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형제복지원사건을 아십니까? 이 사건은 1975년에 만들어진 내무부훈령 제410호(부랑인의 신고, 단속, 수용, 보호와 귀향 및 사후관리에 관한 사무 처리 지침)가 비극의 발단이었다. 이때부터 ‘부랑인 임시 수용’의 법적 근거가 마련되었고, 1986년 아시안게임과 19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둔 정부의 대대적인 부랑인 단속은 사건의 직접적인 배경이다. 훈령에 따르면, 일정한 주거가 없이 관광업소, 접객업소, 역, 버스정류소 등 사람이 많이 모이거나 통행하는 곳과 주택가를 배회하거나 좌정하여 구걸 또는 물품으로 강매함으로써 통행인을 괴
국경없는의사회가 나이지리아 북동부, 전쟁에 짓밟힌 보르노 주에서 인도적 재앙이 드러나 현재 피난민 최소 50만명에게 식량·의료·물·거처 지원이 시급하다며 각 구호 단체들의 대대적인 구호 대응을 요청한다고 밝혔다.나이지리아 군이 이 지역 마을에서 점차 통제권을 되찾는 가운데, 보코하람 세력 아래 있던 도시와 마을에서 피난민들의 긴급 상황이 더욱 뚜렷이 드러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길게는 2년 가까이 외부 세계와 차단돼 왔다. 현재 군의 통제를 받는 도시에 머물고 있는 피난민들은 전적으로 외부 구호 지원에 의존해 있고, 식량이 충분치
- MB정권 때부터 이어져온 기업프렌들리 정책과 강경한 노동탄압 기조 속에 최저임금 1만원 법 제정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지금 노동문제는 우리 사회의 핵심 사안이다. 그동안 재벌중심, 소위 말하는 신자유주의로 탈바꿈한 자본주의가 극심한 빈부격차를 만들었다. 그것을 가능하게 한 비정규직 등의 문제가 해소되지 않으면 정치뿐만 아니라 우리나라가 전반적으로 중대한 위험에 처하게 될지도 모른다. 정부가 대기업의 이익을 대변하는 정책을 하루속히 해소해야 한다. 이것은 성장이냐 분배냐의 이분법적 논리가 아니다. 경제
- 전태일 열사와 동갑내기다.▲ 동갑이지만 성장과정과 지역이 달라서 처음에는 몰랐다. 전태일 열사는 대구 출생이지만, 나는 출신이 다르다. 전태일은 가난했지만, 숙명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어떻게 하든 자력으로 가난을 타개하려는 성격이었다. 한마디로 매우 도전적이고 정치적이었다. 때로는 가난 때문에 반항심에 가출을 여러 번 하다가, 어느 날 여동생과 같이 상경했다. 구두닦이, 신문배달, 리어카 밀어주기 등 온갖 잡일을 했다. 그렇게 밑바닥 일을 전전하다가 평화시장 봉제공장에서 시다로 출발해 나중에 재단사가 된다
'노동(勞動)'은 인류가 태어나면서부터 짊어진 숙명이다. 구약성경 창세기(3:9)에 “너는 이마에 땀을 흘려야 낟알을 먹으리라”고 기록됐을 정도로 노동은 고대농경사회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인간 활동의 중심이다. 고대문명은 노동을 기반으로 세워졌다. 권력을 가진 기득권자들은 노동력 확보를 위해 전쟁을 벌여 식민지 영역을 넓혔다. 그런 구조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자본가들은 노동자들의 피와 땀을 착취하며 부를 쌓는다. 1970년대 한국의 수출주력산업은 노동집약적인 봉제 산업이었다. 봉제공장들은 주로 청계천을 중심으로 약
- 생태환경 문제에도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안다. 한국은 세계 최대의 핵발전소가 한 곳에 밀집되어 있어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처럼 한 번의 사고만으로도 대참사가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노동당의 원자력안전에 대한 정책방안을 밝혀 달라.▲ 현재 12개에 달하는 노후 원전의 안전시스템이 문제다. 설계상 수명이 남은 고리 2․3․4기, 한빛 1․2기, 울진 1․2기, 월성 2․3․4기 등 12기의 핵발전소를 완전 폐쇄해야 한다. 노동당은
- 브라질에선 노동자 출신인 라울 대통령이 집권을 하기도 했다. 한국은 중남미나 서구 사회보다 노동에 대한 인식이 매우 낮다. 이런 난제를 어떻게 극복할지도 문제다.▲ 근본적인 인식변화가 필요하다. 노동자 또는 노동운동, 노동조합이라 불리는 영역이 너무 고립되어 있다. 자신도 노동자이면서 스스로는 아니라는 생각이 팽배하다. 노동이란 용어와 이미지가 빨간 띠를 두르고 시위하는 것을 연상케 한다. 이런 요소들이 더욱 노동을 고립시키는 현상으로 굳어졌다. 시대가 변했다. 이제라도 정답은 없지만, 노동이란 무거운
