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승철 민주노총 부위원장, 이창근 국제부장 등 민주노총 대표단은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고 있는 93차 ILO총회(5월 31일 - 6월 16일)에 참가하여 건설 플랜트 노동자 탄압과 조합원 구속, 이주노조와 이주노동자 노동기본권 탄압, 비정규 법안 등의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하여 국제적인 쟁점으로 만들었으며, 한국 노동자들의 투쟁에 대한 국제노동계의 지지와 연대를 이끌어 냈다.

민주노총 대표단은 6월 8일 오전 9시부터 약 40여분 동안 카리 타피올라 ILO 사무차장과 면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건설 플랜트 노동자들의 파업에 대한 한국 정부의 폭력적인 탄압, 특히 평화적인 삼보일배 행진에 까지도 경찰력을 동원하여 전원 연행한 사실을 폭로하고, 현재까지도 32명의 조합원이 구속되어 있고, 17명의 조합원에 대한 수배가 내려져 있다는 사실을 알렸다. 또한 파업이 끝나고 합의가 이루어진 이후에까지도 사용자측은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조합원들의 현장 진입을 막는 등 합의 사항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현실을 폭로했다.

이어서 민주노총 대표단은 건설 플랜트 노동자들은 한국에서 가장 전형적인 비정규직 노동자이며, 대부분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건설 플랜트 노동자들처럼 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 등 결사의 자유를 누리지 못하고 있는 한국의 노동현실을 고발했다. 이어서 민주노총이 지난 4월 비정규 노동자 노동기본권 관련 ILO 결사의 자유위원회 제소 사실을 상기시키면서, 이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호소했다.

또한 안와르 후세인 서울경기이주노동조합 위원장에 대한 표적 연행과 강제추방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민주노총은 국제자유노련(ICFTU)과 공동으로 이주노동자 노동기본권 침해에 관해 ILO 결사의 자유위원회 제소를 계획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렸다.

이에 대해 카리 타피올라 사무차장은 "비정규 노동자든 이주노동자든, 모든 노동자들이 결사의 자유와 노동기본권을 누려야 한다는 것이 ILO의 가장 기본적인 원칙"이라며, 한국의 노동 현실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표현했다.

한편 민주노총 대표단은 국제자유노련 사무총장 가이 라이더, 국제공공노련 사무총장 한스 엥겔베르츠 등 국제노동조직 대표들과 라파엘 프레이레 브라질 노총(CUT) 국제국장, 사히드 시에르 말레이시아 노총 위원장, 비쉬누 리말 네팔노총(GEFONT) 부위원장 등 각국 노총 지도부와 연쇄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민주노총 대표단은 한국의 노동현실을 고발하고, 지속적인 연대와 관심을 호소했다.

특히 국제자유노련 가이 라이더 사무총장과의 면담 자리에서, 양 조직은 한국 이주노동자 기본권 관련한 공동 제소에 합의했고, 그 제소 시기는 6월 말 국제자유노련 집행위원회 이후에 진행하기로 했다. 또한 국제자유노련은 지난 5월 23일 노무현 정부에 안와르 후세인 이주노조 위원장 표적 연행에 항의하는 서한을 보내고, 공식 홈페이지 기사(http://www.icftu.org/displaydocument.asp?Index=991221785&Language=EN)에서, 한국은 1시간당 한 명의 조합원이 구속되는 국가라며 한국의 노동현실을 고발하고 있다.

가이 라이더 사무총장은 "울산 플랜트 노동자들의 평화적인 집회에 대한 경찰의 폭력적인 진압과 연행은 ILO 회원 국가로서 해야할 행위가 아니다. 이러한 행위는 명백하게도 결사의 자유와 단체교섭 권리를 침해한 것이다"라고 언급하면서, 한국의 이주노동자, 울산 플랜트 노동자 등에 대한 적극적인 연대를 다짐했다.

민주노총은 이번 ILO 총회 참가를 통해서, 한국의 비정규 노동자,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노동기본권 탄압 현실을 국제사회에 알리고, 국제노동계의 지지와 연대를 이끌어내는 성과를 얻었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민주노총은 향후 지속적으로 비정규직 노동자와 이주노동자 노동기본권 문제를 국제쟁점화시키고 국제적인 지지와 연대를 이끌어내기 위한 활동을 강화해나갈 것이다. 특히, 올해 10월 부산에서 열리게 될 ILO 아태지역총회를 계기로 국제노동조합조직들과 공동으로 비정규직과 이주노동자들의 노동기본권 문제와 관련한 활동을 계획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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