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서울=김혜영 기자] 슬램덩크가 만들어낸 신화“농구… 좋아하세요?”이 한마디에 농구를 시작한 사람이 있다. 농구를 하면 부자가 된다거나 행복해진다는 주문은 걸지 않았다. 그저 좋아하냐는 순수한 물음 하나에 세계가 뒤흔들리는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말도 안 되는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바로 ‘슬램덩크’의 강백호다. 연달아 실패하며 좌절했던 그는 자신의 잠재력을 알아본 한 소녀의 질문에 삶의 의미와 원동력을 찾는다. 그 소녀가 너무 아름답고, 또 농구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사람의 마음에 들기 위해 농구를 시작한 소년의 이야기
[위클리서울=김은진 기자] 패션에 관심을 갖기 전까지는 나는 당연한 이야기지만 목걸이 같은 장신구에도 크게 관심이 없었다. 사회생활을 막 시작했을 무렵에는 옷과 소품들을 좀 구입하기는 했었다. 하지만 돈이 없던 시절이라 주얼리류는 크게 신경 쓰지 못했다. 당시 을지로 지하상가에서 구입했던 저렴한 목걸이 두 개는 잃어버렸다. 나는 고등학교 졸업 직후에 귀를 뚫고 나서 한동안 열심히 귀걸이를 했었다. 하지만 30대로 넘어가면서 그것도 귀찮아져 안 하게 되자 귀에 뚫은 구멍이 막혀버렸다. 그래서 가지고 있던 귀걸이들은 결국 주변에 나눠주
[위클리서울=정민기 기자] 독서 모임에서 읽은, 미국을 배경으로 한 프랑스 누아르 소설이다. 누아르에 큰 관심이 없는 내가 이 책을 읽게 된 것은, 이 독서 모임 특유의 장점 때문이다. 우리는 따로 모임을 갖지도 않고, 거저 선정된 책을 한 달에 한 권 읽고 단 한 줄의 코멘트만 달면 된다. 어떤 강제력도 없다. 랜덤으로 순서를 고르고, 그 순서대로 읽을 책을 정한다. 다른 기준은 없다. 한 사람이 정하면 그저 읽는 것. 덕분에 평소라면 읽지 않았을 책을 접하게 된다. 별다른 강제력도 없는데 사람들이 꾸준히 참여하는 걸 보면, 이
[위클리서울=김은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전 세계가 고통 받고 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전염병과의 싸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렇다면 인문학에서 전염병을 어떻게 다뤘고, 지금의 코로나19를 살아가는 현재에 돌아볼 것은 무엇인지 시리즈로 연재한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돈이 다는 아니다. 그런데 불편한 진실은 대부분은 돈으로 해결된다는 점이다. 돈으로 살 수 없다는 행복조차 “돈이 적어서 그런 것”이라는 자조 섞인 푸념이 유행가처럼 퍼지고 있는 ‘물질만능의 시대’다. 전염병에 걸린 이들에게도 돈은 곧 생명과 직결된다.
