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진보" 황우석 교수 복제, 배아 줄기세포 배양 성공의 의미
"위대한 진보" 황우석 교수 복제, 배아 줄기세포 배양 성공의 의미
  • 승인 2005.05.20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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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 "황 교수 성과는 위대한 진보"

 

서울대 황우석 교수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실제 환자의 체세포를 복제, 배아 줄기세포를 배양하는데 성공했다. 20일 외신들은 이같은 소식을 앞다퉈 보도하며 "위대한 진보"라고 극찬했다. 특히 그간 황 교수의 연구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던 전문가들마저 갈채를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황우석 교수는 이날 런던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척수 손상으로 팔·다리가 마비된 환자 9명, 선천성 면역글로블린 결핍증·소아당뇨 환자 등을 포함한 11명의 환자에게서 피부 체세포를 복제해 배아줄기세포를 만드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성과는 ▲실제 환자의 줄기세포 배양에 성공한 점 ▲피부체세포에 타인의 난자를 이용해 복제에 성공, 줄기세포를 배양한 점 ▲여성 뿐 아니라 남성, 노인과 어린이 등 다양한 대상을 이용, 실험에 성공한 점 등이 특징이며 각각 세계최초다.

USA투데이는 "이번 연구결과는 논란의 여지가 있는 줄기세포 기술 분야에서 명백한 진보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며 "향후 `치료상`의 적용에 보다 큰 가능성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줄기세포 연구자인 어드밴스드 셀 테크놀러지의 로버트 란카 박사는 "이번 연구는 어떤 측면에서 줄기세포 분야의 첫 연구보다 더욱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극찬했다.

그는 "이전 실험에서 수백개의 난자가 사용된 것과 달리 한국팀은 단지 십여개의 난자로 줄기세포를 배양하는데 성공했다"며 "또한 그들은 보다 오염됐을 것으로 보이는 동물의 세포 대신 인간의 세포를 사용해 실험에 성공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세계 각국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재생치료 분야에서 한국이 앞서 나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윤리적인 측면에 있어 국제적인 찬반양론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전했다.

교토대학의 나타쓰지 노리오 교수는 "황 교수 연구팀의 데이타는 매우 구체적이어서 설득력이 있다"며 "의심의 여지가 없는 획기적인 성과로 기본적인 이론이 거의 완성단계에 다다른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요미우리 신문은 교토대학의 재생의과 연구소장을 인용해 "난자 제공자 1~2명만 있으면 환자의 배아줄기세포를 얻을 수 있는 `효율성`을 달성해 냈다"며 "충분히 실용화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마이니치 신문 역시 "복제기술을 응용한 난치병 치료에 한 발자욱 더 나가섰다"고 평가했다. 다만 복제인간 제조 가능성 역시 커졌다는 점에서 윤리적인 문제를 야기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일부 외신은 이번 연구 결과가 그간 황 교수의 연구 성과를 의심했던 전문가들에게도 확신을 안겨줬다는데 의미를 부여했다.

파이낸셜 타임스(FT)는 그간 황 교수의 성과에 의구심을 표명해 왔던 과학자들도 이번 결과에 대해 인정하고 갈채를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케임브리지대 앤 맥라렌 교수는 "일부 과학자들은 황 교수의 이전 복제연구가 성공한 것은 여성의 난자와 난소 세포를 사용했기 때문이라고 폄하했다"며 "그러나 이제 인간 피부 세포를 이용한 복제에 성공했고, 이것은 인류에 있어 엄청난 좋은 소식"이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전 황 교수가 복제된 배아로부터 한개의 줄기세포를 복제해 냈을 때, 과학자들은 그 과정이 너무 번거로워서 되풀이할 가치가 없다고 평가했다"고 보도했다. 일부는 연구가 옳다는 것 자체를 의심했었다고 덧붙였다.

NYT는 그러나 이번 연구로 인해 "상황은 완전히 변했다"고 강조했다.

줄기세포 연구자인 하버드 메디컬 스쿨의 레오나르드 존 박사는 "황 교수의 연구는 거대한 진보"라며 "`치료용 복제`라 불리는 이번 연구는 줄기세포 분야에 있어 크나큰 희망"이라고 평가했다.
 
황우석 교수팀의 이번 연구성과는 크게 ‘난치병 환자의 배아줄기세포 배양’과 ‘이성(異性)간 배아줄기세포 배양’이라는 두 가지 측 면에서 큰 의미가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연구팀이 난치병 환자를 대상으로 배아줄기세포를 만드는데 처음으로 성공 한 것은 이 분야 국내 과학자들의 앞선 기술수준을 다시 한 번 보여준 것으로 배아 줄기세포를 이용한 질병치료가 국내에서 먼저 현실화될 수 있다는 기대를 낳게 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이번 연구성과의 가장 큰 의미는 난치병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배아줄기세포를 확립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과학자들은 파킨슨씨병, 뇌졸중, 치매, 뇌척수손상, 관절염, 당뇨병 등에 배아 줄기세포를 적용할 경우 체내의 손상된 세포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난치병 환자의 배아줄기세포를 배양하는데 성공하지 못함으 로써 그 가능성을 제시하는 수준에 그쳐왔었다.

황 교수팀은 이번 연구에서 선천성면역결핍증환자(CGH.남.2)와 소아당뇨병환자( JD.여.6), 척수질환자(SCI.여.33) 등을 3명의 난치병환자를 연구에 참여시켰다.

