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고향에 멋진 다리 하나 놓고 싶었다"
<인터뷰> "고향에 멋진 다리 하나 놓고 싶었다"
  • 승인 2005.08.03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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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최대 '인천대교' 시행 코다개발의 김수홍사장

코다개발(주) 대표이사 겸 AMEC Korea 대표 인터뷰
 
- 고향에 멋진 다리 하나 놓고 싶다’는 어린 시절 꿈 이룬 영종도 토박이
- 기공식과 금융완결로 가속 붙은 국내 최장 해상 사장교 건설의 리더
- 세계적 건설 개발 회사인 에이멕(AMEC)의 한국 대표로 6년동안 고군분투한 결실
- 모범적인 외자유치 민자사업의 모델을 제시




국내에서 가장 긴 다리가 인천에 건설된다.

인천국제공항과 송도신도시를 연결하는 국내 최대교량 "인천대교"가 바로 그 것이다. `제2의 연륙교`라고도 불리는 이 다리는 지난 6월 기공식을 갖고 52개월(4년4개월)간의 대역사(大役事)를 시작했다.

전체 다리길이가 12.3km로서 인천 앞바다를 가로지르는 해상 교량 길이만 11.7km에 이른다. 이 다리가 완공되면 제2, 제3경인고속도로 및 서해안고속도로와 연결됨으로써 서울 남부 및 수도권 이남지역에서 인천공항까지 통행 시간이 40분 이상 단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공사에 총 1조2천억원이 투입될 이 사업은 국내 민자사업으로는 최초로 시행사와 시공사를 분리하여 추진된다. 이 사업의 시행을 맡은 코다개발의 김수홍 사장을 만나 자세한 얘기를 들어본다(편집자 주)


- `인천대교`의 건설의미에 대해 설명해 달라. 
 
인천대교는 송도신도시와 영종도 국제공항을 잇는 국내 최장 해상 사장교이며 주경간 800m는 세계 5번째입니다. 인천대교는 인천국제공항과 송도국제도시를 연결하는 인천경제자유구역 개발의 핵심 인프라 시설로서 인천공항의 항공물류와 인천항의 해상물류를 연결하는 ‘바다 고속도로’인 셈이지요.

인천대교의 완공으로 영종지구, 송도지구, 청라지구를 연결하는 동북아 물류 비즈니스 중심국가 실현이라는 정책이 구체화 가시화되고 추가 개발사업이 더욱 탄력받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인천발전연구원 연구보고서(정책 99-2)와 기획예산처 공보관실 보도자료(2001년 5월 8일)등에 따르면 인천대교 건설로 예상되는 경제적 효과는 총생산유발 3조8900억원, 부가가치유발 1조5163억원, 고용유발 4만8천여 명 등에 달합니다. 이 수치가 현실화되어 지역과 국가 경제에 큰 원동력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코다개발의 역할과 주주구성은.

코다개발 주식회사는 영국계 다국적 개발회사인 AMEC사가 인천대교 프로젝트를 위해 인천시, 재무 투자자와 함께 설립한 합작회사입니다.

자기자본으로 투자하는 약정금(총 1646억)의 지분율은 AMEC 23%, 인천시 6%, 재무투자자 71% 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코다개발주식회사는 인천대교가 준공되는 2009년 10월까지 공사 진행과 자금 운용 등에 대한 책임을 담당하게 됩니다. 국민은행과 기업은행은 인천대교건설을 위한 프로젝트 금융에 주간사로 참여하여 맥쿼리은행의 자회사인 IBIC(Incheon Bridge Investment Company)와 교보생명, 대한생명, 삼성생명등의 대주단을 구성, 총 7827억원의 금융 지원을 확정짓고 지난 7월 13일 금융약정식을 거행했습니다.

그동안 사회간접자본시설에 대한 민간투자사업은 건설회사 위주로 시행되어 왔으나 이번에는 순수 투자자들이 주도했습니다. 특히 정부, 해외투자자, 재무적 투자자가 공동으로 참여한 최초의 SOC민간투자사업이라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고 자부합니다.


-맥커리은행이 지분 41%를 인수하기 위해 675억 원을 투자할 것이란 얘기가 있던데 사실인가.

코다개발 주식회사의 총 자기 자본은 1646억원이며 재무투자자(국민은행, 기업은행, IBIC(Incheon Bridge Investment Company: 맥쿼리 은행이 100% 출자한 자회사))가 71%의 지분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국민은행과 기업은행은 각각 15% (247억)씩 참여하고 IBIC가 41% (675억)의 지분으로 투자하고 있습니다.