청년실업률이 사상 최대다. 노동자들은 최악이다. OECD 국가 중 가장 잘못된 산업구조와 고용 없는 성장 속에 인공지능과 로봇, 컴퓨터 발달로 일자리를 잃는 노동자들의 삶은 갈수록 팍팍해지고 있다. 저임금과 고강도 노동에 울고 간신히 얻어낸 일자리마저 하루아침에 빼앗기는 일이 다반사다. 설상가상으로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개혁법안은 노동의 절벽시대를 절감케 한다. 최저임금도 안 되는 시급을 받으며 고달픈 알바를 하면서 산업재해를 당해도 하소연 할 곳 없는 ‘노동지옥’의 현장을 겪어온 노동당 구교현 대표(38)는 “한국은 최장 노동시간을
25년 노동자의 삶, 쌍용차 파업과 3년의 옥살이그 당시 누구나 그랬듯 그는 집안 형편이 어려워, 취업이 잘될 거라는 담임선생님의 말씀에 대학진학을 포기하고 광주에 있는 전남기계공고에 들어갔다. 지금도 어머님은 당신이 그때 인문계로 보냈으면 오늘 이런 험한 일을 겪지 않았을 거라며 자책하시지만 결국은 맞닥뜨릴 수밖에 없는 노동자의 삶이었을 것이다. 고등학교 3학년이었던 1980년, 신군부에 의한 광주시민 학살을 여과 없이 목도하고 민주화 행진도 함께 했다. 노동자로서 올바르게 더 정의롭게 살아야겠다는 신념과 가치는 누가 가르쳐준 것
- 민들레에는 여성 노숙인도 있는가.▲ 현재는 없는 상태다. 여성 노숙인들은 참 안타까운 게 노숙을 하면 거의 약육강식 동물의 세계에서처럼 갇히고 만다. 정글 속 남성 노숙인들이 여자 쟁탈전을 벌이기 때문이다. 여기서도 가부장적인 시회라는 게 그대로 드러난다. 이들이 성적대상으로 여성을 강탈하기 때문에 거리에서 여성 노숙인은 거의 볼 수가 없다. 그 전에 다 채 가버린다. 그래서 여성 노숙인 대부분은 정신적 질환이 있거나 알코올중독자가 많다. 손 쓸 길이 전혀 없게 되고 남자들보다 더 끔찍한 상황에 처하게
- 한때 부국이었던 필리핀이 빈국으로 전락했다. 또 태풍 등 자연재해가 많아서 이재민과 굶주린 어린이들도 많다고 들었다.▲ 필리핀은 풍우(風雨)가 매우 심한 나라다. 우기인 6~10월 사이에 태풍이 24차례씩이나 온다. 한 달에 2~3개 태풍이 오는데 바로 바로 이어서 경우가 많고, 대부분 사라호만큼 사납다. 그런데 수재민과 이재민들을 보면 우리와 완전히 다르다. 처음 2013년 필리핀에 들어갔을 때, 현재 ‘민들레국수집’이 있는 마을이 불이 나서 완전히 타버렸다. 집을 잃은 이재민들이 성당 마당에서 노숙을
“2003년에 가진 것이라곤 300만 원뿐이었습니다. 식탁 하나 놓고 국수를 삶았습니다. 겁도 없이 그렇게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놀랍고 놀라운 일들의 연속이었습니다. 10년이 훌쩍 지났습니다. 나이 육십이 넘어 필리핀에서 또다시 놀라운 체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필리핀에는 너무도 배고픈 사람들이 많아서 민들레 국수집을 시작하면 사람들이 구름처럼 몰려와 밥 달라고 할 텐데 어떻게 감당하려고 그러느냐며 모두 말렸습니다.”달동네인 인천광역시 동구 화수동의 화도고개 가는 길, 1960년대 마을 모습 그대로다. 고갯길 정상에 하얀 색의 2층
- 최승호 ‘뉴스타파’ PD가 제작한 영화 ‘자백’에서 국가 공권력에 의한 간첩조작사건에 대해 다뤘다. 최근 들어 공권력, 특히 국정원의 활동을 두고 많은 논란이 일고 있다. 국정원의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 또한 높다.▲ 특조위 청문회 등에서 밝혀진 바에 의하면, 국정원과 청해진해운이 매우 특수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국정원의 실소유주 논란이 있을 수밖에 없다. 과거 박정희 대통령이 중정(중앙정보부) 정치를 했다면, 박근혜 정부는 국정원 정치를 하고 있다. 국정원은 국가의 전 분야에 걸쳐
- 1주기 집회에서 불법행위를 주도했다는 이유로 지난 1월 1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고 항소하기도 했다.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현재 1심에서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이다. 여기에다가 사회봉사 160시간을 선고받은 상태다. 현재 항소심 2차 공판까지 끝났고, 6월 16일 결심공판이 진행될 예정이다. 그렇게 되면 7월에 항소심 선고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구체적으로 무엇이 불법이었다는 것인가.▲ 가장 큰 혐의는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죄인데 이게 공모공동정범이라고 해서 직접 폭력행위를 하지
