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문 두드려보지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문 두드려보지만…
  • 승인 2006.12.20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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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시대에 뒤떨어지는 '반쪽' 대학입시박람회

상위권 대학 대거 불참, 하위권은 안쓰럽기만

"안녕하세요. 00대입니다. 입시요강 받아가세요."
여기저기서 홍보직원의 낭랑한 목소리가 들리고, 수험생과 학부모들 손에는 입시요강과 전단지가 가득하다.



지난 14일(목)~ 17일(일)까지 삼성동 코엑스에서는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이하 대교협) 주최로 `2007 대학입시정보박람회`가 열렸다. 매년 대교협이 개최하는 이번 박람회에서는 전국 50여개 4년제 대학이 참여했다. 하지만, 서울대를 비롯해서 연 고대, 서강대, 이화여대 등 상위권 대학 대부분이 불참해 반쪽짜리 행사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중계동에서 수험생 자녀와 함께 온 김은영 씨는 "도움이 되는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아 일부러 발품을 팔았는데, 소위 명문대는 다 빠져 실망스럽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상위권 대학의 경우 타대학과의 차별성을 강조하는 한편, 자체적으로 입시박람회를 개최하고 있다. 상위권 대학이 불참함에 따라, 중위권 대학 홍보 부스에는 상담을 기다리는 학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반면에, 지방대 등 지명도가 떨어지는 하위권 대학 홍보 부스는 입시요강 받아가라고 목청껏 소리치는 홍보직원들의 모습이 안쓰러울 정도로 썰렁했다.

전문가 상담 위해 새벽 6시부터 기다려

이번 박람회에서는 전국 고등학교 진학지도부장을 중심으로 한 대학입학상담교사단의 무료진학상담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하지만 16일(토) 12시에 박람회를 찾았을 때에는 이미 상담접수가 마감된 상태였다. 하루에 상담 가능한 숫자는 200명 뿐. 무료 상담을 받기 위해 박람회를 찾은 수험생들과 학부모들은 접수가 마감됐다는 공고문을 보고는 허탈하게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대교협 관계자는 "상담접수가 10시부터인데 새벽 6시부터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아 접수 시작하자마자 마감됐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망원동에서 수험생 자녀와 함께 온 김은옥 씨는 "대학 홍보 부스는 객관적인 상담이 아니라, 말 그대로 해당 대학을 홍보하는 곳인 것 같아 믿기 어렵다"며 "대학입학상담교사단의 객관적인 상담 프로그램을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렇게 새벽 6시부터 기다려도 정작 상담을 받을 수 있는 시간은 고작 10분 안팎이라 상담을 받은 당사자들의 만족도도 높지 않은 편이다.

입시상담프로그램 전문성 강화 및 확대 필요

매년 수험생들과 학부모들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정보를 얻기 위해 입시박람회의 문을 두드린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인터넷 정보의 발달과 사설입시교육기관의 전문적인 입시상담프로그램으로 인해 입시박람회의 역할이 크게 줄어든 것도 사실이다.

수험생 김유정(21)씨와 손윤경(21)씨는 "해당 대학 홈페이지 등 인터넷으로 확인할 수 있는 정보와 크게 차이가 없어서 일찍 나왔다"고 밝혔다.


#입시상담교사단 확대가 절실하다


#휴지통에 버려진 신입생모집요강들

이렇듯 수험생들과 학부모들의 입시정보에 대한 기대치는 점점 높아만 가는데, 대학들의 저조한 참여, 입시정보의 전문성 미비로 인해 입시박람회를 찾은 이들의 불만이 계속되고 있다. 어느 학부모의 말처럼 내년 입시박람회에서는 입시상담교사단을 확대하고, 객관적이고 전문적인 입시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신설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표재민 기자<표재민 님은 `위클리서울` 시민기자입니다. 앞으로 많은 활약 기대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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