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대우차 군산공장 노동자 작업장서 사망 파문
GM대우차 군산공장 노동자 작업장서 사망 파문
  • 승인 2005.06.30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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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사고발생…사측의 미온적 태도에 노조 반발


 

29일 대우자동차 군산공장에서 한 노동자가 과로사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망한 박민씨(만35세)는 이날 오전 10시 35분경  프레스부 금형보수 작업을 하던 중 갑자기 쓰러져 의식을 잃고, 군산의료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숨을 거뒀다.

노조(지부장 김준오)는 “정확한 사인은 발표 되지 않았으나 평소 특이 병력사항이 없고 회사 안에서 작업 도중 사망하였다는 점을 고려할 때 과로사”로 추정된다며, 당일 긴급 임시대의원대회를 열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사측과 협의에 들어갔으나 한때 결렬되는 등 진통을 겪기도 했다.

일단 비대위가 요구한 사항은 △산업재해 보상보험법에 의한 유족보상금 △사측의 유가족 위로금 지급, 장례비용 부담 △박민 조합원의 유가족을 직원으로 채용 △사망사고 재발방지대책 마련 △장례비 지급 등 다섯 가지.

 

그러나 사측은 “산재승인이 되도록 노력한다”며 미온적인 입장을 보이고, “유가족 관련대책에 대해 유가족과 직접 협의한다”며 사실상 노조를 배제시키는 의도를 보여 노조와 심각한 마찰을 일으키고 있다. 노조는 “회사의 무성의한 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합의가 이루어질 때까지 생산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측은 "산재승인이 되도록 노력한다는 데 그건 나중에 또 어떤 식으로 말이 바뀔지 모르는 것"이라며 "기존 산재 판정 판례 등에 비춰 우선 보상금을 지급하고 나중에 판결이 났을시 구상청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씨의 시신은 현재 군산의료원에서 한사랑병원 영안실로 옮겨진 상태. 담당 의료진은 박씨의 사인은 일단 심근경색에 의한 심장마비로 보인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GM대우차 본사 홍보관계자는 "일단 병원의 검사결과를 더 지켜볼 것"이라며 "병원에선 사인을 심장마비라고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얘기했다.

사고 발생 하루가 훨씬 지난 지금까지 GM대우차 본사에선 아직 현장에 아무도 내려보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군산공장 노조 관계자는 "비대위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대상들은 전부 군산공장 본부장을 비롯, 상무 등 임원들"이라고 전했다.

한편 군산공장은 현재까지 1일 주야 2교대 체제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잔업이 없을 시에는 첫 번째 조가 아침 8시에서 오후 4시50분까지 근무를 하고, 두 번째 조가 오후 8시30분부터 새벽 4시20분까지 근무를 하는 체제다. 하지만 잔업이 있을 경우 첫 번째 조가 오후 7시30분, 두 번째 조가 아침 7시30분까지 연장근무를 하게 된다. 거의 12시간 가까이 일을 하게 되는 셈.

이번 박민씨의 경우도 잔업을 계속 해오던 입장이었다는 게 노조측의 설명이다.

아울러 박민씨는 평상시에도 매우 건강했다는 게 동료들의 설명이다. 작업장에서 같이 일을 하고 있는 한 동료는 "원래 술도 안하고, 그 전날도 마찬가지였다"면서 "정기적으로 받는 의료검진상에도 전혀 이상이 없었다"고 얘기했다.

노조측 관계자는 "혹시나 해서 의무실 검진 기록을 살펴봤는데 2003년부터 지금까지 2년여간 의무실에도 단 4차례 간 기록밖에 없었다"면서 "그중 두 번은 몸살감기, 한번은 허리요통, 또 한번은 눈에 용접 찌꺼기가 들어가서 씻어내기 위한 것이었을 뿐"이라고 전했다. 

노조측에 따르면 GM대우차 군산공장 작업장안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한 건 지난 97년에 이어 두 번째. 하지만 당시엔 노조가 결성되기 전이었다.

노조측 관계자는 "당시 사측은 사고가 난 뒤 30분도 안돼 피를 닦고 시체를 수습하고 안전교육을 시키더니 막바로 다시 공장을 가동했다"며 "이번에도 사고후 얼마지나지 않아 공장 재가동을 하려고 해 노조에서 나서 중지시킨 상태"라고 전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숨진 박민씨의 경우 지난해 5월 결혼, 단란한 신혼의 꿈에서 채 벗어나기도 전에 이같은 일을 당했다는 사실이다.
한 동료는 "너무 성실하고 좋은 사람이었고, 항상 술도 마시지 않은 채 집에 들어가곤 하는 모범적 남편이었다"고 전했다. 

한편 이 사고는 대우차노조 군산공장이 오는 1일 풀가동 생산체계 돌입을 앞두고 발생해, 노동조건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정서룡 기자 sljung99@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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