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서강대서 열리는 '2005안티성폭력페스티벌'


 
 18일 서강대에서 ‘이프’ 주관 ‘2005안티성폭력페스티벌’ 열린다  
 포르노는 지극히 남성중심적인 까닭에 여성이 포르노를 접할 경우 불쾌 또는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 일쑤다.

남근중심적 포르노 시장에서 ‘포르노’의 주 소비층인 남성의 기호를 맞출 수밖에 없다는 일부 포르노 제작자의 항변이 다소 시장논리에 충실한 발언이긴 하지만 설득력 있게 다가오는 것도 그만한 이유가 있다. 다시 말해 한국의 여성은 섹스의 ‘S’도 논하기 어려운 사회적 분위기가 존재하고 있다는 것.

폭력적 `포르노` NO

남근중심의 포르노는 그릇된 남녀관계의 가치관과 여성의 성적 대상화 등 성을 폭력적인 것으로 묘사하면서 오늘날 벌어지고 있는 성폭력 사건들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고 동시에 성폭력의 정당화라는 결과를 낳고 있다. 이러한 남성중심적 시각에서 벗어난 대안적 성문화 ‘포르나(porna, porno의 여성형 명사)’가 제기되고 있다. 이는 ‘성’에서 폭력을 제거, 남성중심적, 남근중심적, 이성애중심적, 비장애인중심적 시각에서 벗어나 배제돼 왔던 여성, 장애인, 동성애자 등의 욕망을 포괄하는 내용이다. ‘2005안티성폭력페스티벌’이 바로 그것.

`성`에서 배제된 그들이 그리는 유쾌한 `포르나`

"‘2005안티성폭력페스티벌’은 포르노 속에서 약자에게 가해지는 성적인 폭력이 현실의 성문화에도 그대로 반영되어 있으며 ‘밀양’은 어느 곳에나 존재할 수 있다”는 고민에서 출발됐다고 주최 측은 설명한다.

이로써 이번 행사는 “성은 더 이상 폭력의 도구가 아닌 즐겁고 유쾌한 것, 함께 소통하고 교감할 수 있는 것”을 전면으로 내걸고 있다.

‘2005안티성폭력페스티벌’은 18일 늦은 6시부터 서강대학교 메리홀 및 야외공간에서 열릴 예정이다. 다양한 계층의 성과 욕망을 풍요롭게 드러내고 폭력적이지 않지만 충분히 에로틱한 새로운 ‘포르노-포르나’ 논의의 장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폭력을 배제한 즐거운 성

폭력성을 배제한 즐거운 성을 표방하는 이번 행사에는 새로운 관점의 포르노나 영상물을 만나 볼 수 있는 섹션이 마련되어 있다. 행사 당일 6시부터 한 시간 동안 진행될 사전행사 ‘포르나-포르너 존’의 ‘포르나 씨어터’는 한국에서는 아직 생소한 장르인 대안적 포르노 영상들을 관람할 수 있다.

또 바바라 해머, 슈리칭 등 해외 여성감독들의 단편작품을 위주로 구성된 이 섹션은 ‘개인적 매체’인 포르노의 특성을 살려 관객들이 한두 명씩 들어가 관람할 수 있는 전시형태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 밖에도 신진 개그우먼팀(강유미, 안영미, 김세아)의 공연, 무용팀 ‘가관’, 극단 시공, 락밴드 ‘베네치아 레이스’ 비롯한 여성주의 아티스트들의 행사와 국내 최고의 댄스팀 홍영주와 아이기스의 댄스공연 등 여성아티스트의 공연이 진행 된다.

또한 이번 행사는 포르노 영상, 성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 등의 공연내용으로 인해 원칙적으로 연소자의 개별 예매는 불가하나, 교사나 보호자를 동반한 청소년, 청소녀의 관람은 허용하는 방침을 세우고 있어 대안적 성교육의 실험적 장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2005안티성폭력페스티벌’은 2004년까지 6년간 ‘안티미스코리아 페스티벌’을 개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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