[위클리서울=온라인뉴스팀] 항일 독립운동가 주세죽의 삶을 그린 장편소설 『코레예바의 눈물』로 이태준문학상을 수상한 손석춘 작가가 신작 『원시별』로 돌아왔다. 작가는 2001년 첫 장편소설 『아름다운 집』 이후 끊임없이 역사의 아픔과 시대의 진실을 정면으로 응시해왔다. 특히 분단과 이데올로기에 뒤엉킨 삶들을 한 편의 다큐멘터리를 보듯 특유의 사실적이고 속도감 있는 문체로 그려냈다.‘한국전쟁 정전 70주년’을 앞두고 출간된 『원시별』은 전쟁의 한복판에 놓인 세 청년을 통해 어둠 속에 갇힌 꿈이 어떻게 밤을 뚫고 빛을 이어가는지 처연하게
[위클리서울=정민기 기자] 쿠타이시의 그 남자쿠타이시로 향하는 버스에서 내가 무엇을 기대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조지아의 중간에 그 도시가 있다고 했고, 우리는 단지 수도인 트빌리시로 향하고 있었으며, 이왕 조지아에 온 김에 한 곳을 더 들려보고 싶었을 따름이다. 쿠타이시에 무엇이 유명한지, 어디를 둘러보면 좋은지는 물론 대충 찾아 보았는데, 구태여 많은 걸 알고 싶지 않았다. 모르는 도시에서 모르는 채로 있고 싶었다. 조지아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라고는 했지만 쿠타이시의 규모는 부담스럽게 크지는 않아 마음이 편안했고, 너르게 펴
[위클리서울=김양미 기자] 드디어 나의 첫 책이 드디어 나왔다.기쁘기도 하고 걱정도 되고 설레기도 하고 어디론가 막 숨고 싶기도 하고 그랬다. ‘죽은 고양이를 태우다’ 제목이 조금 무시무시해서 그런지, 잔혹한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하는 분도 계신데 내용은 전혀 그렇지 않다. 하나 같이 쌈마이에, 어딘가 모자라 보이는 친구들이 애쓰며 살아가는 이야기다. 문만 열고 나가면 어디나 있을 법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어떻게 소설로 엮어내야 하나, 고민도 많았다. 사실 나는, 사람들을 웃기고 싶다는 생각으로 글을 쓰는 사람이다. 읽고 돌아서면 아무
[위클리서울=김일경 기자] 내가 운전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건 20대 후반 즘이었다. 그 전에는 튼튼한 두 다리와 대중교통이 최고의 이동수단이었고 운전은 남성들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했다. 차량을 운전하는 일은 기계를 조작하는 일과 같은 맥락으로 여겨져서 나와 같은 기계치들은 감히 접근할 수 없는 분야라고 치부하였다. 그 때는 여성 운전자의 비율이 높지 않았고 게다가 운전면허를 취득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았으며 설령 면허가 있다 하더라도 운전을 할 차량도 없었다. 먹고 살기도 빠듯한 상황에 차량을 소유한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사
[위클리서울=정민기 기자] 나를 보호하는 탑 앞에서내가 선물로 건네준 마그넷을 들고 B는 이 굴뚝 같이 생긴 게 무엇이냐고 내게 물었는데, 그 대답을 위해서는 내가 지나온 어떤 마을에 대해서 말해야만 했다. 긴 여행 끝에 어느 외딴 마을에 갔고, 그 외딴 마을에서 어떤 굴뚝을 보았고, 그 굴뚝이 설명할 수 없이 나의 마음을 평안하게 만들었다는 사실을 전해야 했다. 벽돌로 지어진 우뚝 솟은 그 탑을 보고 내가 얼마나 기이하게 평화로웠는지, 그 느낌을 어떻게든 간직하기 위해 마그넷을 샀는지, 그걸 너에게 하나 건넬 만큼 네가 너를 얼마
