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서울=우정호 기자] 정치‧사회‧경제‧문화 면을 막론하고 뉴스 제목에 ‘억’ 소리가 난무하는 2021년. 물질적 가치 만이 세상이 보여주는 전부인 것처럼 떠드는 이 시대에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뭘까? 남들보다 빨리 재건축 아파트를 선점하기 위해? 혹은 일반상식이 부족한 걸 자랑하고 싶어 방송에 나와 토론하는 사회 지도층이 되기 위해?내 손에 잡히지도 않은 물질적 가치들과 졸부 같은 권력에 대해 떠드는 것이 ‘세상에 대한 관심’을 표현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하는 건 착각은 아닐까? ‘책을 기반으로 출판 관계자 및 아티스트, 일반
[위클리서울=최규재 기자] - 화제를 돌려보겠다. 요즘 대선 후보들을 두고 말들이 많다. 지지율을 떠나 어떤 후보든 비전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어떤 비전을 제시하는 인물이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나.▲ 모든 정당, 모든 후보들이 깊이 성찰하고 더더욱 분발해야할 때다. 이런 현상은 냉정하게 봤을 때, 야당 후보들에게 문제가 많다고 여겨진다. 여권 후보들이 기본소득, 신복지제도, 국토보유세 등 다양한 정책 제안을 보여주고 있는 것에 비해 야권 후보들은 문재인 정부를 비난하는 것 말고는 아직까지 뚜렷한
[위클리서울=최규재 기자] -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을 두고 여러 말들이 있다. 긴급재난지원금 취지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그동안 두 번째로 전 국민에게 재난지원금을 지급해야 된다는 민주당과 민생시민단체들의 주장에 대해서 홍남기 부총리가 ‘절대 그럴 수 없다. 직을 걸고 반대하겠다’는 식으로 얘기하더니 실제로 국민의힘당 세력과 함께 사실상 내통해 결국 두 번 째 전 국민 재난지원금이 무산되고 말았다. 대통령과 여당 대표들까지 나서서 위로금, 응원금 성격으로 두 번째 전 국민 재난지원금이 필요하다고 수차례
[위클리서울=최규재 기자] 시민사회운동가로서 집회 현장에서 카메라 기자들에게 가장 많이 찍힌(?) 인물을 꼽으라면 단연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 소장일 것이다. 참여연대 재직 시절부터 지금까지 한쪽 편에서는 크고 작은 집회를 주동해왔다는 혐의를, 다른 한편에서는 그저 깨어 있는 시민들 속에서 함께했다는 긍정적 평가를 내린다. 안 소장은 1997년 노동자들이 만든 건설회사인 우리건설에서 일하며 다세대주택 한 채를 짓는 과정에서 시민사회에 본격적인 발을 내딛었다. 그러다 IMF 외환 위기로 난도질당한 민중의 삶과 고통에 분노해 1999년
[위클리서울=우정호 기자] '역사와 전통’은 어떤 집단, 브랜드, 국가 너머의 문화적 근간일 것이다. 무엇보다 우선하는 가치로서. 하지만 ‘역사’와 ‘전통’이라는 가치조차 ‘새로운 물결’ 또는 혁신과 상충되는 측면도 있을 것이다. 한반도를 걸어 잠근 흥성대원군에게도, 누벨바그의 아이콘 장 뤽 고다르에게도 저마다의 전통은 존재했겠지만.“‘브랜드’를 선택할 것이냐 ‘히스토리’를 선택할 것이냐. 제가 선택한 건 브랜드였어요. 히스토리만으로 안정적인 사업을 이어나가는 레스토랑이나 음식점도 많죠. 부모님이 운영하시는
[위클리서울=최규재 기자]- 그러고 보면 현재 여야의 진보적인 정책들은 과거 진보정당들의 정책들을 벤치마킹한 것이라는 평가가 있다.▲ 남북관계, 양극화 해소 등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런 문제들의 디테일한 부분들은 과거 진보정당들이 이미 제시해왔다. 그렇게 악을 쓰고 반대하던 보수정당들이 지금 실행하고 있다. 공통화 되었다. 어차피 해야 할 일들이었다. - 정책은 정의당이 다 만들어놓고 기득권 정당들에게 빼앗긴 듯한 인상인데. 이쯤 되면 정의당 당원들은 다리에 힘이 풀릴 것 같다.▲ 진보정당이 힘이 빠질 일이