연구대상이 된 척수손상과 선천성면역결핍증, 당뇨병 등은 현행 생명윤리법에서 배아연구를 허용하고 있는 18개 질환에 포함돼 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2살짜리 선천성면역결핍증 환자는 남자이기 때문에 배아복 제를 위해 건강한 여성의 난자가 대신 제공됐으며 6세
소아당뇨병 환자도 여성이긴 하지만 나이가 어려 역시 다른 사람의 난자가 사용됐다.나머지 건강에 특별한 문제가 없었던 8명도 생물학적 연관성이 없는 여성으로부 터 제공받은 난자가 사용됐다.

반면 척수질환을 앓고 있는 33세 여성은 100% 환자 자신의 체세포와 난자를 이 용해 배아줄기세포를 만들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동일인의 난자와 체세포를 이용한 완전복제는 미토콘드리아 DNA까지 완벽하게 일치함으로써 질병치료를 위해 배양한 세포를 환자 자신에게 이식할 경우 면역 거부 반응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과학자들은 보고 있다.

황 교수팀은 지난해 세계 처음으로 배아줄기세포를 확립한 이후 윤리적 부담에 도 불구하고 이성(남성과 여성)간 배아복제 연구에 매달려 왔고 결국 이번에 남성환 자의 세포를 이용해 이성간 배아줄기세포 배양기술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황 교수팀이 지난해 2월 미국 과학전문지 사이언스를 통해 발표한 배아줄기세포 생산기술은 여성의 난자에서 핵을 빼낸 뒤 해당 여성의 난자 주변에 붙어 있는 난구 세포의 핵을 이식하는 방식이었다.

이는 난자를 기증한 여성의 체세포를 다시 자기 난자에 이식한 것으로 생명공학 자들은 이 같은 배아복제 방식을 통상 ‘완전복제’라고 말한다.

결국 동일인의 난자와 체세포를 이용한 완전복제는 미토콘드리아 DNA까지 완벽 하게 일치함으로써 질병치료를 위해 배양한 세포를 환자 자신에게 이식할 경우 면역 거부반응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연구팀은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세계 첫 복제동물로 꼽히는 복제 양(羊) ‘돌리’의 경우 난자를 제공한 양과 체세포를 제공한 양이 서로 달라 각기 다른 미토콘드리아 DNA가 혼합됨으로써 엄밀한 의미로는 ‘완전복제’로 볼 수 없었다.

연구팀이 이번에 성공한 배아복제기술도 복제양 돌리와 같은 방식이다.즉 남성의 귀나 피부, 장딴지 등에서 떼어낸 세포를 핵이 제거된 여성의 난자에 넣음으로써 남성과 여성 사이에서도 배아줄기세포 배양이 가능한지를 보고 이 줄기 세포가 면역거부반응 없이 남성 환자에게 이식이 가능한지를 보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황 교수팀이 또 다른 연구대상으로 삼은 어린 여성이나 폐경기 여성 도 마찬가지로 자체적으로 난자를 생산하지 못하는 만큼 다른 여성의 난자를 빌어 배아줄기세포를 만들고 이를 질병치료에 이용할 수 있는지를 봐야만 줄기세포를 이 용한 대중적 치료 길을 열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생각이다.

황우석 교수는 “다양한 연령대, 성별에서 배아줄기세포 배양기술을 확보해야만 질병치료에 활용할 수 있다”면서 “세계 각국의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윤리적 문제 를 무릅쓰고라도 연구를 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또 하나, 과학자들은 그동안 배아줄기세포가 인체의 210여개 장기로 발달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이 세포를 특정세포로 분화시키면 뇌질환에서 당뇨병, 심장병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질병을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배아줄기세포를 만드는데 노력해 왔다.

이 때문에 이번 연구는 난치병으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에게 큰 희망을 줄 것 으로 전망된다.하지만 황 교수팀의 연구성과가 임상에 적용되기 위해서는 선결해야 할 과제들 이 아직도 산적해 있다는 게 연구팀과 관련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우선 이번에 만들어진 배아줄기세포가 환자의 체세포를 이용한 것이어서 면역거 부반응이 없다고 하더라도 미토콘드리아에 들어있는 ‘유전자표식 항원 인자(MHC - H LA)’가 다르기 때문에 여전히 환자에게 이식하기에는 결함을 내포하고 있다.

또한 환자로부터 유래된 줄기세포는 체내에 주입돼도 역시 같은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이와 함께 임상실험에 앞서 반드시 환자와 복제배아줄기세포의 생물학적 특성규 명이 선행돼야 하며 질환 동물모델을 이용한 전임상 시험도 이뤄져야 한다고 전문가 들은 입을 모은다.

배아줄기세포를 만드는 과정에서 사용되는 동물성 시약 때문에 실제 환자에 대 한 세포치료시 병원균에 노출될 수 있는 위험성이 상존하는 것도 극복해야 할 과제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황 교수는 “줄기세포 생산과정에 필요한 재료 중 동물에서 비롯된 물질을 완전 히 제외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체외 분화 배양조건이 아직까지 제대로 확립되지 못해 미분화 세포가 여 전히 상존하는 점과 환자의 나이에 따라 배아줄기세포
배양 성공률이 큰 차이를 보 이는 문제 등도 해결해야 한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실제로 황 교수팀의 이번 연구에서 30세 이상 여성의 난자를 이용한 줄기세포확 립 성공률은 22.2%로 30세 이하 여성의 성공률 40.9%보다 크게 낮았다.

황 교수는 “줄기세포확립 성공률이 15배 가량 향상됐지만 배아복제 배반포기 발 생률은 24%로 여전히 저조하다”면서 “배아줄기세포를 특정세포로 분화시킬 수 있는 효율적인 방법을 개발해야만 실제 임상에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창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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