-인천대교가 건설되면 국내에서 가장 긴 다리가 될 것인데, 이 사업에 뛰어든 배경은.
 
‘고향에 다리 하나 놓고 싶다’는 바람은 영종도 토박이인 제가 어린 시절부터 품어왔던 소망이었지요.
와세다 대학 건축학과 출신인 아버지의 영향도 컸던 것 같습니다. 아버지는 판문점 설계와 우리나라 최초의 아파트인 마포아파트 건축등을 담당하신 분이었는데 늘 “영종도와 인천을 잇는 다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씀하시곤 했습니다.
이렇게 품어왔던 생각이 외자유치와 연결돼 현실화 된 셈이지요..


-다리가 완공된 후 30여년동안 코다개발이 사업관리를 맡게 된다고 돼 있다. 사실인지? 이와함께, 투자비도 만만치 않은데 투자에 대한 수익창출 계획은? 통행료계획은 있나.

인천대교 사업은 시행사인 코다개발이 건설 및 30년 운영을 맡은 뒤 국가에 반환하는 조건으로 체결되었습니다. 사회간접자본 시설은 막대한 초기 투자와 긴 자본 회수기간등 수익성보다는 공공성이 강한 사업입니다. 따라서 기존의 담보 또는 신용대출 방식에서 벗어나 특정 프로젝트의 사업 수익성을 보고 거액을 장기 대출하는 금융 기법인 ‘프로젝트 금융’이 사업에 적용되었습니다.

인천대교의 경우에는 미래에 실현될 통행료가 주요한 상환 재원입니다. 사회간접자본시설에 대한 민자투자법에 명시되어 있는 시설이용료 산정 기준에 따라 통행료에 대한 가이드 라인을 설정했습니다. 법령에 제시되어 있는 산정기준과 경제 성장, 향후 교통량 전망과 다른 국가의 민간투자 교량 통행료에 대한 면밀한 확인 과정을 거쳐 통행료 금액을 확정지을 계획입니다.


 

-국내에서 가장 긴 다리이며, 주경간 800m는 세계 5번째라는데 교각 안전문제는.

인천대교는 초속 72m의 폭풍과 진도7의 지진에도 문제없으며 100년 이상의 수명을 가지도록 설계됩니다. 주경간(최대 교각간 거리) 800m는 국내에 전례가 없는 것으로 서해대교 470m보다도 깁니다. 인천대교 아래를 지나다니는 대형 선박의 안전을 최대한 고려한 것이지요.

지난해 주 교각폭에 대한 시민단체의 의의 제기로 다소 공기가 지연되기는 했지만 외부적 힘이 아닌 당사자간 대화에 의해 합의를 도출해내면서 인천대교 사업에 대한 지역의 이해가 훨씬 깊어지게 됐습니다. 대형사업의 효율적 관리를 위해 사업시행조직과 별도로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조직을 도입, 품질 증대 및 적기 준공을 이뤄낼 것입니다.

또한 우리나라 최고의 기술력을 가진 삼성건설 컨소시엄이 시공을 담당하는 만큼 큰 문제없이 진행될 것으로 믿습니다. 인천대교 프로젝트의 큰 특징 중 하나는 투명한 사업추진 과정입니다. 민자 사업 사상 최초로 시공사를 국제 경쟁 입찰 방식으로 선정하고 사업시행자와 시공사를 분리했습니다. 재무적 투자자의 출자가 성공적으로 완료될 수 있었던 것도 교량의 안전성, 교통수입 및 공사비 검증, 사업관련 인허가 등을 포함하는 사업타당성 산출에 있어 그 어떤 사업보다 객관적이고 철저하게 운영하여 신뢰도를 높였기에 가능했습니다.


-영국의 에이멕사가 본 사업의 준공과 운영 등 경영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에이멕사가 인천대교에 참여하게 된 의의는.


지난 2000년 2월 AMEC의 사업 제안을 받아들인 정부는 2003년 6월에 총사업비, 사업기간 등 사업조건을 확정하고 코다개발을 사업시행자로 지정하는 실시협약을 체결, 본격적인 건설사업을 추진했습니다.

