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기자> 방학동안 영화 세편 감상...일주일 지나면 졸업식

12월 말경에 시작된 방학이 거의 한달 반이 다 지나서야 끝났다.
일주일 전부터 학교 갈 생각에 들떠서 개학날에 무엇을 입고가지? 친구들이랑 무슨 말하지? 여러가지 궁리를 많이 했다. 그런데 막상 개학 하루 전날이 되자 왠지 방학이 끝난다는 게 아쉽기도 했다.

이번 방학은 `진짜` `너무` 심하게 보람찼다는 생각이다. 내내 학원에 다니고 또 숙제를 하고, 내가 좋아하는 영화도 많이 보고…. 일단 특별한 일이 없는 평일, 내 하루 스케줄은 이렇게 진행됐다.

아침 8시20∼30분 사이, 두꺼운 이불 속에서 엄마의 연이어지는 잔소리를 들으며 어기적어기적 일어난다. 아빠 출근시간에 맞춰 일어나는 것. 가끔 아빠가 일찍 출근하시는 날이면 아빠 얼굴을 보지 못할 때도 있다.

아빠와 식탁에 나란히 앉아 아침식사. 보통 아빠는 죽을 드시고 난 밥을 먹는다. 일어나자 마자 밥을 먹으면 밥맛이 없지 않느냐고? 전혀…밥 한공기를 아주 맛있게 먹는다. 물론 세수도 하지 않은 상태.

다음은 아빠 출근길 배웅. 그리고 세수와 양치질을 한다. 엄마는 학원에 일찍 나가셔야 하기 때문에 준비로 바쁘시다. 난 느긋하게 방학기간의 여유로움을 즐기다 엄마에게 또 한소리 듣고…. 엄마가 출근하고 나신 오전시간은 지난밤 못다한 숙제 마저 하기. 그리고 기사를 쓰기도 하고 뭐 그렇게 보낸다.

점심시간, 밥을 차려서 먹는다. 내가 직접 차려 먹는다. 그리고 이번 방학에 아주 괜찮은 `정다은표 비빔밥`도 개발했다. 지난번 사촌동생 현승이가 왔을 때 `정다은표 비빔밥`을 감기에 걸려 밥을 잘 먹지 못하는 현승이에게 선물했더니 다 먹었다. 이렇게 훌륭한 음식을….(으쓱으쓱) 물론 외삼촌이 집에 계실 때는 같이 먹는다. 

그리고 집에서 오후 1시 45분경 학원으로 출바알. 학원은 보통 2시까지 가면 된다. 학원 버스가 다니기도 하는데, 난 건강을 위해서(?) 아니 살을 빼기 위해서(!) 걸어간다. 약 15분에서 20분 정도 걸린다. 보습학원이다. 겨울방학 때 새로 다니기 시작한….

끝나는 시간이 4시에서 4시30분. 그러면 걸어서 또다른 학원으로 간다. 인근에 있는 영어학원. 보통 5시에 시작한다. 1시간 동안 영어공부. 6시에 집으로 돌아온다. 가끔은 혼자 걸어서, 또 가끔은 엄마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면 간단히 씻고 바로 숙제하기. 보습학원도 영어학원도 숙제 엄청 많다. 그리고 8시경, 저녁식사. 저녁식사 끝나자 마자 다시 숙제시간. 중간중간 텔레비전도 보면서…엄마에게 잔소리도 들으면서…. 그러다보면 잠자리에 드는 시간은 보통 12시경. 조금 일찍 자면 11시에서 11시 30분. 이 정도다.

이번 방학에는 영화를 많이 봤다.모두 세 편을 봤으니…. 저번에 기사에도 썼듯 사촌언니가 와서 엄마랑 함께 보러 간 `허브`와 크리스마스 이브에 아빠 엄마와 함께 본 `박물관이 살아 있다`…그리고 아빠가 원해서 본 지난주 토요일에 본 `로보트태권V` 이다.


#로보트 태권V를 보러가서...

앞의 영화 두 개는 정말 재미있었는데 로보트태권V는 완전히 꽝. 아빠에게 사전에 로봇태권V 재미없을 것 같다고 다른 영화를 보자고 했으나 먹혀들지 않았다. 아빠의 강력한 의지 때문. 하지만 막상 영화가 시작되니 아빠의 입에서 쏟아져 나오는 하품. 영화 상영시간도 다른 영화에 비해선 엄청 짧았는데 아빠는 그 와중에도 콜콜콜, 주무시는 게 아닌가. 영화가 다 끝나고 나오면서 아빠 말씀, "정말 재미없다…우리 공주가 얘기한 영화를 보는 건데…" 내 그럴 줄 알았다니까…(으쓱으쓱).

