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쪽에선 봄기운이130계단을 따라 내려가니 폭포의 노래를 들을 수 있다. 장엄한 노래는 귀로뿐만 아니라 마음으로 들을 수 있다. 하늘에서부터 울려 퍼지는 노래 소리가 경이롭다. 두개의 물줄기가 하나 되어 노래를 부르는 정방폭포다. 바람에 날리면서도 오묘한 소리로 노래를 들려주는데 장관이다. 위대한 자연이 아니면 불가능한 연주다. 떨어지는 물을 아래에서 올려다보는 기분은 신비롭기까지 하다.그 옛날 중국의 서복이 왜 이 곳에서 서성였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불로초를 찾아 남쪽으로 내려온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바라보는 것만으로
빨간 기름난로에 다시 불이 붙었습니다찢겨진 가슴, 그러나 세상은 너무도 무덤덤했다. 소식을 접하며 잠깐 "저런 죽일…"이라며 혀를 찼던 세상은, 하지만 그 뿐이었다. 가족들의 가슴은 천갈래 만갈래 갈라지고 찢겨졌지만, 그 뿐이었다. 그런 세상이었다. 그런 세상을 살고 있는 우리다. 익산떡과 익산떡 바깥양반의 입에서, 가슴 속에서, 간혹 터져나오는 깊은 한숨 그 끝자락, 그곳에 매달린 대상도 불명확한 외마디 욕설을 제외하고 세상은 어느순간 처절히도 무덤덤해졌다. 익산떡네 길레스토랑은 다시 예전처럼 늦은 5시 반이면 어김없이 문을 열었
자글자글 어지럽게 얽힌 주름만큼이나 어떤 복잡한 프로세스를 통해 움직이고 있지 않을까? 많은 사람들이 뇌에 대해 이런 생각을 갖고 있다. 하지만 뇌과학자 이케가야 유지는 이렇게 말한다. “뇌는 단순하고 멍청하다.” 신간 《단순한 뇌 복잡한 나》를 통해 그는 흥미로운 실험과 명쾌한 설명을 곁들여 일반인들의 뇌에 대한 편견을 없애준다. 더 나아가, 뇌와 마음, 인간의 관계를 조명하고, 센스, 자유, 배려, 차별 등 인간을 사회적 동물로 정의하는 다양한 개념들이 뇌와 연관이 있음을 폭넓게 이야기한다. 《단순한 뇌 복잡한 나》는 결코 가볍
2010년, 파평 윤씨와 청송 심씨 간에 250년이나 끌어온 소송이 드디어 마침표를 찍었다. 명망 있는 두 가문이 서로 한 치의 양보도 없이 대립하며 조정을 어지럽히자 영조는 이들을 직접 심문해 형장을 치고 귀양까지 보냈다. 그러나 두 집안은 죽음을 직면한 상황에서도 서로의 뜻을 굽히지 않고 길고긴 다툼을 이어갔다. 대체 이들은 무엇 때문에 왕의 진노까지 사면서 250년 동안 싸움을 계속한 것일까? 파평 윤씨와 청송 심씨 간의 소송의 원인은 묏자리였다. 파평 윤씨 집안에서는 먼 조상인 고려 재상 윤관의 묘 위치를 잃어버려 옛 기록을
`사랑하면 알게되고 알게되면 보이나니 그 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이 `나의 문화 유산 답사기`에서 인용하며 유명해진 문구입니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에서도 문화유적의 참맛을 느끼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방화로 소실된 국보 1호 남대문의 부재는 두고두고 우리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있습니다. 이에 은 서울 인근의 유적지를 직접 찾아 생생한 역사의 현장을 소개하기로 했습니다. 이번에는 근대에 건축된 종교문화유산을 다뤄봅니다. 종교계에 그치지 않고 사회 전반과 국내 건축물 양식
우리는 하루 종일 뉴스에 둘러싸여 살아가고 있다. 아침에 눈을 뜨면 TV나 신문 등의 매체를 통해 뉴스를 접한다. 컴퓨터를 켜면 포털 사이트에서 뉴스를 본다. 심지어는 이동하면서 스마트폰 등의 휴대 기기로 새로운 소식을 접한다. 기술이 발달할수록 새 소식을 전하는 매체는 무궁무진하게 늘어나고 있다.그렇지만 우리가 듣고 본 것에 대해 안다고 말할 수 있을까? 무슨 사건이 일어났는지는 알아도, 왜 일어났고 어떻게 진행되었는지에 대해서는 막상 알기 힘들다. 당연한 일이다. 요즘의 미디어는 신속하다.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 실
한때 불교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장휘옥 · 김사업 저자가 그동안의 수행을 바탕으로 7년만에 새 책을 출간했다. 그것도 900여 회의 독참으로 다져진 실천적 수행을 바탕으로 『무문관』을 참구했다. 서울대, 도쿄대 출신의 두 불교학자가 그 잘나가던 대학 강단을 과감히 내팽개친 지 10년이다. 10년이 지난 두 선생의 눈빛은 더 이상 강의하던 그 눈빛이 아니다. 7년 전 맨발로 누빈 세계 각국의 선방(禪房) 풍경과 치열한 수행 체험을 담아 책을 냈다면, 이번에 출간한 『무문관 참구』는 두 저자의 수행성과가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책이다. 어찌