우리 사회에서 ‘인권(人權. Human Right)’이란 말은 여전히 다소 낯설게 느껴진다. 일제 36년과 6.25전쟁, 군부독재 시대는 물론이고 민주화열망이 불타올랐던 1987년 이후 30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도 국민들의 인권은 묵살되기 일쑤다. 재벌경제체제에 종속된 수백 만 노동자들은 헌법에 보장된 노동3권조차 여전히 보장받지 못하는 상태다. 1970년대 시작된 사회인권운동은 군사정권시대의 어두운 그림자를 밟고 일어선 ‘횃불’이었다.20대 학생시절부터 인권운동에 투신한 박래군(55) 인권재단 ‘사람’ 상임이사는 평생 ‘인권’ 외
백남기 농민이 물대포에 쓰러진 지 꼭 여섯 달째인 5월 14일.서울을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200여 명의 시민이 전남 보성군 웅치면 백남기 농민의 집에 왔다. 서울에서 약 360킬로미터. 예정대로라면 2015년 11월 14일 저녁 백남기 농민이 집으로 달렸어야 할 그 길이었다.보성군에서도 두 번째로 작다는 웅치면 어귀에 들어서자, 광주대교구 가톨릭농민회 회원들이 풍물로 손님들을 맞는다.흥이 많은 백남기 농민이 마을 잔치에서 꽹가리를 들었던 사진이 문득 스친다. 마을 길을 오르던 누군가는, “저 꽹가리를 남기 형님이 잡았어야 하는데.
- 서울시와 경기도가 청년 통장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청년들에게 실질적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지.▲ 쉽게 말하면 저소득 청년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저축을 지원한다는 것인데, 취지 자체는 대단히 좋은 정책이다. 다만 경기도는 지원 요건이 조금 까다롭다. 서울시도 처음 시작할 때는 대상의 폭이 조금 좁았는데, 그 범위를 넓히는 과정이 있었다. 그런 것처럼 경기도도 그 문턱을 낮출 필요는 있겠다는 개인적인 의견이다. - 언젠가부터 선거 때만 되면 청년 후보들이 나오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잘해줬으면 좋겠다. 국회의원 일을 하는
지난 2월 청년 실업률은 12.5%. 지난 1999년 6월 실업자 기준이 변경된 이후 최고 수준이다. 지난해 정부가 청년 실업률을 안정시키겠다며 임금피크제를 내놓았지만, 큰 역할을 하지는 못하는 듯하다. 모두에게 따뜻한 봄이 찾아오는 요즘. 청년들에게는 아직 봄이 오지 않았다. 꿈을 좇는 것이 사치가 돼버린 시대,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헬조선’. 최근 들어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는 단어다. 이 단어로 표현되듯 청년들에게 이 사회는 모든 것이 불안하다. 이를 반증하듯 안정적인 일자리를 찾아 공무원 시험에 도전하는 이들은
서울구치소 정문으로 올라가는 길옆 홍매화가 붉게 흐드러져 있었다. 봄기운이 천지에 가득한 것 같았다. 좁은 접견실에서 철창을 사이에 하고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을 만나기 전까지는 나도 봄기운에 취해 있었나 보다. 그러나 아직 민주주의의 봄은 멀리 있었다. 120번 수번을 단 죄수복의 한상균 위원장을 보는 순간 나도 모르게 눈물이 핑 돌고, 쥐고 있는 손에 부르르 힘이 갔다. 한상균이 갇혀 있는 것은 개인 한상균이 아니라 민주노총이 갇혀 있는 것이고, 우리나라 노동자가 갇혀 있는 것이기 때문이리라. 씩씩한 모습 보이려 애써 웃는 얼굴
- 외국의 경우 진보적 노동정당의 집권역사가 깊다. 이에 비하면 한국의 위정자들과 국민들의 노동자 중심 정당에 대한 인식은 매우 열악하다.▲ OECD 국가 중 영국과 프랑스, 독일 사민당, 브라질 노동자당, 이탈리아 등 노동자 중심의 진보정당이 여러 차례 집권했거나 현재도 집권하고 있지 않는 나라는 거의 없다. 일본조차도 사회당 연립정부가 들어선 경험이 있었고 사회당수가 6명이었다. 우리는 노동자 중심의 정당이 집권을 한다고 하면 나라가 망하는 줄로 안다. 그런 경험이 없는 나라는 세계에 우리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