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당진 유범수씨 효심 접한 고교생들 탄성

 

♠ 깜짝 놀란 고교생들! 옛 어른들은 이런 효성이 있을줄이야!

  “산속 무덤 옆에서 3년동안 한시도 떠나지 않고 생활했다니 믿기지 않아요.”
  지난 6일 오후 2시 충남 당진고 1학년6반 학생 29명이 서산 성연면 한 야산 자신의 어머니 묘소 옆에서 ‘시묘살이’하는 유범수(52.인천 부평구)씨를 찾았다. 어버이날을 맞아 우리 조상의 극지한 효 실천 방식이었던 시묘 현장을 직접 살펴보고 효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기 위해서다. 학생들의 이날 방문은 이 학교 이명성(61)교장이 학생들에게 체험학습을 권유해 이뤄졌다.
  학생들은 유씨가 생활하는 한 평 남짓한 움막을 살펴보고 모두 놀라는 모습이었다. 추운 겨울을 세 번씩이나 이곳에서 보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 학생이 “감기는 안 걸렸느냐”고 묻자 유씨가 “움막 안과 밖 온도가 거의 비슷해 잘 걸리지 않는다”고 답해 폭소가 터졌다. 유씨는 학생들에게 “부모는 자식을 위해서라면 목숨도 버릴 수 있으며 자식이 아무리 큰 잘못을 해도 용서할 수 있는 마음을 가졌다”며 “여러분이 할 수 있는 효도는 건강하게 자라고, 공부를 열심히 해서 부모님의 마음을 편하고 즐겁게 해 드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효는 부모 걱정을 덜어주는 데서 시작된다”면서 “부모가 계시거든 멀리 떠나지말며 가더라도 행선지를 꼭 알려라”는 명심보감 구절을 강조했다.
  동행했던 이 교장은 “행여 학생들이 시대에 어긋난다며 부정적 시각으로 볼까 염려됐는데 이해하려는 입장을 보여 대견스럽다”고 말했다.
이상민(16)군은 “효심이 깊지 않으면 시묘의 어려움을 참아내지 못할 것”이라면서 “나를 위해 고생하시는 부모님을 생각하면 나도 1년은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태우(16)군은 “아저씨 때문에 가족들이 고생할 거라고 생각했으나 시묘를 위해 오래 전부터 돈을 저축하는 등 치밀한 준비를 했다는 얘기를 듣고 안심했다”고 말했다.
  유씨의 시묘살이는 2일로 만 3년을 채우고 끝이 난다. 유씨는 2002년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오래전부터 계획해 온 시묘살이를 실천했다. 그의 시묘살이가 알려진 뒤 지금까지 수천명이 이곳을 다녀갔다.
     
                                 - 윤호철 부산경남지역 취재본부장 -

◆ 시묘(侍墓)살이 = 부모의 생전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돌아가신 직후부터 3년동안 무덤 옆에 오두막을 짓고 식사를 올리며 묘를 돌보는 풍습을 말한다. 부모님의 죽음이 자신의 불효에서 비롯됐다고 여겨 머리와 수염도 안 깎으면서 온갖 고초를 견뎌낸다. 조선시대에는 시묘살이를 부모에 대한 가장 효성스러운 행위로 평가해 3년간 시묘살이를 마친 이에게 나라에서 상을 내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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