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기자> 가족과 함께 제주도로 떠난 3박4일의 여행기 (첫회)

결국 아빠가 손을 들었다. 제주도를 가기로 한 것이다. 아빠가 손을 들기까지는 나의 많은 노력이 있었다^^. 내가 제주도에 가고 싶었던 것 중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비행기 때문이었다. 난 13년, 만으로 12년을 살아오면서 아직까지 비행기를 단 한 번도 타 본적이 없기 때문이다. 친구들은 동남아시아도 다녀오고 그러는데 그럴 때마다 배가 아팠다. 그래서 아빠에게 얘기하고 또 얘기했었다. 그리고 그런 노력도 물거품이 되려던 어느 더운 날 아빠가 올 여름 휴가 제주도로 간다고 선언을 하신 것이다. 이렇게 기쁠 수가…. 너무 너무 예쁜^^  우리 아빠다. 휴가 날짜는 8월 초로 결정됐다. 난 이후 들 뜬 마음으로 그 날을 기다렸다.

그런데 왜 그렇게도 기다리는 날이 안 오는지…. 기다리는 몇 일이 몇 년 같았다. 하지만 결국 세월은 흐르는 법, 드디어 그 날이 왔다. 제주도행 비행기는 저녁 7시30분에 출발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당일 우리는 아침부터 바삐 짐을 쌌다. 아빠는 그날도 회사에 출근을 하셨다. 그리고 오후 5시 무렵이 돼서야 퇴근하셨다.

우리는 몇 일 전에 아는 이모에게서 끌고 다니는 여행용 가방도 빌렸다. 왜냐하면 공항을 가면서 우리만 배낭을 들고 가면 이상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이다.

그리고 저녁 6시경, 큰집식구를 만나 같이 김포공항으로 출발했다. 전철을 타고 한시간 조금 넘게 걸려 김포공항에 도착했다. 공항에는 같이 가기로 했던 막네 고모네 식구가 미리 있었다. 사촌동생인 현승이가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우리는 비행기표를 끊고 비행기를 타기 위해 서둘렀다. 어느덧 비행기 이륙 시간이 다 되어가고 있었다. 그런데 수속이 복잡했다. 여러번 검문대 등을 통과해야 했다. 그리고 밖으로 나가 비행기까지 데려다주는 버스를 탔다. 버스를 타고 가는데 여러 가지 모양의 큰 비행기들이 보였다.

 
#김포공항의 비행기와 비행기 안에서 본 노을지는 수평선. 환상이죠??
               
현승이가 버스 안에서 "와 비행기다!!"라고 소리치며 좋아했다. 사실 비행기를 처음 직접 눈앞에서 본 나도 좋기는 마찬가지였다. 드디어 비행기 앞까지 도착했다.
막상 비행기에 오르려니 무척이나 긴장이 되고 다리가 후들거렸다. 아쉬운 점은 비행기가 그다지 크지 않았다는 것. 하지만 입구부터 예쁜 얼굴의 승무원들이 친절하게 맞아주어서 기분이 좋았다. 우리 자리는 거의 맨 끝이었다.

잠시 뒤 드디어 비행기가 출발했다. 승무원들의 지시에 따라 우리는 안전 벨트를 메고 창 밖을 보았다. 그런데 방송에서 핸드폰과 전자제품은 꺼 달라고 했다. 비행기는 넓은 공항 도로를 처음엔 천천히 달렸다. 그리고 어느 순간 서서히 방향을 틀더니 갑자기 속도를 올리기 시작했다. 머리끝이 쭈뼛하게 섰다. 비행기가 공중으로 떠오르는 느낌이 들어서 창밖을 내다보았다. 어느새 내 밑으로 도시의 불빛과 함께 바다가 보이는 게 아닌가.


#어두워서 잘 보이지는 않는데 그래도 그럭저럭, 서해안의 섬이랍니다.

꼭 88열차를 타는 것 만 같았다. 완전히 이륙해서 전자제품을 켰다. 그러나 핸드폰은 키면 안 된다고 했다. 나는 카메라로 이곳 저곳을 찍었다. 이륙이 끝나서인지 승무원들이 커피와 녹차, 음료수 등을 가져왔다. 나는 감귤주스를 마셨다. 감귤주스는 아주 시원하고 달콤했다. 그런데 한참 주스를 마시고 있는데 내 바로 앞좌석 의자가 갑자기 뒤로 젖혀졌다. 하마터면 주스를 쏟을 뻔 했다. 자리까지 좁아지니 짜증이 났다.

 
#비행기 안에서 나, 오른쪽은 제주에 도착한 뒤 이마트에서 사촌동생들.

창밖으로는 정말 환상적인 풍경들이 펼쳐지고 있었다. 저 멀리 수평선 너머로는 태양이 붉은 노을 속으로 사라지고 있었다. 바로 아래로는 끝없는 바다가 펼쳐졌다. 해가 지고 있어서인지 바다 색깔이 검게 보였다. 그리고 곳곳에 섬들도 눈에 뜨였다. 정말 환상적이었다. 나는 보통 버스나 기차, 승용차를 타면 무조건 잠에 빠지는 데 전혀 그럴 정신이 없을 정도로 멋진 풍경들이었다. 그리고 50여분 뒤 승무원 언니의 안내방송이 흘러나왔다. 제주도 공항에 도착할 것이니 안전벨트를 매라는 것이었다. 아래를 내려다보니 제주도 해변과 제주시 전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제주시내는 온통 불빛들로 가득했다. 비행기가 한 번 덜커덩 하더니 공항에 도착했다.
제주 공항에는 우리가 3박4일 동안 머무를 곳을 데려다 주실 아저씨 두 분이 나와 계셨다. 우리는 두 대로 나눠 차를 타고 서귀포시에 있는 아주 예쁜 별장에 갔다. 밤이 늦은 시간이었다.

 
#제주에서 앞으로 머물게 될 별장. 깔끔하고 깨끗해요.

이 별장은 아빠가 아는 후배에게 부탁해 가게 된 것이었다. 별장은 들어서자마자 거실과 부엌, 방 한 개가 보이고 오른쪽은 복도처럼 이어져 있고 그 옆에 화장실과 방 한 개가 더 있었다. 우리는 복도에 있는 방을 쓰기로 했다. 마당에는 진돗개가 있었는데 온순했다. 그런데 어디에선가 갑자기 나타난 삽살개가 아주 사나웠다. 그 삽살개는 짐작으로 별장을 지켜주시는 할아버지네 개일 것 같았다. 그리고 차도 빌려서 바로 별장에 짐을 풀었다. 일단 저녁을 먹어야 했다. 그래서 인근에 있는 이마트에 가서 4일 동안 먹을 음식과 필요한 생활용품을 샀다.

별장에서 샤워를 하고 삼겹살을 구워 먹었다. 모두 다 기분이 굉장히 좋았다. 아빠와 큰아빠, 고모부는 삼겹살에 소주도 한 잔씩 걸치셨다. 별장은 에어컨도 없는데 전혀 덥지가 않았다. 나는 일기를 쓰고 음악도 듣다가 즐거운 제주도에서의 첫날밤 깊은 잠 속으로 빠져들었다. 다음날은 승마장과 계곡, 바다, 테디 베어 박물관에 가기로 했다. 너무 기대 된다.   다음호 계속됩니다. 정다은 기자 <정다은님은 위클리서울 어린이마당 기자로 맹활약하고 있습니다. 현재 청량초등학교 6학년에 다니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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