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농민 자살…"농민의 분노 이제 시작일뿐"
30대 농민 자살…"농민의 분노 이제 시작일뿐"
  • 승인 2005.11.15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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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담양 마을 이장 농민 자살 번지는 파장


#정용품씨의 유서-한농연 제공

결국 터질 일이 터지고 말았다.
마을 이장을 하면서 농사를 짓던 30대 농민이 자살했다.

12일 오전 10시20분경 전남 담양군 남면 입암리 마을회관에서 이 마을 이장 정용품(37)씨가 제초제로 보이는 농약을 마시고 자살했다.

숨진 정씨 주변에는 농약과 자신의 심경을 적은 종이가 발견됐다. 경찰은 현재 `농업인의 날`이었던 11일 저녁 자살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광주전남지역 농민단체 한 관계자는 "정씨는 술을 마시면서 `내 한몸 바쳐서 쌀 농사와 농업이 회생된다면 좋겠다`는 말을 주위에 해왔다"고 전했다.

경찰에 따르면, 정씨는 광주에서 고등학교를 졸업 한 뒤 칠순의 부모를 모시고 염소를 키우며 벼농사를 지어왔다. 또 정씨는 늦은 나이로 지난해 전남지역 소재 2년제 대학에 입학, 올해는 총학생회장을 맡아서 학생회 일도 해왔다. 정씨는 한국농업경영인(한농연) 소속 회원이기도 하다. 
 
정씨는 유서에서 "정부는 농촌에 관한 정책을 현실에 맞게 세워 농촌이 잘 살 수 있게 하여야 한다"면서,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대접 받을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고 심경을 밝혔다.
  
정씨는 또한 "나라에 충성, 대중을 위해, 농촌을 위해 이 한 목숨이 농촌에 큰 힘이 되기를 바라면서" 라고 목숨을 끊는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한편 전국농민회총연맹(의장 문경식, 전농)은 이번 사건과 관련 성명을 내고 "열사의 정신을 계승하여 쌀협상 국회비준을 기어코 막아내며, 농업회생을 위한 근본대책 수립에 전 조직 역량을 다바쳐 죽기를 각오하고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농은 "밑도 끝도 없이 추락하는 쌀값에, 연말이 다가오며 점점 조여오는 농가부채 상환 압력에 이러다 또다시 죽음에 행렬이 다시 시작되지 않겠는가 하는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면서 "결국 정용품 농민의 죽음은 FTA.DDA와 쌀개방으로 이어지는 개방정책및 농업구조조정을 앞세운 노무현정부의 살농정책이 빚어낸 필연적인 결과"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간 우리 농민들은 지금처럼 농업회생에 대한 아무런 대책없이 개방만 강요하면 농업농촌의 몰락이 현실화되고 결국 350만 농민 모두가 농사를 포기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경고해 왔었다"면서 "정부는 이러한 농민들의 애절한 절규를 외면한채 본질을 비켜간 형식적인 대책을 앞세워 국회비준을 강행처리하려 하고 있고 더구나 지금 부산에서 열리고 있는 아펙회담에서는 한미자유무역협상을 공식선언할 계획까지 가지고 있다"고 비난했다.
  
  전농은 "이는 현정부가 농업농촌을 회생시킬 의지도 방법도 없다는 것을 그대로 확인해주는 것"이라면서 "만약 이처럼 근본대책없이 농업농촌을 개방으로 내몬다면 전국 방방골골에서 제2의 정용품농민이 수십 수백명이 발생할 것이 분명하다"고 경고했다.
  
  전농은 "열사가 유서에서 밝혔던 것처럼 일하는 사람이 살맛나는 세상, 농산물 가격이 보장되고 농민이 지을 농사가 없어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근본적인 회생대책을 조속히 농민-정부-국회가 머리를 맞대고 수립하는데 정부가 책임있게 나설 것"과 함께, "쌀협상 국회비준 처리 움직임을 즉각 중단하고 쌀협상 결과가 우리농업에 미칠 영향부터 면밀히 분석하고 쌀값 폭락에 따른 실질소득 감소를 보상하는 정책을 하루빨리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전농은 "농업개방을 강요하는 WTO를 해체하기 위해 12월 홍콩각료회담 저지와 지금 부산에서 열리고 있는 아펙회담을 무산시켜 내는데 모든 투쟁역량을 총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각 농민단체 홈페이지에는 정씨의 죽음을 애도하는 글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는 상황이다. 사천시 농민회는 전국농민회총연맹 홈페이지에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가족이 있을 텐데 안타까운 일이군요. 350만 농민들은 고인의 가슴 아픈 일을 잊어서는 안될 것입니다”라는 애도의 글을 남겼다. 여주군 농민회도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며 “30대 젊은 농민이 이토록 허망하게 생을 마감했다니 마음이 아픕니다. 그의 죽음은 이 땅 청년농민의 죽음입니다. 그의 죽음을 가슴에 새기고 싸우겠습니다”라고 애도의 뜻을 밝혔다.

다음은 정용품씨의 유서 전문이다.
  
  
정부는 농촌에 관한 정책을 현실에 맞게 세워 농촌이 잘 살 수 있게 하여야 한다.
  
  - 쌀 문제
  
  - 기타 교육 문제 등등
  
  사회가 투명하여지도록 위에 계신 분들이 먼저 청렴하여야 한다.
  정말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대접 받을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 나라에 충성, 대중을 위해, 농촌을 위해 이 한 목숨이 농촌에 큰 힘이 되기를 바라면서
  
  - 농촌이 정말 어렵습니다.
  
  - 정말 농촌문제 현실성 있게 잘 세워야 농촌이 산다.
  
  꼭 이뤄어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위에 계신 분들이 솔선수범 하여야 한다.
  
  2005.11.11 농업인의 날 정용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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