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기자> 우리 반 전체가 하나되는 수련회를 다녀와서-1회

드디어 우리 반이 하나가 될 수 있는 시간, 바로 수련회 날이 다가왔다. 수련회 장소는 초등학교 6학년 때도 다녀 온 적이 있는 충북 충주 근처의 월악산국립공원이다. 일정은 2박3일.


#버스안에서 반 친구 다훈이

난 수련회를 위해 특별한 준비를 며칠 전부터 해오고 있었다. 바로 수련회 장소에서 펼칠 장기자랑 연습이었다. 난 유진이와 함께 다른 친구들 모르게 비밀리에 준비를 해왔다. 유명가수의 노래에 맞춰 멋진 춤을 둘이서 추는 것이었다.

수련회날은 준비해야 되는 게 많다 보니 학교에서 좀 늦게 나와도 된다고 했다. 전날 깊은 잠에 빠져 들었다. 아침에 일어나니 몸과 마음이 무척 개운하고 상쾌했다. 세수를 하고 나서 시간을 보니 약간의 여유가 있다. 


#이번에 장기자랑을 함께 할 친구 유진이(왼쪽)와 함께

엄마가 도시락에 싸주기 위해 예쁘고 맛있게 만든 주먹밥을 아침밥으로 먹자 속이 너무 든든했다. 그래서 기분 좋게 수련회에 가서 필요한 짐들을 싸고 집을 떠났다. 짐은 마치 이삿짐 마냥 많았다.^^ 옷가지와 기타 등등의 여러 가지를 챙기다보니 그랬다.

아빠가 짐을 들어다 주신다고 했는데, 늑장을 부리신다. 때마침 걸려온 전화. 내 단짝 친구 유진이네 아빠가 차로 나까지 함께 학교에 데려다 주신다는 거다. 아빠는 서운하시겠지만 하는 수 없지…아빠가 자초한 일이기도 하니까.

유진이 아빠의 차를 타고 학교에 갔다. 그래서 무거운 짐들을 좀 더 쉽게 옮길 수 있었다. 그런데 힘든 고비가 남아있었다. 학교 입구까지만 차를 타고 가다보니 경희여자 중학교의 상징인 `무다리 고개`는 그 무거운 짐을 맨 채 올라가야 했던 것이다. `무다리고개`는 무척이나 경사가 급하다보니 학교를 다니다보면 다리가 무처럼 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버스안에서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즐거워하는 친구

끙끙 대면서 고개를 넘었다. 학교에 도착하니 다른 애들도 일찌감치 나와 있었다. 모두가 상기된 표정이었다. 교실에서 잠시 대기를 하다가 드디어 운동장으로 내려가서 버스에 올랐다. 나는 유진이, 홍민이, 예린이와 함께 맨 뒷자리에 앉았다. 즐거운 친구들이다. 애들은 출발 하자마자 각자 싸온 간식들을 꺼내서 맛있게 먹기에 바빴다. 흔히 관광버스에서 볼 수 있는 장면이다.


#버스안에서 영화도 보고

누가 여자애들 아니랄까봐 간식을 다 먹으니깐 다들 수다를 떠느라 분주하다. 마치 아줌마들 같다. 수다를 떨다가 지쳐 자는 애들도 있고 멀미가 심해서 구토를 하는 애도 있었다.


관광버스는 고속도로를 힘차게 달렸다. 그리고 한참 지난 뒤에 우리들의 쉼터인 휴게소에 도착했다. 휴게소에서 화장실에 들렀다가 MP3 건전지의 약이 다 돼서 건전지 하나를 사서 다시 버스에 올랐다. 그리고 한참을 또 갔다. 


#중앙탑/자료사진

그래서 도착한 곳은 중앙탑이 있는 곳. 당시엔 그곳이 정확하게 어딘지 몰랐다. 나중에 집에 돌아와 기사를 쓰면서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중앙탑은 충주시내에서 장호원 방향으로 약 10km 떨어진 거리에 있다. 국보 제6호로서 통일신라 원성왕 1년에 건립되었다고 하며 일명 탑평리 7층석탑이라고도 한다. 높이는 14.5미터로 현존하는 통일신라 석탑 중 가장 규모가 큰 석탑이다. 화강암으로 된 2층 기단 위에 7층의 탑신을 형성하고 있다. 중앙탑 바로 옆에는 향토민속 자료전시관과 전국제일의 수석산지인 남한강에서 채취된 수석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전시한 남한강 수석전시관이 있으며 또한 충주댐에서 내려온 물을 막은 조정지호와 함께 경관이  매우 아름답다. 박물관에는 충주지역에서 출토된 자료를 중심으로 선사시대부터 근래에 이르기까지 시대적인 특징을 알아볼 수 있도록 동량 조동리에서 수습한 돌도끼 등 석기를 비롯, 삼국시대의 토기류, 단월, 호암동 일대에서 발굴조사된 토기·자기류, 청동제품과 예성신방석, 조선시대의 분청사기, 순백자, 청화백자 등 도자기류와 서화, 전적, 호구단자, 교지 등을 전시했다.

