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집에 핀 벚꽃이 이쪽 마당까지 환히 밝히건만, ‘노인’도 그 아들도 없는 집은 다만 적요하다.전설 같은 ‘눈길’을 걸어 모두 어디로 떠나가셨는고.회진면 진목리, 작가 이청준(1939∼2008)의 집. 형이 진 빚 탓에 집을 팔아놓고도, 그 집에서 더운 밥 지어 마지막으로 자식에게 한 그릇 먹여야 집을 떠날 수 있을 것 같았던 어머니의 절박한 소원은 이루어졌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