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기자> 남양주 오남리 계곡에서의 큰아빠 생신잔치

얼마전 큰 아빠의 생신날이었다. 우리 아빠네 형제들은 무척 많다. 3남5녀씩이나 된다. 할아버지 할머니는 교통사고로 10년 전 돌아가셨다. 아빠 형제분들은 대부분 서울과 경기도에 사신다. 아주 자주 모이신다. 무슨 날이건 꼭 모여서 놀기도 하시고, 술도 드시고 그러신다.

큰아빠의 생신날도 당연히 마찬가지. 모든 가족들이 모이기로 했다. 그런데 하필 그 날은 우리가 학교에서 2박3일의 수련회를 떠나기 바로 하루 전날이었다. 수련회 관련 얘기는 다음호에 따로 자세하게 들려드릴 것이다. 기대해주시길….

어쨌든 수련회 하루 전이면 수련회 갈 준비를 해야 했다. 그런데 난 또 준비물 외에 장기자랑을 준비해야 돼서 큰 아빠 생신 파티를 하기로 한 그날, 아침 일찍부터 서둘러야 했다. 같이 장기자랑을 할 단짝친구 유진이와 만나 춤과 노래 연습을 하기로 한 것이었다.

원래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원더걸즈의 "IRONY"를 하려고 했는데, 연습을 하다보니 춤이 너무 어려워 카라의 "Break it"으로 바꾸었다.


#음식점 입구

유진이네 집에서 약 2~3시간 정도 춤 연습을 하다보니 엄마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큰아빠 생신잔치를 할 곳으로 출발해야 하니 빨리 오라는 것이었다. 춤연습이 부족했지만 하는 수 없이 집에 돌아왔다. 하지만 또 해야 할 일이 있었다. 수련회 가면서 사용해야 할 커다란 크기의 가방을 사오는 것이었다. 얼른 옷을 갈아입고  때마침 우리 집에 온 사촌동생 수빈이와 함께 재빨리 근처 가게에 가서 가방을 사왔다.
 

#계곡을 건너는 다리

돌아오자 큰아빠 차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얼른 큰 아빠 차에 올랐다. 탄 사람이 많아 꽉 끼는 차에서 1시간 정도를 버텨야 했다. 차는 시골 같은 길을 달리고 저수지를 지나더니 드디어 음식점에 도착했다. 그 길은 전에 아빠와 천마산 등산을 할 때 와 본 경험이 있었다. 작년 가을 천마산 반대쪽 입구에서 올라 이곳으로 내려왔는데 버스 있는 곳까지 걸어가느라 지난 길이었다. 정말 힘들었는데 그만큼 눈에 익숙해 있었다. 음식점도 이전 큰아빠 생신 때 이미 와 본 곳이었다. 그 음식점은 바로 계곡가에 자리 잡고 있다. 계곡 건너편에 음식을 먹을 수 있는 탁자가 놓여 있었고 조그맣게 놓인 다리를 통해 건너다닐 수 있게 돼 있다. 아주 멋진 곳이다.


#음식점 마당에 있는 거북이



#족구장

처음 차에서 내리자 음식점 마당 분수대 옆에 거북이가 보였다. 예전에 우리도 거북이를 키워 본 적이 있다. 채 자리를 잡기 전 난 아빠를 졸라서 잠깐 배드민턴을 쳤다. 그리고 우리가 주문한 오리고기 구이가 나왔다. 족구를 하던 남자 어른들이 돌아왔다. 오리고기구이는 엄청 맛있었다. 식사가 끝나자 남자 어른들은 다시 족구를 하러 가셨다. 그리고 동생들은 다 나에게 맡겨졌다. 자그마치 3명의 동생을, 그것도 열살부터 세 살까지 다틀린 나이의 동생들과 한꺼번에 놀아 주라니… 참 놀아 줄만한 것도 없고 난감했다. 하는 수 없이 제일 큰 수빈이와는 배드민턴을 쳐주고, 이제 갓 말을 잘하기 시작한 4살 현승이와, 이제 겨우 걸을 줄 아는 세 살 호진이와는 공놀이를 했다.