그동안 많은 외국사들이 민간투자사업에 참여하려고 시도하였으나 여러가지 이유로 중도 포기하곤 했습니다. 몇몇 성공한 사례도 국내사와 공동참여한 경우였습니다. 이런 상황속에서 외국사가 최초로 사업을 주관, 6년간의 협상 작업을 거쳐 대역사(役事)를 시작했다는 점에서 에이멕의 끈기와 저력은 높이 살 만 합니다.

정부가 보여준 외자유치 및 제도 개선 의지도 협상성공의 원동력이었습니다. 영국 1위의 개발 및 건설업체인AMEC은 기술 서비스와 사업관리 분야의 세계적 선도기업 중 하나로서 유럽, 북미, 호주 등 40여개국 700여 지점에서 사업을 시행 중입니다.

AMEC은 2002년 뉴욕 9.11테러 이후 미국방성 긴급재건 (AMEC이 최초에 펜타곤 설계함), 세계무역센터 철거 및 재건사업을 훌륭히 이행하여 미국정부로부터 표창을 받았으며 홍콩 첵랍콕 공항, 뉴욕 JFK 공항, 파리 샤를르 드골 공항 등 세계 주요 공항 터미널 공사에도 참여해왔습니다. 또한 AMEC은 세계 대표 기업 CEO 1천명을 대상으로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을 묻는 설문조사에서 3위르 차지하고(2002년 Financial Times, Pricewaterhouse Coopers조사) 미국 Engineering News Record로부터 수년 연속 해외 설계부문 1위업체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인천대교 프로젝트를 통해 에이멕의 선진 기술 이외에도 건전한 기업 문화 역시 한국에 좋은 인상을 남길 수있기를 바랍니다.


-이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지방정부에 부탁하고 싶은 내용이 있다면.

짧지 않은 시간동안 정부 및 금융기관 등과 사업 협상을 진행해오면서 위기와 고난을 많이 경험했습니다. 에이멕사가 제시한 사업 방식이 당시 한국에서는 생소했던 관계로 관계자들이 많이 당혹스러워했던 것도 사실이지만 끈질긴 협상과 논의로 문제를 풀어갔습니다. 한국적 사업 풍토에 익숙하지 않은 에이멕 본사 임원들을 이해시키는 것 또한 제가 해야 할 큰 숙제였습니다. 지난해 교각 폭을 놓고 선박 안전 운항 문제로 공사가 지연되었을때 에이멕측은 인천대교 프로젝트에 대해 회의를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제가 만약 한국인이 아니라 다른 임원들처럼 외국인이었다면 저 역시 포기하고픈 생각이 들수도 있었겠지요. 하지만 이 사업에 대한 확신과 소명의식으로 정부기관과 본사 임원을 설득했습니다. ‘기업하기 좋은 특구’를 만들기 위해서는‘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구축하는것이 급선무입니다.


-코다개발은 이번 인천대교 건설이외에 또 다른 프로젝트를 한국에서 추진할 계획이 있나.

인천경제자유구역내에 4조 규모의 유럽형 문화도시 건설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2010년까지 인천공항 북측 국제업무 지구 일대에 국제업무단지,호텔, 공연장, 워터파크(수족관 해수온천)등 레저 시설과 고급 주거시설, 외국계 학교 등을 건설한다는 내용의 투자유치 양해각서를 에이멕사와 재정경제부가 지난 2004년 6월 체결했습니다. 또한 제3세계 개발사업 공동 진출을 국내 유수 기업들과 협의중입니다.


-김 사장은 독실한 기독교신자로 알고 있다. 나름대로 인생철학과 기업철학이 있다면 알려달라.
 
지난 세월을 뒤돌아 볼때 ‘기적’이라고 할 수 밖에 없는 놀라운 은총을 많이 받았습니다. 인천대교 사업에 매달려 앞만 보고 달려온지 꼭 7년째 되는 해가 올해입니다. 안식년을 의미하기도 하는 숫자 ‘7’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해봅니다. 바로 제게 주어진 소명을 이루기 위해 새로운 시작을 해야 할 때가 아닐까요? 제게 ‘사업’의 의미는 ‘공명정대함’과 ‘나눔’입니다. 사업과 사회복지를 연결시키는 새로운 모델을 만들고 싶습니다. 이는 지역사회의 발전과 사회기여를 주요 경영 원칙으로 삼는 에이멕의 철학과도 일맥상통하는 것입니다.  박정섭 기자 jspark12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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