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들 정리정돈이 뭔지 알기나 하는 거야?"

일병 때 일어났었던 일 중 하나의 에피소드를 소개하고자 한다.

군대에서 일명 땅개라고 하는 보병은 4개의 계급이 존재한다. 이등병, 일병, 상병, 병장 즉, 모자나 군복 상의에 보면 작대기라고 불리는 노란 줄이 계급에 따라 그어져 있다. 물론 병장이 최고참이다.

그러나 각 계급도 부대에 따라 서열이 매겨 지는데 우리 부대는 1주일 단위로 고참이 정해졌다.

즉 입대한 날짜가 7일이 넘지 않으면 동기고 그렇지 않으면 먼저 들어온 사람이 고참이 되는 것이다.

 

모든 군대가 계절에 민감하지만 강원도에서 군 생활하는 군인이 조금 더 민감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특히 겨울과 가을이 다소 힘든 편인데 가을에 있었던 에피소드를 하나 소개할까 한다.

즉, 시스템화 되어 있는 조직이 아주 큰 힘을 발휘하는데 그 일은 자그마한 일들이, 짜임새가 있을 때 큰 일도 조직적으로 잘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부대 연병장 낙엽 치우는 일도 조직력이 필요한 일이다.

 

가을의 아침에 일어나 보면 막사 앞이나 연병장(대운동장)에 엄청난 낙엽이 떨어져 있었다. 모든 낙엽이 떨어져야 겨울이 시작되는가 보다 생각했었으니까.

필자가 일병이었을 때 각종 도구 정리 및 배포 업무를 막 인수받았을 때의 일인데, 예외 없이 고참은 청소도구 준비해서 집합!!! 하는데 창고가 다소 좁고, 싸리빗자루, 쓰레받이, 작은 빗자루, 당까(마대자루 양쪽에 나무를 끼워 돌이나 짐을 두 사람이 옮기기 좋게 만든 도구인데 군대에서 이렇게 불렀음)등이 다소 어지럽게 쌓여져 있어서 나는 빠른 시간 내에 모든 부대원들에게 나누어 줄 수가 없었다.

고참은 청소 후에 우리 동기들을 집합시키고 강력한 기합을 준 후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이다.

정리 정돈이 무언지 알아? 한번 말해봐! 하는데 나나 우리 동기들이 말들은 하는데 고참에게는 원하는 답변이 아닌 것 같았다.

 

고참은 정리라는 것은 필요한 물건과 불필요한 물건을 분리하는 것이다. 그리고 정돈이라고 하는 것은 정리된 필요한 물건을 사용하기 좋게 배치하는 것이다 라고 하면서 작은 일부터의 정리, 정돈의 습관화가 미래에 어떤 일들을 도모할 때 원하는 결실을 맺을 수 있는 기본이다라고 하는데 제대한 지금까지 기억에 남는다.

 

IT업종의 어느 과장과 상담한 사례를 보면, 재무 분석 및 금융 포트폴리오를 하기 위해 자산 내역을 받아보았다. 보험사, 증권사, 은행등을 망라하여 15가지가 넘는 다양한 상품에 가입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몇 가지 질문을 하여 보았다. 그 중 한가지가 목돈 얼마를 만드시려고 이 은행과 증권사의 상품에 가입하셨습니까? 했더니 그 과장은 거기까지는 생각을 못해보았고, 저축이나 투자는 해야겠기에 그냥 남는 돈을 저축하고 있습니다라는 것이었다. 필자가 물어보는 질문의 요지는 그 상품의 만기가 되었을 때 과연 무엇을 하기 위해 가입을 했느냐는 목표의식을 보기 위함이다. 무릇 재테크라는 것은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저축이나 투자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양하고 많은 금융상품에 가입하거나 특별한 투자 없이 현금을 방치하고 있는 사람은, 짜임새 있게 목적의식을 분명히 가지고 재테크에 임하는 사람과는 동일한 출발을 하였을 때 시간이 가면 갈수록 그 차이는 크다고 할 수 있다.

 

기존의 습관을 포기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새로운 습관을 익히고자 하는 일은 더 어려울 수 있다. 이제는 목표에 수립하고 계획하고 실행하는 습관을 갖도록 해보자. 그러면 미래에는 현재 보다 나은 재정이 이루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황순천 님은 현재 외국계 보험회사에서 재테크 전문가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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