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 최대 전시장 킨텍스 개봉박두
동북아 최대 전시장 킨텍스 개봉박두
  • 승인 2005.04.29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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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일산 10만평 부지에 개관...2013년엔 동북아 최대 전시장 도약


중소제조업체 수출역군들은 매년 봄과 가을이 되면 으레 봇짐을 싸들고 성지 순례를 하듯 유럽과 미국·일본·홍콩 등지의 대형 전시회를 찾아다닌다. 세계 시장에 자사 제품을 알리기 위해서다. 그때마다 이들이 갖는 생각은 공통적이다. “우리나라에는 왜 이런 전시장이 없을까?”  오는 4월 말 경기도 고양시에 문을 여는 킨텍스가 이런 아쉬움을 달래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높다. 현장 취재를 통해 동북아 최대 전시장을 지향하는 킨텍스의 안팎을 샅샅이 훑어보았다.


이제 우리도 이런 멋진 전시장 하나쯤 가질 때가 됐다고 생각지 않습니까?”  킨텍스 홍기화(58) 사장이 기자의 손을 이끌고 인테리어 공사가 한창인 전시관의 두터운 문을 열어젖혔다. ‘아!’ 탄성이 절로 나왔다. 축구장 6개를 한 지붕에 엮어 놓았다는 말이 그제야 실감이 났다. 전시장 반대편 끝이 아스라이 보였다. 거대한 지붕이 얹혀져 있지만 기둥은 8개에 불과했다.
 
전시장의 특성을 살리기 위해 기둥을 최소화하는 특수 공법으로 지었기 때문이다. 경기도는 최근 자유로에서 킨텍스로 진입하는 전용 도로를 확보하기 위해 870억원을 들여 킨텍스IC를 건설중이다. 바야흐로 킨텍스(KINTEX: Korea International Exhibition Center·한국국제전시장)의 개장이 초읽기에 들어간 것이다. 오는 4월29일 1단계 개관 예정인 킨텍스는 경기도 고양시 일산 호수공원 인근 10만여 평 부지에 위치하고 있다. 오픈하면 한국 최대의 단층 건물이자, 전시장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3,500억원의 경제 효과와 연간 1만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고용 유발 효과를 차치하고서라도 킨텍스는 이미 개장 전 서울모터쇼 등 28개의 전시회 개최를 예약해 국내 최대 전시회장으로서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2,000석 규모의 국제회의장·비즈니스센터도 갖췄다. 2013년 3단계 공정을 마치고 나면, 부지 33만㎡, 전시면적 17만8,000㎡인 동북아 최대 전시장으로 우뚝 설 예정이다. 경기도·고양시·KOTRA가 각각 3분의 1씩 총 2,400여억원을 출자했다.
 
산업계에서도 킨텍스 개장을 적극적으로 반기고 있다. 개관 다음날인 4월30일부터 5월8일까지 개최되는 ‘2005 서울모터쇼’를 시작으로 ‘국제식품전’(5월) ‘국제기계부품소재산업전’(6월) ‘세계도로교통박람회’(7월) ‘서울국제종합전기기기전’(SIEF, 10월) 등 대규모 국제 전시회와 국내 전시회 및 국제 회의가 잇따라 선보일 예정이다.
 
서울모터쇼의 경우 완성차 30개 사(국내 8개 사, 해외 22개 사), 부품업체 118개 사가 참가 신청을 냈다. 역대 모터쇼 사상 최대가 될 것으로 조직위 측은 예상하고 있다. 전시 관련 전문가들은 서울모터쇼가 최대 규모가 된 데에는 킨텍스의 탄생이 기여한 바가 크다고 평가하고 있다. 기존 전시장은 그동안 공간이 협소해 수입차와 국내차 간에 별도의 행사를 갖는 등 여러 제약이 따랐지만, 킨텍스 개장으로 인해 이러한 문제점이 일거에 해소됐기 때문이다.
 
● 통일한국시대 산업교류 이어갈 교두보 역할
 
  킨텍스 측은 올해만 810만여 명의 국내외 관람객이 찾아오고 2009년 1,130만 명, 2013년 1,542만 명(내국인 1,260만 명, 외국인 277만 명)이 찾아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킨텍스의 중후장대한 규모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다.
 
킨텍스의 1차 임무는 무엇보다 ‘전시산업의 글로벌화’라고 회사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앞으로 국내에서 5만㎡ 이상의 전시회 개최가 가능해 우리나라를 비롯한 중국·일본·동남아시아 시장에 진출하려는 유럽과 미국의 전시 주최사들이 킨텍스에서 전시회를 진행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미 킨텍스는 싱가포르 엑스포와 양해각서를 체결한 것을 포함해 이탈리아 피에라 밀라노(Fiera Milano), 중국 CIEC 등과 업무 협약에 관한 구체적인 논의를 진행중이다.
 
