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 비닐을 식용 비닐로 오인 그냥 삼키는 사례 많아

"소세지에 웬 비닐이?"
롯데햄이 판매하는 `켄터키프랑크소세지`에 인체에 유해한 비닐이 함께 붙어있어 이런 사실을 모르고 먹은 소비자들이 복통을 호소하는 등 `파장`이 일고 있다. 특히 이 소세지엔 비닐 껍질을 먹어선 안된다는 문구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어 부지불식간에 비닐을 식용비닐로 착각하고 이를 그냥 삼키는 소비자들이 있는 것으로 확인돼 파문이 확산될 전망이다.
얼마전 서울 중랑구 묵동에서 살고 있는 박정은(13.여. 초등6년생) 어린이는 무심코 냉장고에서 문제의 `켄터키프랑크소세지`를 꺼내 전자렌지에 데워 먹다가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 입안에서 딱딱한 이물질감이 느껴졌던 것. 박양은 다른 일부 소세지들처럼 소세지를 싸고 있는 `먹어도 되는` 비닐이겠거니 하고 이를 삼켰다. 하지만 이물질은 곧바로 목에 걸렸고 구역질과 함께 심한 통증이 느껴졌다. 물과 함께 간신히 이물질을 삼킨 뒤에도 속이 미식거리는 등 이상한 느낌은 계속됐다. 나중에 어머니가 돌아오시자 이 사실을 얘기했다. 하지만 어머니 역시 "먹어도 되는 것일껄"하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박양은 친구에게 전화를 했다. 평소 소세지를 즐겨 먹는 친구였다. 그리고 놀라운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다른 건 몰라도 롯데햄 `프랑크소세지`는 비닐이 먹어선 안되는 것이라는 얘기였다.
이 사실을 접한 본지 취재진은 롯데햄측에 확인을 했다. 결론부터 밝히자면 "먹어선 안된다"는 것. 아울러 포장지에 경고문구 하나 넣지 않은 사실에 대해서도 "결정적 실수다"고 잘못을 인정했다.
그러나 문제는 회사측의 이런 사과로 그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취재진이 조사해본 바에 따르면 이 소세지는 엄청나게 팔려나갔으며, 소세지와 함께 먹으면 안되는 줄 모르고 비닐껍질을 먹은 소비자 역시 많다는 사례 역시 속속 드러나고 있다.
회사측은 "포장지에 `껍질을 벗기고 드세요`라고 주의문구를 넣어야 마땅하다"고 밝혔다. 다른 경쟁사의 제품은 이미 대부분 포장지에 `껍질을 벗기고 드세요`라고 문구가 다 들어있어 소비자들의 건강에 신경을 쓰고 있다.
롯데햄 관계자는 "그렇다면 리콜 조치를 하든가, 대책을 세워야 하는 것 아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워낙 양이 많다 보니 리콜은 할 수 없고 소비자들이 어필을 해오면 한 사람 한 사람 만나 대응을 하는 수준"이라고 얘기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롯데햄측의 잘못이 명백하다. 만약 소비자가 그걸 함께 먹고 탈이 났을 경우 회사측이 어떻게 책임을 지려고 그러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계속> 박정섭 기자 jspark12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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