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처럼 왔다가 바람처럼 사라져버리는…
구름처럼 왔다가 바람처럼 사라져버리는…
  • 승인 2007.07.05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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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상의 삶의 향기> 도로에 피어난 신비

는개에 젖은 꽃과 무상

보랏빛 색깔이 달리는 마음을 잡는다. 바삐 서두를 일은 없다. 목적지가 있어서 가는 것도 아니다. 내리는 비가 좋아 그냥 출발한 것이다. 마음 가는 대로 발길 닿는 대로 정취에 빠지면 그만이다. 마음에 여백이 있으니, 들어올 자리도 많다. 마음의 문을 노크하는 고운 꽃이 손짓을 한다.



전북 완주군의 산골길이다. 도로 양 옆에는 망초들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다. 그 사이로 보랏빛으로 빛나고 있으니, 우뚝하다. 주변의 것들과 다르다는 것은 차별성을 가진다. 시선이 그 곳으로 쏠릴 수밖에 없다. 자동차를 멈추고 내려섰다. 장마라서 그런지 하늘은 낮게 내려앉아 있지만, 비는 오는 것 같지 않다. 는개다.

꽃은 크지 않다. 국화꽃처럼 보이기는 하지만, 국화는 아닌 것 같다. 국화는 가을에 피어나는 꽃이다. 모양은 비슷하지만 색깔도 시기도 맞지 않다. 꽃 이름을 모르면 어떤가. 마음을 채워주면 그 것으로 족하지 않은가. 더 무엇을 바란단 말인가. 어차피 무상하지 않은가. 변하지 않는 것이 없지 않은가.

제행무상 제법무아라고 하였던가. 세상의 모든 일은 고유의 성질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 모든 것들이 인연의 법에 따라 구름처럼 왔다가 바람처럼 사라져버리는 것이 아닌가. 그 것을 잡으려고 욕심을 부려보았자, 모두가 허망한 일이 아닌가. 그렇다면 보이는 지금 이 순간의 소중함을 깨닫고 충실하게 채우는 것이 중요하지 않은가.

산다는 것 자체는 오고 가는 것이다. 만남으로 왔다면 이별로 떠나간다. 생각으로 관심을 가지게 되는 것은 오는 것이고 그 것이 사랑으로 발전하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사랑이 왔으면 이어서 믿음으로 이어진다. 믿음이 없는 사랑이란 이미 사랑이 아니다. 서로 신되하지 않으면 모든 것이 공허한 것이다.

아픔이 있음으로 해서 기쁨도 있다. 슬픔을 극복하지 못하면 보람도 환희도 없다. 감정은 서로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아니 손바닥과 손등의 관계다. 따로 떼서 생각할 수가 없다. 하나가 존재함으로서 다른 정서도 존재할 수 있는 것이다. 고통이 힘들어 버리게 되면 결국 다른 좋은 감정들도 함께 사라지고 마는 것이다.

꽃은 그 것을 말해주고 있다. 꽃이 피어나는 것도 지는 것도 너무 기뻐하거나 너무 서러워할 필요가 없다. 즐거움이 너무 크거나 별리의 아픔이 너무 깊으면 극복하기 어려워지는 것이다. 꽃이 피면 피는 대로 꽃이 지면 지는 대로 인정하고 수용하면 될 일이다. 그럴 때 비로소 행복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꽃은 는개에 젖어 있다. 꽃은 는개를 거부하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반기고 즐거워한다. 햇볕이 내리쬐면 그것대로 즐기고 는개가 내리면 그 것에 맞게 젖는 것이다. 인생도 이와 같이 한다면 더 바랄 것이 무엇이 있겠는가. 꽃을 바라보면서 삶의 의미를 되새기며, 새로운 사실을 알아채는 것이 여행의 또 하나의 즐거움이다.

 자귀꽃과 환경

“벌써 자귀꽃이 피었네.”
언제 저렇게 활짝 피어났을까? 정신 없이 사느라 관심이 없었다. 그런데 나무는 이파리를 키웠고 스스로 모두 알아서 해냈다. 사랑을 받고 관심이 크다면 더 바랄 것이 없지만, 그렇지 않아도 꽃을 피워낸 것이다. 은은한 연분홍 꽃이 어찌나 고운지 가슴이 설렌다. 저렇게 예쁜 꽃을 피워낸 정성이 가슴에 와 닿는다.



자귀가 꽃을 피워낸 곳은 살기에 적당한 곳이 아니다. 바로 옆에는 4차선 도로가 나 있어서 잠시도 조용하지 않다. 전북 완주군의 순창 가는 도로, 밀려드는 자동차들을 감당하기 위하여 안간힘을 쓰고 있다. 소음으로 시달리고 있으면서도 나무는 그 모든 것을 극복하고 예쁜 꽃을 피워낸 것이다. 장하다.