[위클리서울=최규재 기자]- 긴급재난지원금, 어떤 이들에겐 큰 돈이지만 어떤 이들에게 굳이 주지 않아도 될 돈이라는 얘기도 있다. 너무 퍼주는 게 아니냐는 지적인데. 정작 어려운 국민들을 제대로 선별해서 지급액을 더 높여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지원금을 쓰는 행태는 다르다.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소비를 촉진하는 것이다. 지역에 있는 작은 마트 등 자영업자들 관련 소비가 일어난다는 얘기다. 똑같이 닥쳐온 재난이기에 소득의 높낮이 불문하고 지급해야 한다. 어려운 사람들에게는 생계비로 도움이 되고, 형편이 나은
[위클리서울=최규재 기자] 강기갑 전 의원(민주노동당 전 대표)은 농민운동가 출신이다. 17, 18대 민주노동당 국회의원을 지냈고 2012년 ‘통합진보당 사태’ 이후 경남 사천 자신의 농장으로 돌아갔다. 낙향 후엔 농사일에 매진하고 있다. 그리고 지금까지 ‘식탁 문제’로 골몰 중이다. 이제는 먹거리의 기본이 되는 농업 분야의 해결사로 나서려 한다. 그 방안으로 마이크로바이옴 농법(‘한국 마이크로바이옴 협회’ 사업)을 제시한다. 국회에서 활동할 동안 미처 몰랐던 고향집의 ‘삭힌 매실액’으로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했다. 자신의 고향 농장
[위클리서울=우정호 기자] '육식'과 '스타일’이 한 문장 안에 있는 게 온당한가? 자르고, 썰고, 가르고, 씹고, 뜯는 야만적 행위와 미적이고, 예술적이고, 우아하고, '격조'와 '형식' 같은 단어들을 떠오르게 하는 명사가 함께 있는 것이?'동물의 왕국'에서 본 육식의 광경을 떠올린다. 톰슨가젤 사냥에 성공해 입 주위에 뻘겋게 피를 묻히고 살점을 우적우적 씹는 치타의 얼굴. 황금빛 털과 검은 눈물자국을 가진 치타가 밝은 갈색과 흰색이 섞인 톰슨가젤의 몸통에 이빨을 박았을 때 흐르는 붉은 피. 컬러의 조화와 대비로는 스타일리쉬할 수
[위클리서울=최규재 기자]- 사회고발 작품을 주로 해온 만큼, 현실 정치에도 관심이 많을 것 같다. 요즘 마음에 들거나 눈에 들어오는 정치인이 있다면.▲ 인간은 정치적 동물이다. 정치의 영향을 너무 받고 산다. 다만 많은 사람들이 그걸 모르고 산다. 실제로는 정치가 그 사람을 지배한다. 제가 누구를 콕 집어서 함부로 말할 수 없다. 정치인 중에 지지하는 사람은 있지만, 지지하는 건 100프로 지지한다기 보단 비교적 괜찮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부재하는 정치인들 중에선 노무현, 노회찬 같은 분들이 괜찮았다. -
[위클리서울=최규재 기자]- 사회고발적인 영화들을 주로 연출했지만, ‘헐리우드 키드의 생애’는 좀 다르다. 문화사적인 작품인데.▲ 차별화 될 것은 아니라고 본다. 블랙머니와 같은 작품들은 한 사건을 풀어가면서 관객과 대화한다면, ‘헐리우드’나 ‘하얀 전쟁’은 현대사 속 커다란 기간에 대한 일을 다룬다. 시간상의 긴 구간 속에서 그리고 그 맥락 속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다룬 것이다. 이야기 자체는 결과적으로 우리가 살고 있는 정치사회에 대한 질문이다. ‘헐리우드’의 경우 우리가 어느새 미국 문화 속에 젖어서 살
[위클리서울=최규재 기자] 정지영 감독은 1990년 분단문제를 주제로 ‘남부군’을 연출해 흥행과 비평에 모두 성공, 이목을 끌었다. 안기부(현 국정원)에서는 이 영화에 대한 토론회가 열렸고, 이 영화를 반공영화로 봐야 할지, 용공영화로 해석해야 할지 갈등했다는 웃지 못할 후문이 있다. 정 감독은 이후 ‘하얀 전쟁’, ‘헐리우드 키드의 생애’로 주목을 받았고, 고 김근태 의원의 이야기 ‘남영동’과 ‘부러진 화살’, ‘블랙머니’ 등을 연출하며 ‘현실참여 영화감독’으로 이름을 알렸다. ‘남부군’으로는 청룡영화상 감독상, ‘하얀 전쟁’으로
[위클리서울=우정호 기자]창작하는 사람, 표현하고 싶은 사람이 되는 계기가 전부 기적적이고 스펙터클한 건 아니다. ‘어느 날 꿈에 신이 나타나 조각을 하게 했다’와 같은 카톨릭 성인전에나 나올 만한 얘기보단 ‘인기가 얻고 싶어 기타를 잡았다’와 같은 친근한 예들이 더 많다. 김지혜는 왜 그리게 됐나? 그녀는 “피아노 학원 가기 싫어서?”라며 웃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피아노 학원을 다녔는데, 도대체 왜 ‘도’에서 ‘파’로 손가락을 옮겨야 하는 지도 잘 모르겠고 너무 재미가 없었어요. 그러다 바로 옆 미술
