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4년 전인 1894년에 일어난 동학농민혁명은 3.1운동과 4.19혁명, 5.18광주항쟁, 6월 항쟁, 촛불시민혁명의 기폭제가 되었다. 조선말기 부패한 조정과 외세개입으로 국가의 명운이 풍전등화에 처해 있을 때, ‘구국의 횃불’을 높이 들었던 녹두장군 전봉준은 동학농민군을 결집해 민중봉기를 주도했다. 상하계층 구분 없이 민중들은 동학군에 가담했고, ‘반봉건-반외세’를 부르짖었다. 이런 함성은 지난 2017년 촛불시민혁명에 의해 수구정권이 무너지기까지 민족사적으로 면면히 이어져 가고 있다. 동학농민혁명이 있기 1년 전 1893년 2
- 한국에 ‘신친일파’가 있다는 얘기는 무엇인가.▲ 일본은 ‘일본의 친구’를 만들기 위해 극우단체들이 보이지 않게 공을 들여왔다. 일제강점기 이전에도 그랬고, 중국 등 다른 나라에 일본의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보수단체들이 많다. 손문이 문화혁명을 했을 때도 지원을 했다. 그 하나가 일진회다. 일진회보다 더 영향력이 큰 조직도 있었다. 조선 사람들이 이들에게 속아 일진회를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본은 일제강점기에 친일파 조직을 만들기 위해 조선의 주요 항일핵심인사인 최남선이나 이광수, 독립선언문을 낭
- 일본과 조선에서의 동원실태는.▲ 상하이 주둔군에 위안부 3000명을 송출하기 위해 모집업자들이 여기저기 난무했다. 업자들은 때로는 유괴와 납치 건으로 경찰에 검거되기도 했다. 일본 내무성은 인신매매금지 국제조약에 가입한 상태였지만, 현지 군인을 고려해 슬그머니 눈을 감아줬다. 그러면서 여성동원을 위해 영사관과 헌병대, 무관실 등에 역할을 분담시켰다. 동원된 여성들을 중국으로 송출할 때는 군이 군함을 보냈고, 도착 즉시 헌병대가 인도받아 위안소로 보냈다. 일왕 직속부대로 기세등등했던 상하이 일본군의 결정을
‘위안소’(慰安所)는 1937년 중국침략 당시 상하이에서 시작됐다. 상하이 주둔 일본 군부세력이 ‘위안부특별지구’를 단독 운영할 정도로 만연했다. 군은 성매매업자에게 위안부 여성 동원을 의뢰했다. 조선과 일본 등에서 여성들이 유괴와 납치, 사기 등의 수법으로 마구잡이로 끌려갔다. 일본정부도 군부의 위세에 눌려 불법을 눈감아 주었다. 위안부 강제동원 근거자료들이 속속 밝혀졌지만, 일본정부는 여전히 부인하고 있다. 2015년 박근혜 정권이 국민협의 없이 맺은 ‘한·일 위안부 합의’ 역시 이런 사실들을 외면했기 때문에 역풍을 맞았다. 1
-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다.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의 공조 범위에 대해 궁금해 하는 유권자가 많다.▲ 당 대 당 차원의 선거연대는 없다. 선거는 완전히 독자적으로 치르기로 했다. 특정 선거구에서 양당 후보가 출마해 경쟁하는 경우가 있겠지만 건강한 파트너로서 멋있게 경쟁하기로 했다. 후보 간 연대가 모색될 수는 있지만, 정당 간 선거연대는 없다는 얘기다. - 공동교섭단체 와해 우려도 있는데.▲ 현 상황에서 의원 한 명이라도 빠지면 구성이 와해된다. 평화당에 ‘보증’을 요구했고 평화당은 공동교섭단체의 안정
- 박근혜-이명박, 세간에선 두 전직 대통령의 죄질을 비교하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비교해보자면.▲ 비슷하다. 긴 말 필요 없다. 난형난제다. - 이명박 전 대통령,구형량은 어느 정도 될 것이라고 생각하나.▲ 법원이 결정할 문제다. 죄질로 봐서는 엄청난 구형량이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그럴 가능성이 높다라고 제일 먼저 얘기한 사람이 저다. 다만 법원은 피의사실을 공표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일 것이다. 언론에 보도된 게 전부가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드러난 것만 보더라도 구형량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전국 곳곳에 강연을 다니고 있다. 강연 내용과 대상은 천차만별이다. 학생, 장애인, 직장인 등 다양하다. ‘전국구 콘셉트’는 아니다. 촛불혁명 이후 ‘나라 바로세우기’라는 콘셉트랄까. 내용이 천차만별이다 보니 이 자리에서 일일이 열거할 수는 없다. 한두 가지 논의로 현재의 대한민국을 평가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지 않는가. 한두 가지가 아니겠지만, 전국순회를 하면서 가장 인상적인 거대담론을 떠올려 보면 결국 촛불과 연관된다. 촛불이 우리사회를 크게 변모시켰고, 변화는 오랫동안 될 것이다.”눈 뜨면 달라져 있는 세상. 요즘 대한민국
