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대발전후원회장 맡아 "제주 발전을 위해 고민하고 있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도지사 출마가 유력시되는 현명관 삼성물산 회장이 최근 제주도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제주도발전을 위해 미력이나마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계속해서 고민해 왔다"고 긍정적으로 말해 향후 행보에 촉각이 곤두서고 있다.
최근 초대 제주대발전후원회 회장으로 선임된 현명관 회장은 지난 27일 오전 10시10분 제주대 총장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은 의지의 일단을 표명했다.
도지사 출마설에 대해 현 회장은 "오늘은 대학발전후원회 회장으로 왔다"며 "제주도 교육은 물론이고 제주도 발전을 위해 미력이나마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하고 계속 고민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현 회장은 "그동안 제주발전을 위해 국제자유도시포럼과 동북아시대위 제주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아왔다"며 "그런 선상에서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고 긍정적인 답변을 했다.
기회가 된다면 출마할 생각이냐는 질문에 "아직 뚜렷하게 생각해 본적은 없다"고 즉답을 회피했다.
지방선거 출마와 관련한 질문들이 쇄도하자 자리에 있던 제주대 고충석 총장은 "주변에서 현명관 회장에게 도지사 출마를 권유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제주대 발전이 제주도 발전이기 때문에 여러 차례 부탁한 끝에 어렵게 발전후원회장 승낙을 받아냈기 때문에 후원회장으로만 질문해 달라"고 기자들에게 요청까지 했을 정도.
현 회장은 "전국에 퍼져 있는 제주출신 출향인사들이 제주도와 제주대 발전에 관심을 가진 인사들이 많다"며 "또한 제주출신이 아니더라도 제주에 대한 관심이 많은 인사들도 포함해 발전후원회 활동을 벌여나가겠다"고 말했다.
현 회장은 "대학은 경쟁하면서 발전하는 것"이라며 "외국대학과 경쟁하면서 역량을 강화하고 클 수 있는 것이 제주대의 첫번째 길"이라고 말해 외국대학의 유치 방안에는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근 행담도 개발 과정의 의혹들과 관련 문정인 동북아시대위원장이 사직한 것에 대해 현 회장은 "어떻게 하면 외자유치를 할까 선의로서 한 것인데 애석하고, 개인적으로 아쉽다"며 "제주도 입장에서도 문 동북아시대위원장이 버팀목이 돼 왔었다"고 심경을 밝혔다.
제주도 특별자치도 문제에 대해선 "국제자유도시특별법은 국제자유도시를 만드는데 많이 부족했다"며 "진정한 국제자유도시를 만드는데 특별자치도는 홍콩과 같은 프리존을 만드는데 내용을 보완할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현 회장은 "특별자치도 기본구상은 좋은데 법을 만드는 국회에서 그런 내용을 담을 수 있느냐가 걱정"이라며 "변질되지 않도록 우리 모두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 회장은 "제주도의 국제자유도시 성공은 전략을 갖고 중앙정부를 설득할 수 있고, 외국투자자들에게 내실있는 실천전략을 만드느냐가 중요하다"며 "제주도가 기업하기 좋은, 투자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이 국제자유도시 성공의 키포인트"라고 말했다.
현명관 회장은 지난 3월 전경련 부회장직을 물러나면서 가진 언론과의 인터뷰 등에서 이미 제주도지사 출마에 대한 일단의 속내를 비추기도 했다.
당시 현 회장은 앞으로 활동계획을 묻는 질문에 "제 고향이 제주도입니다. 제주도가 국제자유도시로 발돋움하려고 하지요. 저의 그간 경험이 지역사회가 발전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 미력이나마 보태고 싶습니다"라며 "이제는 지역사회와 국가를 위해 할 일을 생각하겠다"고 얘기했었다.
행정고시 출신인 현 회장은 감사원 등 공직생활 12년을 포함해 삼성그룹엔 78년 입사, 재직기간만 27년으로 올해로 직장생활은 만 39년째다. 89년 이후 신라호텔 등의 대표이사직을 맡아왔다. 지난 2002년 2월 후배 경영인들에게 길을 열어주기 위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고 이에 따라 맡고 있는 회사의 대표이사와 등기이사직을 그만두었다.
그러나 삼성물산 회장 직함은 그대로 유지해왔다. 아울러 삼성라이온즈 구단주 겸 일본담당 회장으로 그룹의 스포츠마케팅과 일본과 협력업무를 지휘하기도 했다. 정서룡 기자 sljung99@yahoo.co.kr

◇현 회장 주요 경력
▲41년 제주출생 ▲59년 서울고졸 ▲63년 서울대 법학과졸 ▲65년 행정고시 합격 ▲67년 부산시 근무 ▲68년 감사원 부감사관 ▲78년 전주제지 총무부장 ▲81년 호텔신라 이사 ▲89년 호텔신라 대표이사 부사장 ▲91년 삼성시계 대표이사 사장 ▲93년 삼성종합건설 대표이사 사장 ▲93년 삼성그룹 비서실장 ▲96년 삼성물산 총괄대표이사 부회장 ▲2001년 삼성물산 대표이사 회장 ▲2002년 삼성그룹 일본담당 회장 ▲2003년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 ▲2005년 삼성물산 회장(현)
◇상벌
▲91년 동탑산업훈장 수상 ▲97년 체육훈장 백마장 ▲98년 제35회 무역의 날 수출의 탑 ▲99년 한국전자상거래 대상 우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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