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오션 전략> 경쟁자 추월 집착 않고 ‘새 차선’서 달린다


<블루오션 전략>은 가치혁신론의 대가인 프랑스 인시아드(INSEAD) 경영대학원의 석좌 교수인 김위찬 교수와 르네 마보안 교수가 공동 저술한 일종의 경영전략서다. 올해 2월 미국 출장 중 처음 접했는데 최근 우리나라에도 번역서가 출간됐다.
이 책에서는, 경쟁에서 이기는 유일한 방법은 ‘현재 존재하는 모든 산업, 이미 세상에 알려진 시장 공간’을 의미하는 레드오션(Red Ocean)을 벗어나 ‘현존하지 않는, 미지의 시장’인 블루오션(Blue Ocean)을 창출해 나가는 것이라고 역설하고 있다.
즉, 레드오션에 빠진 기업들은 치열한 기존 경쟁시장 질서 안에서 방어적 포지션을 구축하여 경쟁자를 누르려는 전통적 접근법을 추구하였으나, 블루오션 창조자들은 경쟁자를 벤치마킹하지 않았으며, 경쟁자를 이기는 데 집중하는 대신 구매자와 회사를 위한 가치 도약을 이뤄 새로운 비경쟁 시장공간을 창출함으로써 경쟁 자체에서 벗어나는 이른바 ‘가치혁신’을 추구하였다고 설명하고 있다.

현존하지 않는, 미지의 시장 창출에 승부수

보통 ‘혁신’이라고 하면 잘 하고 있는 경쟁사를 먼저 벤치마킹하고 그보다 좀 더 나은 방안을 찾아내려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결국 치열한 경쟁에서 헤어나지 못하게 한다. 이 책은 이런 레드오션 전략에서 벗어나 발상을 바꿈으로써 기존에 존재하지 않던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는 블루오션 전략으로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기업들의 예를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정보통신부가 포화 상태에 이른 우리의 기존 통신서비스 시장을 벗어나 새로운 정보통신서비스와 신성장 동력을 개발·육성하여 세계시장을 선점하려는 것이나 가치혁신을 통해 세계적 기업을 꿈꾸는 IT중소·벤처 기업들을 집중 육성하려는 것도 바로 이 ‘푸른 바다 전략’과 일맥상통하고 있다.
IT분야에서 휴대전화 단말기를 비롯한 반도체 등 세계 최고의 제품들이 세계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러한 ‘푸른 바다 전략’의 개가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최근 DMB(디지털 멀티미디어 방송)와 휴대인터넷 분야에서도 세계 최초의 기술을 선보여 새로운 푸른 바다 창출을 예고하고 있다.
기술 진보가 가속화됨에 따라 산업 생산성이 크게 향상되어 충분히 많은 제품과 서비스의 생산이 가능하게 되었다. 그 결과 수많은 산업 분야에서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가격 경쟁은 심화되고 이익 마진은 줄어들고 있다.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는 대부분의 산업의 경우, 축소되는 시장 공간에서 점유율 경쟁은 불가피한 현실이다.
점유율에서 우위를 차지한다 하더라도 지속적으로 높은 실적을 내기는 어렵다. 그래서 기업은 이러한 한계를 뛰어 넘어야 하고, 수익과 성장의 새로운 기회를 잡기 위해 블루오션을 창출해야 한다. 이 책에서는 블루오션의 체계적인 추구와 달성에 필요한 실용적인 프레임 워크와 분석론도 제공하고 있다.

새로운 가치 더해 기존영역 확 바꾸기도

그러나 여기서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 될 것으로, 블루오션은 기존 산업영역과는 전혀 새롭게 창출되기만 하는 것은 아니고 기존 산업의 확장을 통해서도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점을 또한 역설하고 있다.
사양산업인 서커스 분야에서 좀 더 곡예를 잘하는 사람을 데려오거나 비싼 동물을 활용하는 대신, 연극을 도입하여 관객층을 넓힌 것을 대표적인 사례로 이 책은 소개했다. 연극과 공연에 대한 기존의 지식 또는 기술을 결합하여 더 나은 서커스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서커스의 재미와 스릴에 연극의 지적 섬세함을 더한 새로운 형태의 엔터테인먼트를 창출하여 기존의 구매자 가치 요소를 재구성한 것이다.
종류가 다양하고 숙성 기간에 따라 가격을 올려 받는 전통적인 포도주의 맛을, 젊은 층을 겨냥하여 탄산음료처럼 만들고 숙성기간과 종류를 줄인 대중적 포도주로 만들어 크게 성공한 경우도 기존 산업의 확장을 통해 경쟁이 없는 새로운 시장을 창출한 흥미 있는 사례로 들었다.
우리의 전통산업도 이 책에서 제시하고 있는 가치혁신을 통한 푸른 바다 전략으로 새로운 발전과 도약을 이룰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 책에서는 또한 기업이나 조직이 지속적인 발전을 하느냐 못하느냐는 기업이나, 기업이 속해 있는 산업의 특성에 좌우되기도 하지만 그 구성원들 특히 리더들의 ‘전략적 행보’가 결정적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블루오션 전략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조직 구성원들을 어떻게 자발적으로 참여시킬 수 있는가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예를 들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은 국가 경쟁력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가치 혁신에 골몰하고 있는 공직자들뿐만 아니라 새로운 수익 창출에 여념이 없는 기업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하며 일독을 권한다.
 

저작권자 © 위클리서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