- 다당제와 함께 연립정부를 주장했다.▲ 우리나라 국민들은 하나의 정당에 50% 이상의 표를 몰아주지 않는다. 제일 많이 받은 당이 33% 정도다. 선거제도가 비례성이 보장되면 국민 요구대로 되는데, 국민들은 다당제를 선호한다는 것이 투표성향에서 나타난다. 여론조사에서도 양당제보다는 다당제를 바란다는 게 드러난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다당제로 갈 수 있다. 다당제가 되면 한 정당이 국회에서 과반수를 독점하지 못한다. 정당들은 서로 협력할 수밖에 없다. 대통령이 총리를 임명하든 국회가 총리를 추천하든 큰 차이는
- ‘국회의원 국민소환제’도 쟁점이다.▲ 70% 이상의 국민이 찬성하고 있다. 헌법은 자주 바꿀 수 없기 때문에 구체적인 내용 등은 국회에서 법률로 정하게 된다. 문제는 소환내용을 어떻게 규정하느냐다. 소환서명을 얼마나 받아야 하는가와 소환에 있어서 특별한 사유 등의 경계선을 확정해야 한다. 지방기초자치단체장의 경우는 지역구 인구 15%의 서명을 받으면 소환발의를 할 수 있다. 투표율이 3분의 2가 넘고 과반수가 찬성하면 된다. 개인적으로 국회의원 소환도 지자체장 소환방식으로 가도 될 듯싶다. 소환방식이 최
개헌정국이 달아오르고 있다. 지금의 시대정신은 ‘촛불혁명’에 입각한 ‘촛불헌법’ 구현이다. 1987년 6월 혁명이 ‘87헌법’ 유산을 남겼던 것처럼, ‘촛불헌법’을 향한 국민열망은 어느 때보다 뜨겁다. 수십 년 동안 우리의 헌법은 군부독재정권의 전유물에 불과했다. 특권계층은 법을 악용해 온갖 부정부패를 자행했고, 불공정-불공평한 사회를 만들었다. 촛불이 탄생시킨 현 정권의 개헌안이 초미의 관심을 모으는 이유다. “이번 헌법개혁은 국민 목소리에 집중했다. 비민주적 요소들을 제거하고 직접민주주의 가치현안들을 담았다. 이번 헌법개혁정신은
실업자 100만 시대란다. 특히나 청년실업률은 날이 갈수록 최고치를 찍는다. 취업준비생들은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고, 아르바이트로 생계유지를 하며 취업될 날만을 꿈꾼다. 그들이 원하는 건 더 이상 ‘꿈꾸던’ 직장이 아닌 ‘받아주는’ 직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자 할 일을 찾아 열심히 일하고 있는 청춘들도 많다. 그들은 어떻게 실업자 100만 시대에 일자리를 찾았는지, 또 어떻게 일을 하고 있는지, 꿈꾸던 일인지 등등이 궁금해졌다. 그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본다. 청년실업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길, 또 이 시대 청년들에게 도움이
- ‘붉은 악마’에 대해서도 한때 논란이 있었다. 어떤 이들은 파시즘이라고 우려했고, 다른 한편에서는 카니발(축제)에 지나지 않는다고 했는데.▲ 저는 파시즘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붉은 악마와 우리 국민들은 공동으로 놀만한 축제가 없는 나라에서 대한민국 축구팀을 응원하며 그저 축제를 즐겼을 뿐이다. - 건강한 빠들도 있을 것 같다.▲ 문빠들은 문재인 지지자들 중 문빠가 70%에 육박한다고 우긴다. 문재인 대통령이 잘못해도 지지가 철회될 수 없다는 논리다. 잘못하면 지지를 철회하는 게 건강한 빠 문화 아니겠는
- 노빠와 문빠, 공통점도 있고 차이점도 있을 것 같다.▲ 노빠가 문빠가 됐다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 문빠들의 주축은 20~30대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피상적으로 알고 있는 이들이다. 노빠들이 활동한 2000년대보다 취업 시장이 더 불안한지 인터넷을 열심히 하는 20~30대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노빠보다는 좀 더 맹목적인 성향이 있는 것 같다. 노빠만 해도 조금은 반성의 기미를 보이곤 했는데 말이다. - 정치인이나 유명인들 곁에는 항상 빠들이 있기 마련이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도 예외가 아니다.