봄이 오는 길목에서봄이 온다. 세찬 힘으로 흘러가는 물소리는 전령사다. 징검다리 사이 빨려들듯 흐르는 냇물을 따라 봄은 온다. 그 속도가 빠르지 않아 느끼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흐르는 물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마음 깊은 곳에까지 울림이 전해진다. 희미하지만 분명히 봄은 오고 있다.자연은 늘 준비하고 있다. 봄이 오기 전 봄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삭풍이 몰아치고 있음에도 따스한 햇살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삭풍에 마음을 빼앗기다보면 시나브로 다가오는 봄을 눈치 채지 못한다. 준비가 된 사람들만이 봄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세상에 원금 3600만원에 이자가 132억여원?경찰도 발견하지 못했던 문건은 가히 충격 그 자체였다. 그간 피해자, 그러니까 익산떡 시동생 권씨가 겪었어야 할 모든 고통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빌려준 돈에 대한 상환 독촉과정에서의 피의자 김씨의 행동은 치밀하고 악랄했다. 더구나 김씨가 이자를 덧붙여 요구해 왔던 금액은 시골 외딴집에 거주하는 피해자에게는 있을 수도, 상상할 수도 없는 가히 천문학적인 금액이었다. 그리고 이를 받아 내기 위한 김씨의 수단은 상상을 초월했다.갑자기 터진 너무도 어처구니 없는 사건에 넋을 놓고 있던 익산
마음부자들의 7가지 성공 원칙『1만 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부의 진실』. 베스트셀러 의 저자이자 유명한 리더십 코치인 팀 샌더스가 완벽한 자신감을 갖는 7가지 원칙을 바탕으로 행복한 마음부자가 되는 비결을 제시했다. 이 책은 아버지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15년 동안 절망 속에서 인생을 살았던 저자가 멘토 빌리 할머니의 가르침을 통해 유능한 컨설턴트가 되기까지의 이야기와 주변인들의 예화를 들려주고, 이를 통해 후회와 비난에서 자유로워지는 자신감 수업에 주목하고 있다. 완벽한 자신감을 갖는 원칙과 대화를 발전
엄마. 억례 고모네 아들 0수가 왔다 갔어요. 양고살재 너머 신서방네 큰아들 0수 말이에요. 몰라? 알지? 아버지의 둘도 없는 술친구였던 신서방,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물론이고 엄마와 당숙모 그리고 아버지와 당숙, 고모들이 하도 신서방, 신서방, 해싸니까 아이들도 덩달아 신서방, 신서방, 하고 당연한 듯이 불렀던 그 신서방, 어른들이 고모를 가리켜 신서방떡, 신서방떡 해싸니까 아이들이 또한 당연히 그렇게 불러야 한다는 듯 신서방떡이라고 불렀던 그 신서방 그리고 신서방떡의 큰아들 0수가 글쎄 진작부터 장성에 와서 살고 있었다네?십여년쯤
한편 조정에서는 홍계훈을 양호 초토사로 임명하여 장위영 병정 800명과 신식무기를 주어 전함에 태워 군산항으로 파견했습니다. 마침내 갑오년 4월 초, 전라감영군과 보부상군 2300여 명은 총을 쏘아대는 호기를 부리면서 민가를 약탈하고 부녀자들을 닥치는 대로 겁탈하는 등 만행을 저지르며 고부로 진격해왔습니다. 백성들은 “난리가 났다. 아무튼 잘되었다. 어느 쪽이 죽든지 어서 결단이 나야지” 하면서 숨을 죽였지요. 며칠이 지나 전라도 태인 화호 나룻가에 달하자 진을 치고 백산을 향해 총을 쏘아대니 이 곳 지형에 익숙한 농민군은 이들을
이 책의 저자는 저명한 의학박사이자 심료내과 전문의로서 일본 주요 매스컴의 주목을 받고 있으며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한 히메노 토모미이다. 인간이 스트레스를 방어하고, 질병에 강인한 몸과 마음을 유지하려면 몸속에서 신경전달물질과 각종 호르몬 등의 생산이 원활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인간이 스트레스에 노출되어 짜증, 분노, 좌절 등과 같은 어려운 상황에 처할수록 신경전달물질의 소비량은 엄청나게 늘어난다. 특히 현대사회는 스트레스 요인이 곳곳에 널려 있어 우리의 신경전달물질은 계속해서 엄청나게 소비될 수밖에 없다.하지만 잘못된 식습관이
