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기자> 유안진님의 '지란지교를 꿈꾸며' 그리고 내 친구들

먼저 좋은 글(시 인가?) 한 편을 소개해볼까 한다. 친구에 대한 너무 좋은 얘기들인 것 같다. 우연히 읽게 되었는데, 초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요즘 내가 친구에 대해 느끼는 감정을 너무 잘 표현해주고 있는 것 같다. 기사량도 조금 많아질 것이고….^^ 이 글은 유안진님의 `지란지교를 꿈꾸며`다. 알고 계시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저녁을 먹고 나면 허물없이 찾아가, 차 한잔을 마시고 싶다고 말 할 수 있는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입은 옷을 갈아입지 않고, 김치 냄새가 좀 나더라도 흉보지 않을 친구가 우리 집 가까이에 살았으면 좋겠다.

비 오는 오후나, 눈 내리는 밤에, 고무신을 끌고 찾아가도 좋을 친구, 밤 늦도록 공허한 마음도 마음놓고 열어 보일 수 있고, 악의 없이 남의 이야기를 주고 받고 나서도 말이 날까 걱정되지 않는 친구가…

사람이 자기 아내나 남편, 제 형제나 제 자식하고만 사랑을 나눈다면 어찌 행복해 질 수 있을까.

영원이 없을수록 영원을 꿈꾸도록, 서로 돕는 영원한 친구가 필요하리라. 그가 여성이라도 좋고 남성이어도 좋다. 나 보다 나이가 많아도 좋고, 동갑이거나 적어도 좋다.

다만 그의 인품이 맑은 강물처럼 조용하고 은근하며, 깊고 신선하며, 예술과 인생을 소중히 여길 만큼 성숙한 사람이면 된다.

그는 반드시 잘 생길 필요가 없고, 수수하나 멋을 알고, 중후한 몸가짐을 할 수 있으면 된다.

때로 약간의 변덕과 신경질을 부려도, 그것이 애교로 통할 수 있을 정도면 괜찮고, 나의 변덕과 괜한 흥분에도 적절히 맞장을 쳐주고 나서, 얼마의 시간이 지나 내가 평온해 지거든, 부드럽고 세련된 표현으로 충고를 아끼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는 많은 사람을 사랑하고 싶진 않다. 많은 사람과 사귀기도 원치 않는다. 나의 일생에 한 두 사람과 끊어지지 않는, 아름답고 향기로운 인연으로, 죽기까지 계속되길 바란다.

나는 여러 곳을 여행하면서, 끼니와 잠을 아껴, 되도록 많은 것을 구경하였다. 그럼에도 지금은 그 많은 구경 중에 기막힌 감회로 남은 것은 없다.

만약 내가 한 두 곳, 한 두 가지만 제대로 감상했더라면, 두고두고 자산이 되었을 것을…

우정이라 하면 사람들은 관포지교를 말한다. 그러나, 나는 친구를 괴롭히고 싶지 않듯이,  또한 끝없는 인내로 베풀기만 할 재간이 없다.

나는 도 닦으며 살기를 바라지 않고, 내 친구도 성현 같아지기를 바라지 않는다.

나는 될수록 정직하게 살고 싶고, 내 친구도 재미나 위안을 위해서, 그저 제 자리서 탄로 나는 약간의 거짓말을 하는, 재치와 위트를 가졌으면 싶을 뿐이다.

나는 때때로 맛있는 것을 내가 더 먹고 싶을 테고, 내가 더 예뻐 보이기를 바라겠지만, 금방 그 마음을 지울 줄도 알 것이다.

때로 나는 얼음 풀리는 냇물이나 가을 갈대 숲 기러기 울음을, 친구보다 더 좋아할 수 있겠으나, 결국은 우정을 제일로 여길 것이다.

우리는 흰 눈 속 참대 같은 기상을 지녔으나, 들꽃처럼 나약할 수도 있고, 아첨 같은 양보는 싫어하지만 ,이따금 밑지며 사는 아량도 갖기를 바란다.