“대통령에게 불리한 인터넷 기사에 악플을 달고 여론을 선동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을 ‘문빠’라고 한다. 여론을 왜곡한다는 사실에서 지난 정부의 국정원 댓글조작단과 다르지 않다. 촛불정국부터 지금까지 이런 행태가 이어져왔다. 이들 문빠와는 더 이상 말도 안 통하고, 이들에겐 자정 작용이 없다는 점에서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다는 판단이다.”지난해 12월 한 포털사이트에 ‘일자리 미스매치…향후 10년도 “문송합니다”’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다. 여기에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이 기자와 언론사를 비난하는 댓글을 달아 논란
-우리 사회의 이른바 ‘갑질’ 문제, 시스템의 문제일까 단순히 인성 문제일까.▲ 우리사회의 왜곡되고 잘못된 사회시스템이 문제다. 각계각층에 만연된 갑질 행태, 특히 대기업들이 심하다. 대기업이 하도급업체에게 행하는 갑질은 눈에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불공정한 갑질이 더 많다. 대기업들이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임명을 극구 막으려 했던 것도 그런 맥락에서다. 우리사회는 갈수록 가진 자와 없는 자, 높은 자와 낮은 자, 빈부격차 등 극단적 양극화로 가고 있다. 70여 년간 ‘비정상이 정상’이었던 대한민국을 촛
- 촛불 혁명으로 이뤄진 2017체제는 어떤가.▲ 참여정부 이후 10년 간 집권한 이명박-박근혜 정권은 언론재벌과 함께 대기업과 외국 자본가를 위한 정책들을 불도저식으로 밀어붙였다. 불완전했지만 민주주의적 외형을 갖춘 정치적 자유와 권리는 침해당했다. 보수우익정권들의 대북 적대정책으로 어렵게 둥지를 튼 개성공단으로 상징되던 남북교류와 기본협력의 틀마저 깨졌다. 그 결과 2016년 말에서 2017년 초까지 우리사회는 과거 군부권위주의 시대와 비슷한 암울한 상태로 악화됐다. 2017년 촛불항쟁은 다양한 정치사회
지난 2017년은 한국 사회의 대격동기였다. 대한민국은 농단 당했고, 촛불은 농단의 주역들을 척결해냈다. 촛불혁명이라고 했다. IMF가 터진 1997년 신자유주의체제가 들어선지 20년 만의 일이다. 이른바 ‘97년 신자유주의체제’가 ‘돈과 권력으로 약자를 수탈한 체제’였다면, 2017년 촛불은 ‘남을 밟고 올라서는 세상’이 아닌 ‘공존하는 탈 신자유주의’를 염원했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섰다. 촛불정부라고 했다. 그리고 오랜 세월 대한민국을 ‘헬조선’으로 만들어온 적폐들에 대한 청산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촛불혁명은 대통령을 무혈로
- 단골의사제도의 장점을 든다면.▲ 세 가지를 들 수 있다. 첫째 단골의사제도는 국가의료제도의 효율성을 높여준다. ‘환자-의사’ 간 신뢰가 정착되고, 동네의원이 중증질환자를 대형병원에 의뢰하고, 치료를 마친 환자를 다시 역의뢰 받는 체계가 마련될 수 있다. 그러면 ‘환자-의사-의료기관’ 모두 ‘윈-윈’하는 시스템이 구축된다. 두 번째는 질병관리 효과를 높인다. 고혈압, 당뇨, 심장병 등 만성질환자의 큰 문제가 약을 제대로 복용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약을 제때 복용하는 일이 중요한데, 정기적으로 복용하지 않
- 의료보험이 군사정권의 체제 안정용 제도였다는 것인가.▲ 산업화의 결실은 중산층이 가져갔고, 농촌을 떠난 젊은이들은 도시로 몰려와 도시빈민이 되었다. 이들은 유신체제의 잠재적 불안요인이었다. 야당과 재야 민주진영의 민주주의 요구와 노동자와 도시빈민의 생존권 요구는 체제불안 요인으로 작용했다. 정통성이 없는 유신정권의 위기가 서서히 다가왔다. 이를 무마하기 위한 책략으로 돈이 거의 들지 않으면서도 상징적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의료보험제도를 도입했다. 도입배경엔 북한과의 체제경쟁도 있었다. 당시만 해도 북한은
우리나라 복지정책은 의료보험에서 처음 시작됐다. 이를 토대로 국민기초생활보장제와 무상급식, 보육정책, 노후보장, 교육, 지속가능경제정책 등이 이어졌다. 하지만 정치권의 사회복지에 대한 인식과 융합은 미미하다. 탁월한 정치인 한 사람이 나서서 개혁한다 해도 거대한 변혁을 가져오기는 어렵다. 세계 10위권의 경제 강국이자 국민소득 2만8000달러 대한민국의 소득과 복지혜택은 기득권층의 전유물이 되었다. 무너진 소득체계와 양극화로 중산층은 몰락했고, 복지는 저개발국 수준에 머물고 있다. 한국사회는 경제학과 복지학이 분리된 채, 보수파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