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서울 연중 사랑캠페인 <이 한 통의 편지 1>

벌써 어두워지나 봅니다. 오후 다섯시도 안된 시간입니다. 창신동 산동네가 검은 실루엣으로 다가옵니다. 해가 넘어갑니다. 하늘이, 나무가, 거리가 음울한 한숨을 토해내는 것 같습니다. 사람들의 얼굴에 그림자가 드리워집니다.
춥습니다. 사무실 안의 난로는 붉게 타오르는데 목이 움츠러듭니다. 자꾸 두터운 외투의 칼라 속으로 파고들려 합니다. 겨울이기 때문일 겝니다.
가뜩이나 그 추운 겨울을 감당해내기에도 벅찬 가슴에 커다란 구멍이 뚫렸나 봅니다. 찬바람만 사정없이 들이칩니다. 
창신동 산동네 너머로 기운 해는 내일 아침이면 용마산 위로 다시 고개를 내밀겠지요.
그리고 이 겨울이 가면 봄은 또 올텐데요….
아는 분이 중병에 걸렸다고 합니다.   서울 보문동에서 김석훈 드림 <이 작품은 `Weekly서울`이 전개하고 있는 `연중 사랑캠페인` 사랑의 편지 쓰기에 응모한 작품입니다. 연작식으로 구성돼 있는데 계속해서 소개해드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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