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동시장 일대 노점상들 10여년째 매주 월요일 거리 청소

지난 3일 월요일 아침.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와 경동시장 일대 거리엔 수백명의 사람들이 모여 청소를 하고 있다. 50대에서 70대 정도 돼보이는 이들은 다름아닌 그 지역 일대에서 노점상을 하고 있는 전국노점상연합 소속 동대문 중랑동부 지역 소속 노점상인들.

노점상인들이 청소를 하는 일대는 경동시장과 경동한약시장, 청량리수산물시장, 청량리시장 등 재래시장들이 밀집해 있는 장소. 때문에 항상 사람들고 거리는 야채나 과일, 생선 쓰레기 등으로 지저분하게 마련이다.



이들이 청소에 나선 것은 지금부터 10여년전. 일대 노점상인들이 하나둘씩 모여 시작하게 된 것이 지금은 무려 300여명에 달할 정도.

이들은 매주 월요일 아침 8시부터 10시까지 두시간 동안 시장 골목이 시작되는 경동한약시장에서부터 경동시장을 거쳐, 청량리시장과 청량리수산물시장, 그리고 청량리롯데백화점 앞 로터리 일대까지 청소를 해오고 있다.

동대문 중랑동부 지역장을 맡고 있는 전병찬씨는 "50대에서 70대에 이르는 노인분들까지 300여명의 회원들이 거의 빠짐없이 자발적으로 청소 작업에 참여한다"며 "주변 상인들은 물론이고 지역 청소를 담당하는 환경미화원, 그리고 거리를 지나는 시민들까지도 매우 좋아한다"고 얘기한다.

이뿐 아니라 이들은 자율질서 확립 작업도 함께 병행하고 있다. 지방 등 타지서 올라온 사람들이 함부로 쓰레기를 버리지 못하게 하는 것은 물론 인도에 보행 구역을 확보하는 등 여러면에서 환경정화에 신경을 쓰고 있다.

지역장 전씨는 "구청 청소행정과 직원들도 굉장히 좋아한다"며 "요즘 경기가 어려워 노점상들이 장사도 잘 안되는 편인데도 이렇게 적극적으로 나서주어 굉장히 보람을 느낀다"고 얘기했다.

이날 청소를 하던 67세의 노점상 김말숙 할머니는 "내 생계를 책임져 주는 거린데 내가 청소하는 게 당연한 것 아니겠느냐"며 "나도 운동도 되고, 다른 사람들은 기분 좋고 일거양득"이라고 하며 활짝 웃었다. 정명은 기자 jungm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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