킨텍스는 또 남북한 통일시대를 대비해 국가 기간산업 인프라로서의 역할에도 충실한다는 입장이다. 산업 기반이 취약했던 고양과 파주 일대에 킨텍스와 출판 문화 단지, LG필립스 LCD 공장과 관련 협력 단지가 잇따라 건설되면서 신 산업 벨트가 형성되고 있다. 이 벨트는 남북화해 분위기가 무르익으면 임진강을 건너 북한의 개성공단과 연결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남북한을 잇는 경의선 철도 연결과 제2자유로, 파주 출판단지~경의선 운정역간 경전철도 신설 등이 이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특히 이 지역은 인천국제공항과도 가깝고 인천경제자유구역과 인접해 있어 정부 차원의 ‘동북아경제중심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한편, 세계 전시 컨벤션 업계의 거물들도 킨텍스 개장에 맞춰 대거 방한한다. 오는 4월26일부터 3일간 킨텍스에서 ‘아시아 전시 CEO포럼’이 개최된다. 산업자원부와 한국전시산업진흥회가 후원하는 이번 행사에는 아시아 각국의 국제 전시장 운영 및 주최사 CEO와 미국과 유럽의 국제 전시 컨벤션 관련 기관 및 기업 CEO 15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루드 반 인겐 국제전시연맹(UFI) 회장을 비롯해 스티븐 해커 국제전시주최자협회(IAEM) 회장, 헤르만 크레세 독일전시산업협회(AUMA) 회장, 첸 루웨이 중국국제전시전람공사(CIEC) 부회장, 짐 에싱크 VNU 부회장, 스테펀 탄 싱가포르전시서비스 대표 등 국제 전시 컨벤션 업계의 거물들이 대거 참석해 연사로 나선다. 홍기화 킨텍스 사장은 “킨텍스 개장으로 이제야 세계 전시산업에 한국의 이름을 올릴 수 있게 됐다”며 “국가 산업 발전의 기간 인프라로 킨텍스를 성공적으로 론칭할 것”이라고 말했다.

● [킨텍스 개관] 국내 전시산업, 재편 회오리
킨텍스는 대형 산업전 위주… 코엑스는 국제 회의 유치
 
  킨텍스가 개관하면 그동안 코엑스가 주도하던 국내 전시산업의 흐름도 자연스럽게 재편될 것으로 예상된다. 킨텍스와 코엑스 모두 글로벌 수준의 시설을 갖추고 있지만, 규모면에서 월등히 큰 킨텍스는 앞으로 대형 산업 전시전 위주로, 코엑스는 도심의 편의시설과 접근성 등을 고려해 대규모 국제 회의 개최에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킨텍스는 이미 4월14일부터 연말까지 모두 29개의 전시회 스케줄이 확정된 상태다. 킨텍스는 “국내 대형 전시회를 모두 유치해 개장 전부터 한국 전시산업의 주도자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며 “무엇보다 단층 구조에다 기둥이 단순해 대규모 전시를 유치하는 데 유리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 킨텍스는 코엑스의 전시 면적보다 1.5배 크며, 3단계 확장 공사가 끝나는 2013년엔 전시 면적이 도쿄국제전시장(2만4,400㎡)의 실내 전시 면적보다 2배가 더 넓다.
 
이에 따라 코엑스는 올해를 기점으로 세계적인 국제 회의 중심으로 도약한다는 중장기 전략을 마련했다. 2005 아시아 소화기학회 학술대회(9월), 제19차 아시아·오세아니아 산부인과 학술대회(10월), 제8차 세계화상대회(10월), 2005 적십자 세계 총회(11월) 등 4건의 굵직한 행사를 포함해 18건의 국제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 [西일산이 뜬다] 킨텍스 인근 아파트 가격 1년 새 최고 1억원 올라
 
  호수로를 사이에 두고 킨텍스와 마주보고 있는 건영·대명·동부 아파트 등은 이미 지어진 지 10년이 넘었지만, 최근 킨텍스 개장을 앞두고 가파른 오름세를 타고 있다. 일명 ‘킨텍스 프리미엄’ 때문이다. 일부 아파트는 아예 외벽을 ‘킨텍스 아파트’로 고치기도 했다. 향후 몇 년간 지속적으로 조성될 킨텍스와 차이나타운·스포츠몰·아쿠아리움·분수대 등 킨텍스 지원 시설 부지의 매머드 시설과 최근 경기도가 조성 계획을 발표한 ‘한류우드(韓流 Wood)’ 덕분이다. 이들 아파트들은 최근 1년 사이에 많게는 1억원이 훨씬 넘게 아파트 값이 뛰었다고 인근 부동산 중개인들이 전했다.
 
킨텍스 지원 시설 부지의 핵심은 차이나타운이다. 차이나스트리트·호텔·오피스텔과 상가·식당가 등으로 구성된다. 차이나타운 좌측엔 백화점과 할인 매장을 중심으로 상가와 상업시설이 들어선다. ‘노래하는 분수대’는 지난해 4월 이미 완공됐다. 높이 50m의 물줄기가 음악에 맞춰 춤추고 각양각색의 조명을 내는 초대형 분수대다. 차이나타운 우측 스포츠몰은 주 시설로 실내 스키장이 들어선다. 워터파크와 스포츠 용품 판매점들이 입주하고, 부지 9,000평의 국내 최대 해양 동식물 수족관이 들어서 돌고래 쇼를 선보일 예정이다. 복합 엔터테인먼트 시설로 인해 서울 서부권 등의 인구가 역이동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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