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측 벼 고사되자 피해주민에 달랑 50만원 주고 사라져


#사진 참소리
 
군산 미군기지 주변 지역인 옥서면 선연리 송촌마을 일대 농경지가 또다시 미군기지로부터 흘러나온 기름으로 오염되는 사고가 발생. 시민사회단체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군산지역 인터넷 대안언론 군산타임즈에 따르면 특히 이곳은 지난 2003년 기지내 활주로에서 항공유 2만6천여리터가 유출되는 사고가 난 곳으로부터 1km도 채 안되는 곳으로 이에 대한 수습마저 부진한 가운데 또 기름 유출사고가 발생, 시민단체와의 적지 않은 마찰이 우려되고 있다.
군산시와 피해 농가 주민에 따르면 기지 내 기름 유출은 지난달 22일 오후 3시께 오전 내내 기지 인근 농수로에서 인근 농경지에 물을 퍼 올린 문모(70·군산시 옥서면 선연리 송촌)씨가 농수로에 기름띠가 발생하는 등 오염된 것을 발견하고 관계당국에 신고했다.
실제 기름이 유출된 농수로 구간은 약 100m 정도로 약 3~4cm에 이르는 두께로 기름 층이 두껍게 형성되어 있었으며 기지 주변 100여m 전에서부터 역겨운 휘발성 기름 냄새가 코를 찌르고 있었다.
더욱이 이로 인해 주변 농수로와 농경지가 심하게 오염돼 모내기를 마친 2천여평에 이르는 논의 벼가 고사되고 있었다.
이와관련 군산미공군측이 시민단체와 피해주민들의 `기름유출사건 공동조사단 구성` 제의를 거절한 것과 더불어 사건을 축소하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어 비난을 사고 있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와 피해주민들이 미군기지 정문 앞 무기한 농성에 들어가기로 했다.
지난 23일 직도폭격장폐쇄와군산미군기지확장저지전북대책위 대표단과 피해주민들은 군산미군기지 기름유출사건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군산시ㆍ시민단체ㆍ미군당국 3자가 참여하는 공동조사단을 제의한 바 있다. 하지만 답변을 약속한 29일 오전 10시에 미군측은 해결모색을 위한 답변 대신 SOFA협정 내용이 기재된 문서와 위로금 50만원을 전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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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주민 문씨는 “미군측이 논에서 오전 10시에 만나자고 했다. 그래서 가보니 미군측 책임자 2명과 통역자가 와서 보상해주겠다면서 위로금 50만원 주고 가더라”라고 말하며 미군의 불성실한 태도에 분노했다.
또 한편 미군기지 정문에서 대기하고 있던 시민단체 대표단들은 10시 40분 정도 미군측으로부터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합동위원회에 상정하자’는 요지의 문서를 전달받았다.  
이에 시민단체와 피해주민 10여 명은 ‘미군측 답변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고 “SOFA에 의해 처리될 것이라는 미군측의 답변은 매우 추상적이며 결국은 피해를 방치하겠다는 의미”라며  무기한 농성 돌입을 선언했다.
또 피해주민 대표단은 “기름유출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시와 군 양측이 대책을 마련한다고 했지만 해결된 것이 없다. 이번에도 미군이 과거 관행처럼 해결하지 않겠다는 뜻”이라며, “더 이상 군사 기름유출로 인한 피해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군측의 근본적인 해결대책을 촉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이 끝나자 미군측이 피해주민에게 건네준 50만원을 계란과 함께 싸서 미군기지 정문 안팎으로 던지며 강경한 입장을 표시했다. 또 미군기지 정문 앞에 천막을 설치, 본격적으로 농성에 돌입했다.
이미 미군기지 기름유출사건은 2003년 1월과 같은 해 3월 발생했었지만 미군측이 2년이 지난 후에도 예산을 편성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정화작업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산시도 ‘미군측이 나서지 않으면 개입하기 어렵다’며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는 상태다.
한편 같은날 오후 2시 열린 `군산미군기지우리땅찾기 수요집회`에서는 대치하고 있던 전경들과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날은 사복경찰들이 미군기지 주변에 대거 투입돼 집회 참가자들과 날카로운 신경전이 벌어졌고, 전경들은 집회영역 라인에 평상시보다 과민하게 반응하며 육박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참가자들은 "기름유출사건으로 예민해져 있는 미군측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기 위해, 경찰이 수요일마다 정상적으로 해오던 집회마저 방해하고 있다"며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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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밤 8시 반경 경찰은 전경 3백여명을 투입해 지역시민단체가 쳐놓은 천막을 철거하고, 농성을 벌이고 있던 회원 50여명을 강제해산시켰다. 경찰의 조치 이유는 집시법상 ‘일몰 후 집회금지’를 어겼다는 것. 농성자들은 “관례적으로 허용되던 것을 유독 미군기지 앞에서 못하게 하는 저의가 뭐냐”고 비판하며, 미군기지 앞에서 항의집회를 벌였다.
농성자들의 항의는 30일 새벽까지 이어진 후 끝났다. 직도대책위 윤철수 사무국장은 한국정부의 확실한 대처를 촉구하며 군산시청과 시의회 항의방문을 벌이고 가까운 시일내 미군기지앞 총력투쟁대회를 여는 등 “이번 기름유출사건을 마지막으로 다시는 같은 일이 발생해서는 안된다는 각오로 총력투쟁을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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