우리는 명성과 권세, 재력을 중시하지도 부러워하지도 경멸하지도 않을 것이며, 그 보다는 자기답게 사는데 더 매력을 느끼려 애쓸 것이다.

우리가 항상 지혜롭진 못하더라도, 자기의 곤란을 벗어나기 위해 진실일지라도 타인을 팔지 않을 것이다.

오해를 받더라도 묵묵할 수 있는 어리석음과 배짱을 지니기를 바란다.

우리의 외모가 아름답진 않다 해도, 우리의 향기만은 아름답게 지니리라. 우리는 시기하는 마음 없이 남의 성공을 얘기하며, 경쟁하지 않고 자기 하고 싶은 일을 하되, 미친 듯이 몰두하게 되기를 바란다.

우리는 우정과 애정을 소중히 여기되, 목숨을 거는 만용은 피할 것이다. 그래서 우리의 우정은 애정과도 같으며, 우리의 애정 또한 우정과도 같아서 요란한 빛깔과 시끄러운 소리도 피할 것이다.

나는 반닫이를 닦다가 그를 생각할 것이며, 화초에 물을 주다가, 안개 낀 아침 창문을 열다가, 가을 하늘의 흰 구름을 바라보다 , 까닭 없이 현기증을 느끼다가…

문득 그가 보고 싶어지며, 그도 그럴 때 나를 찾을 것이다. 그는 때로 울고 싶어지기도 하겠고, 내게도 울 수 있는 눈물과 추억이 있을 것이다.

우리에겐 다시 젊어질 수 있는 추억이 있으나, 늙는 일에 초조하지 않을 웃음도 만들어 낼 것이다.

우리는 눈물을 사랑하되 헤프진 않게, 가지는 멋보다 풍기는 멋을 사랑하며, 냉면을 먹을 때는 농부처럼 먹을 줄 알며, 스테이크를 자를 때는 여왕처럼 품위있게, 군밤을 아이처럼 까먹고, 차를 마실 때는 백작부인보다 우아해 지리라.

우리는 푼돈을 벌기 위해 하기 싫은 일을 하지 않을 것이며, 천년을 늙어도 항상 가락을 지니는 오동나무처럼, 일생을 춥게 살아도 향기를 팔지 않는 매화처럼, 자유로운 제 모습을 잃지 않고 살고자 애쓰며 서로 격려하리라.

우리는 누구도 미워하지 않으며, 특별히 한 두 사람을 사랑한다 하여, 많은 사람을 싫어하진 않으리라.

우리가 멋진 글을 못 쓰더라도, 쓰는 일을 택한 것에 후회하지 않듯이, 남의 약점도 안쓰럽게 여기리라.

내가 길을 가다가 한 묶음 꽃을 사서 그에게 안겨줘도, 그는 날 주착이라고 나무라지 않으며, 건널목이 아닌 다른 데로 찻길을 건너도, 나의 교양을 비웃지 않을게다.

나 또한, 더러 그의 눈에 눈곱이 끼더라도, 이 사이에 고춧가루가 끼었다 해도, 그의 숙녀됨이나 신사다움을 의심치 않으며, 오히려 유유함을 느끼게 될 게다.

우리의 손이 비록 작고 여리나, 서로 버티어주는 기둥이 될 것이며, 우리의 눈에 핏발이 서더라도 총기가 사라진 것은 아니며, 눈빛이 흐리고 시력이 어두워 질수록, 서로를 살펴주는 불빛이 되어주리라.

그러다가,어느 날이 홀연히 오더라도, 축복처럼, 웨딩드레스처럼… 수의를 입게 되리라.

세월이 흐르거든 묻힌 자리에서, 더 고운 품종의 지란이 돋아 피어, 맑고 높은 향기 다시 만나 지리라!! <유안진>


#내 친구들

요즘, 겨울 방학 이여서 학교에도 안가고 학원이랑 집만 왔다 갔다 하며 규칙적이게 움직이고 있다. 단지 휴일에 논다는 건 빼고. 가끔 학교를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이유는 친구 때문이다. 내가 이번에 새로운 학원에 가보니까 우리반 친구들만큼 편하고 재미있는 애들이 별로 없었다. 우리 반 친구들은 너무 편하고 좋아서 처음 만날 때도 전혀 어색하지가 않았다. 물론 다 오래 지내면 괜찮아 질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그건 전혀 아니다. 나는 처음 이미지를 항상 그대로 간직하고 가는 편이다.

