상이 공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HGI는 최근 현대해상의 연결대상회사로 편입됐다. 도급, 용역, 사옥관리 등을 영위하고 있는 자회사 현대씨앤알이 HGI의 지분 100%를 220억 원에 사들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비스 회사 현대씨앤알은 HGI와 사업 유관성이 크지 않다.

HGI는 2014년 설립된 투자전문 VC로 최근까지 지속가능성 정책을 담은 리포트를 냈다. 리포트에는 스튜어드십 제정,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리스크 관리 지침 제정 등이 주요 내용으로 담겼다.

회사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살펴보면 다양한 신경병증성 장애 치유 솔루션을 제공하는 ‘토닥’, 방문 요양서비스를 제공하는 ‘케어링’, 페어망을 재생원료로 재활용하는 ‘넷스파’, 풀필먼트 테크 기업 ‘두핸즈’ 등이 있다.

HGI가 지난해 적자를 냈다는 점도 논란거리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2022년 10억 4752만원의 당기순손실과 16억 5004만 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이번 지분 매각으로 HGI 최대주주인 정경선 씨는 약 141억 원, 누나인 정정이 씨는 26억 4000만 원의 현금을 확보한 것으로 추정된다. 인수되기 전인 작년 5월 말 기준 두 사람의 HGI 지분율은 각각 64%(125만 3043주), 11.89%(23만 2608주)다.

정경선 씨는 그룹 내 보유 지분이 미미해 회사 매각 대금 사용 용처가 주목된다는 지적도 있다. 정 씨의 현대해상 지분은 반기 기준 0.45%(40만 6600주)인데 부친인 정몽윤 회장의 지분(22%, 1966만 8000주)을 전량 물려받을 경우 상속세율 60%를 감안하면 약 3906억 원의 현금이 필요하다.

업계 관계자는 “실적 부진에도 부친이 자녀 회사를 인수한 까닭에 시선이 쏠린다”며 “현대씨앤알은 콜센터 등 서비스 회사로 HGI와의 사업 유관성이 크지 않기 때문에 정 회장이 자녀를 돕기 위해 계열사를 동원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회사측은 HGI가 친환경, 바이오, 헬스케어, 사회적 기업에 주로 투자해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하며 안정적으로 성장해 오고 있는 만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현대씨앤알이 기존의 대외사업 확장과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해 실시한 외부 컨설팅 결과, 미래 성장성이 높은 VC를 인수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한 것”이라며 “HGI는 ESG와 스타트업 투자의 접점을 찾던 중, 최적의 인수 대상으로 낙점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HGI의 설립자이자 최대주주인 정경선 씨가 정몽윤 회장의 아들이지만 국내외 ESG 투자 분야에서 손꼽히는 리더로 알려져 있는 데다 특수관계인의 지분을 인수하는 사례인 만큼, 꼼꼼하고 공정하게 기업가치를 평가하고 검증하는 과정을 거친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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