왜 하필 익산떡에게 그런 엄청난 일들이…추석 연휴가 끝났다. 회사에 출근했다. 하루종일 익산떡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익산떡 오지 않았다. 저녁 익산떡네 길레스토랑을 살펴봤다. 포장은 꽁꽁 묶인 채 펼쳐질 기미조차 보이지 않았다. 익산떡 바깥양반의 흰색 승합차도 눈에 띄지 않았다. 아직 올라오지 않은 모양이다, 고 생각했다. 그럴 수 있겠다 싶었다. 워낙 엄청난 일이다 보니…. 다음날도 익산떡은 사무실에 올라오지 않았다. 저녁, 화자 약속이 있었다. 채 길레스토랑 문이 열리기 전에 약속장소로 가야만 했다. 나가면서 보니 길레스토랑은
우리는 평생 동안 10만 명의 사람과 만난다고 한다. 이 말은 결국 첫 만남이 10만 번이라는 것이다.첫 만남은 인간관계에서 아주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누군가를 만나는 데 있어서 두 번째 인상이라는 것은 없다. 한 번의 만남으로 끝날지, 평생에 걸친 인연이 될지는 첫인상에 달려 있다.‘내 진짜 매력은 천천히 보여줘도 돼’, ‘첫인상이 별로 좋지 않았어도, 앞으로의 만남에서 내 진짜 모습을 보여주면 되겠지’라고 생각하고 있다면 굉장한 착각이다. 첫인상을 나쁘게 심어주면, 계속해서 그 인상으로 남게 된다. 나중에 아무리 노력해봤자 소
1차 갑오농민전쟁의 첫 출발점인 백산봉기드디어 갑오년 3월, 약속의 땅인 동진강가에 있는 백산 기슭에는 고창, 부안, 금구, 태인, 무장, 정읍, 김제, 영광, 함평, 무안, 흥덕, 장성 등 각지에서 농민군이 몰려들었고 그 숫자는 대략 4000명에 가까웠습니다. 주요 인물로는 전봉준, 손화중을 비롯하여 태인의 김개남, 최경선, 정읍의 손여옥, 차치구, 고부의 정익서, 김도삼 등이었습니다. 끝없이 펼쳐진 들판에 솟아있는 야산인 백산의 봉우리에는 제폭구민, 보국안민이라는 깃발이 펄럭이게 되고 흰옷을 입은 농민군이 대오를 짜 진지를 구축
`사랑하면 알게되고 알게되면 보이나니 그 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이 `나의 문화 유산 답사기`에서 인용하며 유명해진 문구입니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에서도 문화유적의 참맛을 느끼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방화로 소실된 국보 1호 남대문의 부재는 두고두고 우리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있습니다. 이에 은 서울 인근의 유적지를 직접 찾아 생생한 역사의 현장을 소개하기로 했습니다. 이번 호에선 명성왕후가 위기의 순간 몸을 피했던 서울 중계동의 `학도암`을 찾아가봤습니다. 주위 경치가
임진년 새해다. 420년 전, 임진년에 벌어진 전쟁을 우리는 임진왜란이라는 이름으로 기억한다. 일본에서는 당시의 연호를 따서 분로쿠·게이초의 역이라고 부르며, 또 다른 참전국 중국은 당시 명나라 만력제의 호를 따 만력조선전쟁(萬曆朝鮮戰爭), 만력동정(萬曆東征), 임진왜화(壬辰倭禍)라고 부른다(북한은 ‘임진조국전쟁’이라고 한다). 조선, 명, 일본의 3국이 총력전을 벌인 임진왜란은 동북아 질서를 뒤흔든 근세 최대의 국제전이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사망 이후 일어난 내분으로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새 정권이 들어섰고 명나라 역시 과도한
익산떡에게 참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오랜만이다. 참 오랜만이다. 그래서 죄송하다. 약 3개월여는 지난 것 같다. 이 꼭지를 통해 독자님들을 만나 뵙는게…. 이유는 단 한가지다. 화자의 게으름이다. 굳이 변명 한 가지를 더 늘어놓자면 계절이다. 익산떡네 길레스토랑 여름엔 늦게 연다. 해가 길기 때문이다. 화자 일 끝나는 시간과 맞질 않는다. 그래서 외도를 좀 했다. 일주일에 두 번은 길레스토랑에 들렀던 화자다. 그런데 여름 한 철 그러지 못했다. 화자가 외도를 하는 사이 익산떡네 길레스토랑, 아니 익산떡에게 크나큰 일이 있었다. 정말
저자 박완서는 1970년 불혹의 나이에 『나목裸木』으로 『여성동아』 장편소설 공모에 당선되어 문단에 나왔다. 등단 이후 향년 81세를 일기로 영면에 들기까지 사십여 년간 수많은 걸작들을 선보이며 한국문학사에 능란한 이야기꾼이자 뛰어난 풍속화가로 각인되었다.그런 저자의 서거 1주기를 추모하며 펴낸 마지막 소설집 『기나긴 하루』. 생전에 마지막으로 묶어낸 소설집 이후 작고하기 전까지 발표한 세 편의 소설 , , 와 함께 김윤식, 신경숙, 김애란이 추천한 세 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