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의 분노, '쌀'협상 팔적(八敵)을 불태우다
농민의 분노, '쌀'협상 팔적(八敵)을 불태우다
  • 승인 2005.11.01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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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의 소리] 정읍농민들 28일 시청앞서 나락적재-화형식


쌀협상 국회비준 반대, 쌀값 보장, 수해 피해 보상 등을 요구하는 `나락 적재 투쟁` 과 농민대회가 28일 오후 4시 정읍시청 앞 도로에서 열렸다.

농민들은 "농업, 농촌 특히 쌀의 소중함을 망각하고 쌀협상에 혈안이 되어 있는 정부와 정치권, 경제논리만 따지고 뒷짐 지고 있는 농협에 대한 분노"때문에 농민대회를 갖게되었다고 밝혔다.

농민대회 후 시청 안에 천막 두동을 설치, 11월 3일까지 천막농성을 벌이며 추이를 지켜본 후 2차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정부와 농협중앙회에 총체적 양정 실패 책임을 묻겠다"
 
참석 농민들은 20%가  넘는 쌀값 폭락에 대한 정부 대책이 "공공비축제 100만석 추가 매입"에 불과해서 쌀값 폭락과 수급 불균형을 극복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또한 정부가 발표한 산지 쌀값은 실제 현지가격과 큰 괴리가 있어 향후 변동직불금 정산시 농민들은 쌀값 하락 피해를 당할 수 밖에 없다는 것.  게다가 정읍은 폭우로 인한 수량감소 피해를 입은 데다 쌀값마저 지지되지 않아 이중고를 겪고 있음을 강조했다.

정부와 농협중앙회를 향해 벼 물량흡수및 쌀값안정 대책을 내놓이야 한다며 요구가 수용되지 않을 경우 총체적 양정실패의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농민대회에 앞서 농민들은 지난 17일 면사무소에 이어 이날은 정읍시청, 열린우리당 김원기 국회의원 사무실, 농협중앙회 정읍시지부 앞에 약 3만 가마의 나락을 적재했다.

"수해지원 특별예산 40억원,  논농업 직불금 40억원 지급하라"

오후 3시로 예정됐던 농민대회는 나락 적재가 채 끝나지 않아 4시에 시작됐다. 전농 정읍시농민회와 (사) 한농연 정읍시연합회 공동 주최로 열린 이날 대회에서 농민들은 정부및 정치권, 정읍시, 농협중앙회에 대해 각각 요구안을 발표했다.

대정부 요구안은 1) 수해지역에 특별재해지역에 준하는 보상 실시, 2) 특별수매벼의 소득 보전 가능한 수매가 지급, 3) 추곡수매제 부활과 공공비축제 유지시 1,000만석 규모로 확대, 쌀소득 보전 직불금 목표가 18만원으로의 인상과 100% 차액 보전 등이다.

정읍시에 대한 요구안은 수해피해지원 특별 예산의 40억원 이상 확보와 논농업 직불금 40억원 지급 등이다.

공공비축제 수매를 맡고 있는 농협중앙회에 대해서는 1)공공비축 매입 전 물량의 시장격리 실시, 2)수해피해 소득보전 보상금 지급, 3) 시가대신 쌀값 지지가능한 매입가격 제시, 4) 조기 자체 수매 위해 창고 여석 확보, 5) 2004년산 자체 수매 조곡처리과정의 추가손실 100% 보상 등이다.

농민들의 요구안이 농민회-한농연 지도부의 연설로 표출된 후 유남영 정읍농협 조합장이 전격 등장, 마이크를 잡았다. 평소 농민대회에서는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던 유조합장인지라 모든 시선이 앞으로 향했다.

유 조합장은 이날 정읍농협 조합장의 입장이 아닌 농협중앙회 전북 대표이사 자격으로 섰던 것. 농민들의 대 농협중앙회 요구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올해 수매가 가능하도록 지역농협 창고에 적재된 농협중앙회가 인수한 2004년 구곡을 대북저장용으로 조속한 이전, 이적 과정시 이적비 보전 노력, 농자재 지원, 새로 설립되는 유통사업단 안착 등 농산물 판매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유조합장의 입장 발표 후 대회는 마지막 절차를 남았다. 이른바 `8적 화형식`. 쌀협상 국회비준을 통과시킨 주역들의 이름을 8개의 깃발에 적어 태우는 것이었다. 그 8적은 미국(성조기), 부시 미국대통령, 노무현 대통령, 열린우리당, 한나라당, 임채정 국회 통일외교통상위 위원장,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 박홍수 농림부 장관이었다.

깃발을 태운 후 나락에 석유를 뿌리고 태우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농민대회는 농민회의 여느 시위와는 다르게 빠른 진행을 보이며 5시무렵 대회가 마무리됐다. 이 과정에서 일부 농민들과 경찰이 잠시 험악한 분위기도 연출했으나 지도부의 자제 권고로 확대되지은 않았다.

대회가 끝난 후 저녁식사를 마치고 농민들은 천막농성에 들어갔다. 시청 정문 바로 안쪽에 천막 두동을 설치, 11월 3일까지 농성에 들어갈 계획이다.

임만수 정읍시농민회 사무국장은 농성기간 동안 농민들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는다면 농성을 무기한 연기하거나 2차 농민대회를 준비하겠다고 전했다. 황성희 기자 redhann@yahoo.co.kr (황성희님은 정읍 지역 인터넷 대안 언론 `정읍통문`의 기자입니다. 이 글은 `정읍통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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