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초보 엄마 정숙영의 육아일기 3회



아가가 아파 본 사람은 안다.
아가가 아플 때 엄마 마음이 어떤지......
아가가 아팠던 이후로 다른 엄마들이 "우리 아가는 돌까지 한 번도 아파 본 적 없는데...."
하는 이야기들이 얼마나 가슴을 후벼 파는지 모른다.
그래도 어른들은 아가들은 한 번 아프고 나면 약아지고(똘똘해지고), 단단해 진다며 위로하신다.

알고지내는 간호사인 후배가
엄마들은 병원서 아가들이 주사나 링거 맞는 모습을 보면 십중팔구 눈물을 보인다고 한다.
우리 현승이 예방 접종으로 주사를 맞는 날, 나도 그랬다.

순서는 이렇다.
일단 어른들이 아가의 팔다리를 잡고
간호사가 아가의 다리살을 쥐어잡고
주사를 꽂는 것이다.

그 때 우는 아가의 울음소리는 지금까지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울음 소리다.
고통과 공포가 섞인 울음과 애절한 눈빛으로 엄마 아빠를 바라보는데
그때처럼 아이에게 아무것도 해 줄 수 없다는 것이 힘겨울 때가 있을까 싶다.
흐르는 눈물을 얼마나 훔쳐냈는지 모른다.

그렇게 우는 아가소리에 가슴 속 통증을 느끼지 않을 부모가 있을까?
아픈 아가를 바라보는 거 참 힘든 일 내게 아이가 없을 땐 내 아인 아프지 않게 해 주어야지 하는 좁은 마음만 앞섰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그 아이들 한명 한명이 그들 부모에겐 얼마나 소중한 아이들이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이제는 남의 집 아픈 아이도 남의 일 같지 않고,
나 역시 "우리 아인 건강한데...."라고 너스레를 떠는 일도 조심스러워진다.

아이들은 모두 소중하기 때문이다.
언제라도 서로의 입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아이들을 사랑하는 부모들의 마음을 조금은 헤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내 아이뿐 아니라, 내 아이가 소중한 만큼 남의 아이도 소중한 것을 이제는 알기 때문이다.

정숙영 기자 cutefoxis@yahoo.co.kr (정숙영 님은 결혼 3년이 넘은 초보 아줌마에요. 직장에 다니면서 아이를 키우는 미시(?)이기도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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