어찌됐건 이쯤되면 영화 쪽은 진짜 소원성취한 셈이다. 이번 방학은 진짜 보람차게 보내고 싶었는데, 그런 면에선 뜻이 너무 잘 이루어진 것이다.

개학전 학교에 가면 친구들의 달라진 모습이 제일 먼저 보고 싶었다. 항상 변치 않는 모습의 아마 우리 담임 선생님(전재경 몽키쌤)은 여전히 그대로 일 터….

몇몇 친구들은 방학중에도 계속해서 만나기도 했다. 같이 놀기 위해서 만났고, 친구 생일 파티 때 만났고, 또 다니는 학원에서 만난 애들도 있다. 하지만 우리 반 특유의 분위기가 그리웠다. 그 떠들썩한 교실. 그 안에서 친구들이랑 같이 마음껏 떠들고 싶었던 것이다.

방학동안 내가 만난 친구들은 가영이(용가리), 유진이(서유기), 은서(조개탕), 희진이(태진아), 하경이(하끙이), 한얼이(얼빠), 박아론(다람쥐), 고현수(너구리), 안성준(안성댁), 강경남(강남콩) 등이다. 많이 봤다고 생각하면 뭐 그럴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개학을 며칠 앞두고 방학숙제도 완전히 끝내고, 개학 전날 다음날 학교에 가져갈 가방을 싸니까 정말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런데 항상 늦잠을 자서 8시 30분에 일어나던 내가 과연 일찍 일어날 수 있을까?라는 의문도 들었다. 그래도 나는 항상 일어날 시간을 정하면 딱 그때 일어나는 게 습관이 돼있다. 내가 알람시계인가?(하하)

항상 친구들이 보고싶을 때면 수학여행 때와 수련회 때 찍은 단체 사진을 보곤 했는데 볼 때마다 자꾸 웃음이 나왔다. 친구들이 많이 변했고, 또 나도 많이 변했기 때문이다.

얼마 전에 학교에서 한 선생님이 전화를 걸어오셨다. 조금 지나서 우리가 받을 졸업앨범에 올릴 사진과 이름에 잘못된 것이 있는지 없는지 우리 반 대표로 학교에 와서 확인해보라는 것이었다. 2학기 회장을 맡고 있는 하경이에게 연락해 같이 갔다. 사진을 보니 틀린 것은 없었으나 내 사진이 너무 마음에 안 들었다. 그러나 하경이는 사진이 너무 귀엽고 예쁘게 나와서 꼭 내 사진과 바꾸고 싶은 마음까지 들었다. 내가  사진발(?)이 안 받나보다. 나 빼고는 다른 애들은 너무 잘 나온걸 보니…. 애들이 내 졸업사진 보고 마구마구 웃으면 안 되는데….(흑흑)

이제 정말 졸업도 얼마 남지 않았다. 2월 13일에 졸업식을 한다. 개학하고서 일주일이면 다시 어쩌면 영원이 될 수도 있는 이별을 해야만 하는 것이다. 너무 기간이 짧은 것 같다. 간신히 한달 반만에 만났는데 채 회포도 풀기 전에 일주일만에 헤어진다니~.

사실 얼마 전부터 개학날 새로운 나의 모습을 친구들에게 보여주고 싶어서 엄마에게 머리색을 검은색으로 염색해 달라고 했다. 그러나 반대하시는 엄마. 내 고집도 세지만 엄마도 보통 아니시다. 결국은 내가 지는 수밖에…. 할 수 없이 엄마의 주장대로 그냥 중학교 배정이 완료되면 염색을 하기로 했다.(치사해)

얼마남지 않은 초등학교 마지막 생활. 그래도 졸업식 때까지 정말 좋은 추억들을 더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친구들끼리 싸우는 일 없이 항상 즐겁고 재밌게 보내야겠다.

아참, 이번 학기가 끝나면 아마 선생님(담임을 맡고 계신 `몽키쌤`선생님)도 다른 학교로 가실 것이라고 한다. 선생님과 2년 동안(5학년 때부터 담임선생님이셨음)의 좋은 추억들…. 너무 아쉽다. 정다은 기자 <정다은님은 청량초등학교 6학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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