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풀선데이> 김동하 악역의 진수 열연

김동하… 2005년 종영한 SBS대하드라마 `토지`에서 진주경찰서장 곤도역으로 출연, 서희와 길상이를 끈질기게 괴롭히는 바람에 시청자들로부터 많은 미움을 사며 얼굴을 알렸지만 아직 이름은 낯설다.



이후 브라운관에서 뜸했던 그가 최근 모습을 드러냈다. 오는 29일 개봉하는 영화 <뷰티풀선데이> 시사회장에서다.

주인공인 박용우, 남궁민과 함께 무대인사를 하기 위해서였다.
관객들은 주인공들에게만 열광할 뿐, 그때까지만 해도 그 빛에 가려 그에게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그러나 막상 영화상영 후 관객들의 반응은 달랐다. 관객들은 그에게 몰려들어 연신 핸드폰카메라를 터트리며 사인공세를 퍼부었다.

13년만에 느껴보는 배우로서의 존재감을 맛보는 순간이었다. 스크린에서 그의 카리스마는 가히 압도적이었다.

중저음의 매력적인 보이스에 살기도는 날카로운 눈빛연기는 스크린을 장악하고도 남았다. 특히 박용우를 크레인에 매달고 협박하는 장면은 이 영화에서 명장면으로 꼽힐 정도.

악역배우로 요즘 주가를 올리고 있는 김뢰하도 이날 영화를 관람하고 난 직후 "이제 악역은 너에게 넘기고 나는 그만 졸업해야겠다"고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김동하는 <뷰티풀선데이>에서 가장 힘들었던 장면으로 부산 감천항 부두신을 꼽았다. 영화 초반부에 나오는 이 장면은 강형사(박용우)가 조상태(김동하)를 검거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선상 격투신.


#<토지>에서 곤도로 출연한 김동하

당시 촬영세트로 빌린 실제 러시아선박은 참치잡이 어선으로 위험한 현장. 거기에다 촬영이 허용된 시간은 단 하루. 위험한 현장상황에 시간조차 없었다. 동이 트기 전에 모든 걸 마무리해야 했다.

새벽으로 접어든 시간, 스탭들이 하나 둘 지쳐갈 무렵 예상치 못한 사고가 벌어지고 말았다 강형사와 조상태가 선상 갑판 위에서 서로 뒤엉켜 밀고 당기는 과정에서 그만 김동하의 허리가 꺾이는 부상을 입고 말았다. 그는 그 자리에 쓰러져 10여분간을 꼼짝 할 수가 없었다고 한다. 병원으로 후송되어야 할 정도로 그의 허리통증은 심각했지만, 그 순간 스탭들의 눈을 보니 도저히 그럴 수가 없었다고 한다. 이대로 쓰러지면 촬영은 물거품이 되고, 그러면 스탭들의 사기가 얼마나 떨어질까 하는 생각뿐이었다고.

"다친 것은 고치면 되지만 한번 떨어진 스탭들의 사기는 다시 살리기 힘들어요. 저 때문에 현장분위기 어수선해지는 게 통증보다 더 무서웠습니다."

결국 눈물나는 통증을 삼키며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그날 촬영이 끝난 후 스탭들 몰래 병원을 찾은 그는 디스크의심판정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끝끝내 스탭들에게 그 사실을 숨긴 채 부상투혼을 펼친 끝에 촬영을 마칠 수 있었다.

하지만 개봉을 앞둔 그는 아직도 허리통증으로 남몰래 고통을 겪고 있다. 그의 등은 침 자국과 파스자국으로 얼룩진 영광의 상처로 가득하다.  


 
한편 <뷰티풀선데이>가 개봉하는 날 함께 개봉되는 <이장과군수>는 김동하에게 묘한 기분이 들게한다. 친구끼리 경쟁작에서 만났기 때문.

<뷰티풀선데이>의 김동하와 <이장과군수>의 유해진은 <토지>에서 함께 연기한 친구 사이다.

김동하는 진주경찰서장 곤도로, 유해진은 순사부장 김두수로 각각 연기대결을 펼쳤었다.

"서로 전화나 문자로 격려했습니다. 경쟁작이라고는 하지만 서로 장르가 다르니까 서로 잘됐으면 합니다." 강수지 기자 nabiya@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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