[위클리서울=김은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전 세계가 고통 받고 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전염병과의 싸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렇다면 인문학에서 전염병을 어떻게 다뤘고, 지금의 코로나19를 살아가는 현재에 돌아볼 것은 무엇인지 시리즈로 연재한다. “바이러스는 여기 있습니다. 바로 이곳에. 기도가 필요한 사람들은 지금 기도를 해야겠군요.”정부는 새로운 바이러스로 인한 팬데믹이 일어났음을 선포한다. 넷플릭스 드라마 시리즈 ‘스위트투스: 사슴뿔을 가진 소년’에서는 세상을 바꿀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등장한다. 드라마에서
[위클리서울=이주리 기자] MBN ‘불타는 트롯맨’을 통해 트로트 가수 ‘춘길’로 변신했던 발라드 가수 ‘모세’가 단독 콘서트를 가진다.오는 6월 4일 서울 홍대 인근 구름아래소극장에서 ‘언제나 입춘대길’이라는 타이틀로 춘길과 모세의 매력을 모두 담아낼 예정이다.2005년 ‘사랑인 걸’로 각종 차트를 ‘올킬’하며 화려하게 데뷔한 19년 차 가수 모세는 여러 사정이 겹치면서 한동안 가수 활동을 하지 못하다가, 아버지까지 여의게 되면서 가수의 끈을 놓고 평범한 삶을 살아왔다. 그러다 팬들의 요청으로 지난 해 JTBC ‘싱어게인’에 도전
[위클리서울=온라인뉴스팀] 철수와영희, 자연과생태, 마리북스, 북치는소년, 갈마바람, 학교도서관저널, 리얼부커스, 보리, 히포크라테스, 아이들은자연이다 등 열 개 출판사는 전태일의 풀빵 정신을 생각하며 우리 시대 청소년을 응원하는 인문, 사회, 생태, 과학 교양 도서를 ‘너는 나다-십대’ 시리즈로 함께 펴낸다.‘너는 나다-십대’ 시리즈의 첫 번째 책인 『인권으로 살펴본 기후 위기 이야기』는 인권의 관점에서 기후 위기를 살펴보며 기후 뉴스, 기후 정의, 과학, 재생 에너지, 법, 정의로운 전환 등 여섯 가지 주제를 통해 기후 위기를
[위클리서울=정민기 기자] 당연한 것은 실은 당연하지 않다. 이를 테면, 우리 집 앞에 수많은 교회가 있고 또 바로 근처에는 절 하나가 있는 것. 또 그런 와중에 젊은 사람들이 노출 있는 옷을 부담스러워 하며 스스로를 유교걸, 유교보이라고 부르는 것들 말이다. 한국에 살아온 나로서는 지독하게 당연했다. 교회야 많은 게 교회이고, 산에 가면 꼭 하나씩 절이 있고, 명절에는 조상님들을 향해 음식을 차리고 몇 번씩 절을 한다. 아이들은 여름성경학교에 다니고, 등산을 하다가 목탁 소리를 듣고, 청학동에는 훈장님이 있다.1년에 몇 번 안 피
[위클리서울=김은진 기자] 우리 집에는 예전부터 식물이 꽤 많았다. 어머니가 화분에 식물을 기르는 것을 좋아하시기 때문이다. 옷방과 세탁실을 제외하면 우리 집에 식물이 없는 공간은 없다. 그 식물들은 아주 오랜 시간 동안 여러 사연과 경로로 하나둘씩 들어와 집안 구석구석에 자리를 잡았다. 이번에 세어보니 우리 집의 화분 개수는 거의 60개고 수경재배 중인 관엽 식물까지 합치면 총 식물 수는 70개가 넘는다. 그중에는 어머니가 선물로 받으신 서양란과 동양란, 오래전에 유행했던 벤저민 고무나무, 아는 분의 꽃집 개점 기념으로 사 오신
[위클리서울=김혜영 기자] 중요한 건 뭐라도 해야겠다는 마음얄궂게도 비는 계속 내렸다. 이미 닦은 의자에도 금방 빗물이 고였다. 광장의 지붕만으로는 사방에서 들이닥치는 비를 막을 길이 없었다. 댐의 구멍을 손가락으로 막아 큰 재해를 예방한 어느 소년의 이야기가 떠올랐다. 그 아이도 대단한 효과를 기대하기 전에 뭐라도 해야겠다는 마음이 앞섰을 것이다. 물론 영화제를 준비하던 우리가 선견지명이 있는 영웅과 비슷하다는 뜻으로 꺼낸 이야기는 아니다. 뭐라도 해야겠다는 그 마음에 대해 말하고 싶은 것이다. 누군가는 오랫동안 준비하고 누군가는