#배드민턴채

하지만 그것도 문제가 있었다. 수빈이와 배드민턴을 쳐주면 현승이와 호진이가 공놀이를 하자고 칭얼거렸고, 공놀이를 해주고 있으면 그 애들에 비해 비교적 큰 수빈이는 수준이 맞지 않아 지루하다며 자꾸 배드민턴을 치며 놀아 달라고 때를 썼다. 나는 수빈이가 배드민턴을 잘 못쳐서 속으로는 무척이나 답답했다. 나는 엄마, 아빠와 치고 싶었는데 겨우 졸라서 치려고 하면 자꾸 수빈이가 끼어들어서 1분도 못 치고 자꾸 날 힘들게 만들었다. 그래도 중간 중간에 도토리묵 무침, 파전, 오리고기를 먹으며 돌다보니 기분이 회복되었다.


#겉모습은 한가한데 발은 바쁘기만...


#족구장 옆 절벽의 낙석 위험 표지판

그런 다음엔 다음날 수련회 때문에 너무 무리하지 않기 위해 계곡가에 앉아서 놀았다. 계곡엔 오리가 헤엄을 치고 있었다. 그것도 3마리 씩이나…. 나는 다른 사진을 찍다가 오리도 같이 찍었다. 자세히 살펴보니 오리는 물 속에서 발로 헤엄치는 모습이 정말 웃겼다. 겉모습은 유유히 헤엄치는 것 같은데, 물 아래쪽 발은 엄청 바쁘게 움직이는 것이었다.


#동생들에 시달려 불쌍한 내 그림자^^

엄마가 같이 슈퍼에 가자고 해서 즐겁게 엄마와만 둘이 슈퍼에 가서 아이스크림과 과자를 사가지고 왔다. 나는 아이스크림을 2개나 먹었다. 히히^^

그렇게 놀다 보니 어느덧 해가 지고 있었다. 이제는 집에 가야할 시간. 온 식구들이 뿔뿔이 흩어져 각자의 집으로 돌아갔다. 우리(우리 식구와 큰아빠 식구)는 저녁을 먹기 위해 큰아빠네 집으로 가기로 했다. 그런데 내 준비물을 사려고 슈퍼에 들렀다가 갔다. 슈퍼에서 과자, 음료수 등 먹거리를 산 뒤 집에서 머리를 감고 수빈이네 집에 갔다. 수빈이는 큰 아빠가 사주신 호텔게임을 하고 있었다. 나는 수빈이와 같이 놀다가 잡채도 먹고 라면도 먹었다. 너무 맛있었다. 내 취향에 맞게 불리지 않은 라면이라서 더욱 그런 것 같았다. 하하.



정말 하루가 재미도 있었지만 길고 힘들게 느껴진 날이었다. 집에 와서 수련회를 위해 새로 산 가방에 준비물을 챙기다 보니 가슴이 설레었다. 내일 비가 오면 어쩌지, 몸이 쑤시면^^ 어쩌지 하면서 걱정도 하였다. 그래도 찬찬히 살피며 준비물을 꼼꼼히 챙겼다.

여러분, 여러분은 싫다면 싫다, 좋다면 좋다고 표현을 잘 하시나요?? 전 그렇지 못하답니다. 소심해서 그러냐구요?? 그건 아니고요, 제가 만약에 그런 표현을 아무 생각 없이 한다면 그 사람이 기분 좋을까요?? 결국 그 표현이 나에게도 악영향으로 돌아 올 수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냥 있는 그대로 보단 그 사람이 알아 챌 수 있게만 살짝~ 표현하는 것은 어떨까요?

정다은 기자 <정다은님은 경희여중 1학년에 다니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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