히히 내가 얘기해도 쑥스럽지만 난 항상 이미지를 중요시한다. 때문에 이곳에서는 활발하고, 저곳에서는 얌전하고, 뭐 이런 식으로 비춰지기도 해 친구들이 좀 놀라는 경우도 있다. 하하….

아무튼 친구는 정말 중요 한 것 같다. 친구가 가끔 믿을 수 없는 경우도 있다. 바로 이런 경우다. 오랫동안 사귀던 친구가 날 배반할 때, 친구가 날 뒷담 할 때…. 특히 난 뒷담 할 때가 제일 싫다.

물론 나도 뒷담을 나누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문제는 그 다음. 철저하게 비밀을 지키기로 하고선 뒷담을 나눈 것인데, 나중에 보면 꼭 당사자가 알고 있더라는 것이다. 뒷담을 나눈 누군가가 밀고를 했기 때문이리라. 그런 친구는 더욱 싫다. 물론 뒷담 자체가 잘못 된 것이지만 같이 해놓고 또 비밀을 당자사한테 얘기해 버린 애는 더 잘못이 많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진정한 친구라고 생각하는 애들은 이렇다. 항상 비밀을 지켜주고, 친구를 배반하지 않고, 자기 기분으로 친구를 대하지 않는 그런 친구. 나는 그런 친구가 되기 위해 노력 하지만 요즘 애들은 거의 다 그렇지 않은 것 같다. 꼭 자기에 맞춰서 행동한다. 그런 애들이 제일 나쁜 것 같다.

난 친구가 없는 왕따는 되어 본적이 없다. 하지만 왕따를 본적은 있다. 그런 애들중엔 다른 애들이랑 놀려고 하지 않은 종류도 있고 욕을 많이 해서 다른 애들이 같이 놀아주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런 애들은 이해를 못하겠다. 불쌍하기도 하지만 왕따는 자기가 노력을 안 하는 것 때문에도 왕따가 된다. 노력을 안하고는 왕따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나도 5학년 때 혹시 왕따가 되지 않을까 하고 항상 친구들에게 내 단점을 물어보고 고치려고 했다. 그러나 친구들은 나에게 불만이 하나도 없었다. 너무 기뻤다. 친구들에게 내가 싫은 애가 아니라는 것이….

친구는 그렇다. 항상 같이 웃고, 울고, 화내고 하는 것. 때론 싸울 때도 있지만 어른들이 하시는 말처럼 친구는 싸우면서 정이 두터워 지는 것이 사실이다.


#내 친구들

자신의 친구 중 가장 친한 친구를 찍으라면 대부분 한 2~3명 정도 찍을 것이다. 나도 아주 가장 친한 친구는 유진이, 가영이, 하경이, 은서 인 것  같다. 얘네 들은 나의 진정한 친구다. 진짜 얘네 중에서 한 명을 고르라고 하면 고르지 못할 정도로 모두 너무 친하다. 그런데 중학생이 되면 떨어질 것을 생각하니 정말로 눈물이 나고 슬프다. 아마 졸업식 때는 나와 유진이랑 나래가 제일 많이 울 것 같다. 슬플 때 우리 반에서 제일 많이 우는 애들 중 주요 인물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요즘 휴일마다 친구들이 보고 싶을 때는 항상 같이 불러서 논다. 난 친구가 가족 다음으로 제일 좋다. 이런 친구들이 10년 아니 20년, 30년이 지나도 잊지 않고 지금처럼 만나고 또 혹 만나지 못하더라도 항상 기억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유안진님의 `지란지교를 꿈꾸며`에 나오는 그런 친구들처럼….세월이 흐르거든 묻힌 자리에서, 더 고운 품종의 지란이 돋아 피어, 맑고 높은 향기 다시 만나 지리라!! 정다은 기자 <정다은님은 청량초등학교 6학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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