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박대표에 회담 성사 막후


   
노무현 대통령이 1일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에게 연정 등 최근 정국현안과 관련, 회담을 제의, 대연정 등으로 꼬일대로 꼬인 정국이 풀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히 박 대표도 노 대통령의 제의에 대해 "잘 알겠다"고 수락의사를 밝혀 노 대통령과 박 대표의 단독회동이 6일경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노 대통령의 이같은 제의는 이병완 청와대 신임 비서실장을 통해서 이뤄졌다. 취임인사차 국회로 박 대표를 예방한 이 비서실장은 "박 대표가 정하는 형식과 방법, 절차에 따라 꼭 뵙고 국정 전반에 걸친 여러 문제들에 대해 기탄없는 대화를 하고 싶다"는 노 대통령의 입장을 전달했다.

이에 대해 박 대표는 즉각 "잘 알겠다"면서 "만나서 여러 의견을 나눠보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한다"며 노 대통령의 제의를 수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실장은 "대통령께서 `집권 후반기에 진정으로 생활 곳곳에 정치가 상생과 화해를 이뤄 궁극적으로 청와대 정치를 청산해야 하지 않느냐. 모든 국정에 관한 말씀을 듣고 의견을 나누고 싶다`고 말씀하셨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과 박 대표의 회동에선 최근 노 대통령이 잇따라 내놓고 있는 대연정 제안과 관련된 논의 등이 이뤄질 것으로 보여 촉각을 곤두서게 하고 있다.

이번 회담의 성사를 놓고 열린우리당 전병헌 대변인은 1일 “잘된 일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궁극적 목표는 대결과 분열의 정치문화를 대화와 타협의 새로운 정치문화로 바꾸자는 것입니다. 대화와 타협은 ‘만남’으로부터 시작되는 것입니다. 두 분의 만남을 환영합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한나라당 전여옥 대변인은 2일 “노무현 대통령은 여야 영수회담에 대해 줄곳 ‘구태정치의 모습’이라며 영수회담은 없다고 했다”며 “그 노무현 대통령이 여야 영수회담을 제안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자신의 말과 행동을 뒤엎은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니 굳이 언급할 필요는 없겠다”라고 조롱했다.

그럼에도 한나라당이 회담을 수락한 이유는 “이 나라 정치의 정도를 위해 영수회담 제의를 받아들였다. 그동안 나라에 어려운 일이 있을 때 제1야당의 대표와 대통령과 만나 터놓고 이야기하며 풀었기 때문이다”라는 얘기다.

전 대변인은 “노무현 대통령의 부질없고 허망한 ‘연정’에 대해서도 확실한 입장을 보여주는 의미도 있을 것이다. 국민이 외면하는, 국민이 박수없는 그 어떤 정치적 합의나 거래는 한나라당의 사전에는 없다.”라고 밝혔다. 박근혜 대표가 회담에 나가겠지만 혹시나 연정에 대해 어떤 가능성과 기대를 갖지 말라는 입장이다.

박 대표는 “국익차원에서 나라가 잘 되는데 항상 노력해왔지만 극한투쟁 등 옛날 정치가 재현되지 않도록 많이 절제하고 협조할 일은 적극 협조하겠다”고 수락 이유를 밝혔다. 한나라당은 5일 의원총회를 열어 회담에 임하는 입장을 정리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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