[위클리서울=우정호 기자] ‘아날로그’라는 단어가 아직 일부 세계에서 부유하던 2010년대 초였다. 유흥가가 아니라 예술의 메카라고 불리던 홍대 근방의 어느 공간에서 청년 뮤지션과 미술가들이 모였다. 가볍고 진지한 주제, 소재, 단어, 음악들이 난무하던 그날 파티에서, 주최자에게 인격체로서의 예의를 갖추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그날 모임 제목은 ‘김지혜 없는 김지혜 파티’. 주최자만 없는 파티는 처음이었다.분위기가 고조되자 자리를 잠시 빠져나와 습관적으로 공간을 탐색했다. 기분 좋은 유화물감 냄새가 나는 쪽으로 향하자, 살짝
[위클리서울=최규재 기자] - ‘조국의 시간’이 여전히 화제다. 웬만한 작가들 책보다 판매부수가 많다. 이 현상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나.▲ 나도 읽어봤는데, 책의 퀄리티가 너무 떨어진다. 조국을 지지하는 이들이 페이스북과 인터넷에 쓴 글들을 모은 게 대부분을 차지하고, 나머지는 어설픈 자기 변명이다. 책이란 모름지기 재미가 있거나 뭔가 남는 게 있어야 하는데, 이 책은 둘 다 아니다. 표지에 조국 사진이 근사하게 나온 게 유일한 장점이랄까. 그런데도 이 책이 많이 팔리는 건 그만큼 정신나간 사람이 많다는 거다
[위클리서울=최규재 기자] - 코로나 때문에 나라가 여전히 어지럽다. 이 사태가 언제까지 이어질 것 같나. 그리고 백신에 대해 평가하자면.▲ 지금 미국에서는 관중들이 노마스크로 야구 관람을 하고 있다. 이 광경이 어찌나 그립던지. 우리나라도 11월이면 70% 이상이 2차 접종을 완료할 테니, 그때부터는 원래의 삶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다. 이게 다 백신 덕이다. 특히 이번에 만들어진 백신은 현대의학의 총아라고 할 만큼 성능이 뛰어나다. 기존 백신들이 바이러스를 죽인 뒤 사람에게 주사해주는 방식이었다면, 이
[위클리서울=최규재 기자] 의학자는 병을 박멸하는 게 아니라 병을 연구하는 사람이다. 병을 박멸하는 건 ‘킬러’ 의사의 몫이다. 기생충 학자 서민 단국대 의대 교수는 기생충을 박멸하는 게 아니라 연구할 따름이었다. 어쩌면 기생충의 영혼도 탐구해야 했을지 모른다. 기생충과 함께하며 한때는 기생충을 관조하듯 사회를 관조하고 조롱하는 정도의 입장에서 글을 써왔는데 요즘은 전과 다르게 다소 수위 높은 정치사회적 발언으로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한국사회 ‘진보’를 박멸할 기세다. 학교에서 연구하며 학생들을 가르쳐야 할 교수가 병원 현장으로
[위클리서울=최규재 기자] - 혹자는 김대중 정부 출범 이후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면서 한국문화가 해외에서 호응받기 시작했다고 한다. 어떻게 생각하나.▲ 정치적으로 조금이라도 오해 받을 만한 발언은 별로 하고 싶지 않다. - 문화와 정치의 상호 발전, 상관관계가 있어 보인다.▲ 당연한 얘기다. 창의는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꽃을 피운다. - 코로나 때문에 극장가, 대학로 연극계, 전시회, 서점 등 문화예술계가 비상이다. 아직까지는 괜찮은지, 아니라면 대안은 있다고 생각하는지.▲ 궁즉통(窮則通)이라는 말이 있다. 궁
[위클리서울=최규재 기자] - 술 담배는 평소 어느 정도 하는지.▲전혀 안 한다. 담배는 20대 때 살짝 피우다 끊었고 술은 2015년 9월부터 일체 안 한다. 건강을 위한 독한(?) 결단이었다. - 이력이 화려하다.▲ 화려하다기보다 다채롭다. 80년대부터 활동했으니 작품이 많을 수밖에 없다. 사실 PD들은 다들 자기 작품들이 많다. 이를테면 저를 비롯 ‘일요일 일요일 밤에’를 거쳐 간 PD들이 엄청 많다. 그걸 갖고 이력에 대해 말하는 건 아니라고 본다. 저는 또 과대포장 된 점이 없잖아 있다. - 예능 P
[위클리서울=최규재 기자] , 등을 연출한 주철환 교수는 화려한 이력의 소유자다. 스타PD 출신으로 이화여자대학교 사회과학대학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2004), OBS 경인TV 사장(2007), JTBC 제작본부장을 지냈고 지난해 아주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교수직에서 정년했다. 이 외에도 MBC 〈퀴즈 아카데미〉(1987), 〈TV 청년내각〉(1994), 〈토요일 토요일은 즐거워〉(1996), 〈21세기 위원회〉(1998) 등의 작품을 했다. OBS 〈주철환과 김미화의 문화전쟁〉(2008), J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