박물관 내 민속전시관엔 우리 조상들이 관혼상제에 사용하던 자료들과 민속 공예품, 각종 농경용구, 화폐 등 일상생활에서 흔히 사용하던 민속자료가 전시돼 있다. 또한 일제시대 충주의 모습을 살필 수 있는 사진과 충주지방의 문화재 사진 탁본을 전시했고, 시흥 선부리에서 출토된 수의와 안동권씨 문중에서 기증한 권종석 장군의 무관복 등도 볼거리다.

그곳에서 점심을 먹었다. 각자 싸온 도시락을 친구들과 비교해 가며 아주 맛있게 먹었다. 날씨가 꽤 후덥지근했다. 다시 차에 올랐다.

버스는 한참을 달린 뒤 또다른 곳에 멈춰섰다. 이곳은 거의 등산 수준. 구경하는 것보다 오르는 것이 더 힘들었다. 그리고 드디어 숙소에 도착했다.


#월악산/자료사진

아뿔사, 그런데 숙소에 도착한 다음 버스에서 내리고 나서 보니 가져온 핸드폰이 없는 게 아닌가. 버스에 두고 내린 것이었다. 그런데 무서운 교관선생님 때문에 얘기도 못하고 있다가 입소식을 마친 뒤에야 말씀을 드리니까 나중에 수련회가 끝날 무렵 찾아온다고 하셨다. 그래서 할 수 없이 핸드폰 없는 수련 생활을 하게 되었다. 숙소 방이 정해지고 방으로 들어가서 쉴 틈도 없이 가방을 내려놓고 입고간 교복을 벗고 학교 체육복으로 갈아입었다. 

그리고 첫 번째 코스, 문패를 만들러 갔다. 우리는 조를 이루어 `센스만땅`이라는 문패를 나무까지 곁들여 그려가면서 예쁘게 만들었다. 다른 애들 것도 구경한 다음 밖으로 나와 두 번째 코스로 향했다. 두 번째는 게임이었다. 바로 둥그런 천 위에 큰 공을 올려놓고 천을 가운데로 한 채 빙 둘러서서 천 끝을 서로 잡아당겨 공을 튕기는 게임이었다. 누가 더 빨리 튕기는 가에 승패가 달려 있었다. 우리는 2등을 했다. 이 코스는 다른 애들과의 협동심을 기르기 위한 것이었다.

다음은 긴 줄넘기를 했다. 나는 다섯 번째 줄에 소속됐는데 그중 잘 못 뛰는 애가 있어서 5회 밖에 넘지 못했다. 살짝 아쉬웠지만 기분은 좋았다.

그리고 나니 어느덧 산 너머로 해가 지고 있었다. 즐거운 저녁식사 시간. 이곳에 와서 처음 먹는 식사였다. 게다가 오랜 수련(?)을 한 뒤라 밥맛도 꿀맛~!! 정말 맛있었다. 저녁을 다 먹고 난 뒤, 매점에 가서 아이스크림도 사먹고 숙소에서 놀다가 다시 집합을 했다.

어느덧 주변은 완연한 밤이 됐다. 이곳은 산 속이라서 그런지 낮과는 달리 무지 쌀쌀했다. 주위에 나무와 계곡이 있어서 일교차가 큰 것 같았다.

우리는 운동장에 모여서 큰 스크린으로 역사공부를 하고 별자리 관측도 했다. 하늘엔 정말 별들이 많았다. 나는 북두칠성을 보았다. 다른 여러 별자리들도 보였다. 애들마다 보는 위치가 다르다보니 다 자기 머리 위에 별자리가 있다고 우겨대는 게 아닌가. 단순한 친구들.==; 나도 물론 내 머리 바로 위에 북두칠성이 보였다.^^;

별자리 관측이 끝난 뒤엔 각자 정해진 숙소에 들어가 씻는 시간. 밖이 쌀쌀하다보니 숙소는 더욱 포근하게 느껴졌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숙소를 배정하면서 다른 방은 전부 9명씩 사용을 했는데 내가 방장인 우리 방만 18명이 한꺼번에 사용하게 된 것이다. 게다가 화장실도 1개 뿐이어서 씻는데 불편한 점이 많았다. 못 씻은 애들도 있어서 그런 애들은 선생님이 다른 방에 데리고 가서 씻을 수 있게 해주셨다. 초등학교 6학년 때 갔을 땐 잠자기 전 이 시간이 가장 괴로운 시간이었다. 각 방마다 점호를 하는데 조금이라도 잘못된 게 있으면 선생님들이 가차 없이 기합을 주고 하셨던 것이다. 특히 각 방의 방장들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였다. 그 때의 악몽이 다시 떠올랐다.

하지만 웬걸, 중학생이라서 그런지 점호시간도 전혀 힘들지 않았다. 비교적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진행됐고, 인원점검 정도를 마친 뒤 잠자리에 들 수 있었다. 수련회에서의 첫날밤은 그렇게 달콤하게 찾아왔다. 나도 아이들도 모두 깊은 잠에 곯아 떨어졌다. 다음호 계속 정다은 기자 <정다은님은 경희여중 1학년입니다. 지난 5월 수련회를 다녀왔습니다. 2회에 걸쳐 연재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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