[위클리서울=정민기 기자] 메스티아 걷기우리는 산맥의 바로 아래 까지 온 셈이었다. 이 산맥을 넘으면 곧바로 러시아로 이어진다. 코카서스라고 불리는 넓고 긴 산맥. 누군가에게는 유럽과 아시아의 경계가 되기도 하는 산맥. 조지아는 코카서스 산맥을 따라 바로 아래 이어진 나라였다. 유럽의 끝, 아시아의 시작. 혹은 아시아의 끝, 유럽의 시작. 혹은 유럽과 아시아라는 불투명한 경계 그 자체를 보여주는 땅. 조지아의 서쪽으로 들어온 진과 나는 동쪽의 수도 트빌리시로 향하기 전 우선 서북쪽의 메스티아부터 들렸다. 거의 반나절쯤 걸려서 도착한
[위클리서울=김은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전 세계가 고통받고 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전염병과의 싸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렇다면 인문학에서 전염병을 어떻게 다루었고, 지금의 코로나19를 살아가는 현재에 돌아볼 것은 무엇인지 시리즈로 연재한다. 신부 ‘상현’(송강호 분)은 무기력하다. 사람을 살리기 위해 의사도 마다하고 하고 신부를 택했는데 그가 있는 호스피스 병동에서는 모두 살아서 들어와 죽어서 나간다. 피리를 불어주는 것과 사죄경을 읽어주는 일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기력함이 그를 지배하고 있다. 상
[위클리서울=이주리 기자] 경인일보 신춘문예 수상 작가 김양미 작가의 첫 소설집이 나왔다.작가는 치매에 걸린 엄마에게 자신의 이름을 묻자, 자신의 이름은 절대 잊어버리지 않을 거라고 믿었던 엄마에게 들은 대답은 ‘민물 장어’라고 했다. 이 말이 너무 슬픈데 또 너무 웃겼다고 한다. 자신의 글도 ‘민물 장어’처럼 슬프지만 웃길 수 있으면 좋겠으면 했다.일곱 개의 단편으로 엮은 《죽은 고양이를 태우다》 소설집은 그녀의 바람대로 독자들로 하여금 슬픈 현실 속에서도 웃음 짓게 만든다.김양미 작가의 소설 주인공들은 하나같이 속칭 '쌈마이'라
[위클리서울=온라인뉴스팀] 학번과 직업이 다른 대학동문들이 사진을 좋아한다는 공통분모만을 가지고 함께 사진전을 개최한다. 한양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졸업생 6명은 ‘공간&공감’이라는 전시명으로 서울 남산도서관 갤러리에서 5월 10일부터 14일까지 정기 단체사진전을 연다.다음은 이번 전시회를 개최하면서 참가자들의 생각과 소감을 담은 전시 서문이다.‘새로운 시도와 변화’ 확인하는 즐거움코로나의 짙은 그림자가 걷히면서 주춤했던 사진전 개최가 속속 재개되고 있다. 기나긴 팬데믹의 망령도 예술에 대한 열정을 식히진 못했다. 전시는 예술에 대한
[위클리서울=김양미 기자] 쥴리는 파양된 토끼다. 나이는 한 살, 동화책에 나오는 피터레빗을 닮았다. 토끼라면 응당 그러하듯, 쫑긋한 귀와 실룩이는 귀여운 코를 가지고 있지만 그렇다고 몸값이 비싼 토끼는 아니다. ‘롭 토끼’처럼 밑으로 축 처진 커다란 귀를 가진 독특한 외모도 아니고 판다처럼 투톤컬러 무늬를 가진 ‘더치토끼’도 아닌 그냥 평범한 집토끼다. 이미 우리 집에는 커다란 개 두 마리와 고양이 세 마리가 있던 터라 토끼까지 키우는 건 결사반대였다. 하지만 아들은, 갈 곳 없는 토끼를 집으로 데려왔고 어쩔 수 없이 거실에 울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