자연은 가만히 놓아두면 저절로 알아서 모든 일을 해낸다. 사람이 욕심을 부리지만 않는다면 아무런 문제도 일어나지 않는다. 스스로 정화도 하고 새로운 생명을 키워내는데 아무런 부족함이 없다. 문제의 시작은 모두 사람이다.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자연의 훼손함으로서 자연의 그 힘을 잃어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어쩌란 말인가. 자연을 위하여 사람이 죽을 수는 없는 일이 아닌가. 그렇다면 답은 하나다. 사람과 자연이 공존할 수 있도록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인간의 탐욕만을 앞세우지 말고 자연이 파괴되는 것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람도 살고 자연도 보존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는 일이 최선이다.

환경 산업이 각광받을 것은 분명하다. 자연의 소중함을 모르는 사람은 없고 에너지 자원의 고갈로 인해 위기감이 팽배되고 있다. 이를 극복하지 않고는 살아남을 수 없다. 특히 화석 연료 문제는 심각하다. 자원이 바닥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것보다는 오존층의 파괴로 인한 결과들이다. 당장 이상 난동으로 고통을 받고 있지 않은가.

주목 받고 있는 환경 산업을 보면 우선 태양 발전과 풍력 발전이다. 바이오 에너지와 함께 새로운 대체 에너지 산업으로서 각광받을 것이 분명하다. 여기에 하이브리드 자동차와 스마트 정보 산업 그리고 리튬 이온 배터리도 유망하다. 아울러 물의 정수 산업도 그 수요가 폭발할 것이 분명하다.

자귀꽃의 개화가 지속되어야 한다. 물론 다른 모든 것들도 번영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환경을 지키는 일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이는 어느 한 사람의 힘만으로는 불가능하다. 지혜와 슬기를 모아 우리 모두가 힘을 모아야 가능한 일이다. 또한 어는 한 순간에만 해서 되는 일이 아니라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지속되어야 한다.



우리의 생활 자체를 자연을 보존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전환시켜야 한다. 생활화가 이루어졌을 때 자연과 인간은 공존할 수 있게 되고 푸른 지구는 영원할 것이다. 만약 자연을 지키는 일이 소홀해지게 되면 쓸모없는 별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 우리는 잠시 빌려 쓰고 있을 뿐이다. 사랑하는 후손들도 아름다운 자귀꽃을 즐길 수 있어야 한다.

여행의 매력

“이게 무슨 꽃일까?”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자라난 모습이 풀은 분명 아니다. 그것도 이파리가 아주 넓적하고 층을 이루고 있다. 거기에다 노란 꽃까지 피어 있으니, 아주 장관이다. 대개는 맨 꼭대기에 화려한 꽃을 피어내는데, 다르다. 마디마디 마다 고운 꽃을 피어내고 있으니, 마음을 확 잡아 끌어당기고 있다.



전북 군산의 은파 유원지에 있는 식당에서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식사를 하는 것도 즐거운 일이다. 주위의 풍광이 빼어나지 않더라도 얼마든지 즐거워질 수 있다. 그런데 주변의 경관이 장관이다. 앞에는 호수의 물이 출렁거리고 있고 뒤에는 높지 않은 산이 둘러싸여 있으니,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만남에 맛과 멋이 함께 어우러지고 있었다.

녀석은 묵은 친구다. 고향이 같다 보니, 정이 듬뿍 들어 있다. 그러나 서로 가정을 이루고 살아가는 공간이 다르니, 함께 할 수 있는 데에는 많은 제한점이 있다. 마음이야 한 걸음에 달려가서 회포를 풀고 싶지만, 현실이 앞을 가로막고 있다. 결국 마음을 다지고 결심을 해야 겨우 찾을 수 있다.

세상에는 좋은 것이 많다. 하고 싶은 대로 모든 것을 다 하고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그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왜냐하면 욕심은 끝이 없기 때문이다. 한 가지 일을 성취하고 나면 또 다른 욕심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욕망의 불길에서 벗어날 수 없는 숙명을 가지고 태어난 것이다.

누구나 한계를 느끼면서 살 수 밖에 없다. 그 누구도 비켜갈 수 없는 운명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어나는 욕구 모두를 쉽게 포기하지 못한다. 이런 불길이 불행의 시작인 것이다. 욕심이란 채워지지 않는 밑 빠진 독이라는 사실을 알고 일어나는 욕심을 직시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그 것이 결코 쉽지가 않다.

내면에서 일어나는 욕심은 모두에게 있다. 누구에게는 있고 누구에게는 없는 것은 결코 아니다. 단지 그 것을 의식하고 인식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안에서 일어나는 욕구를 감지하고 그것의 원인과 크기가 얼마나 되는 것인지를 알게 된다면 자제할 수도 있고 통제할 수도 있는 것이다.

우리의 삶은 공간적으로도 제한이 있고 시간적으로 한계가 있다. 그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기 좁으면 인정하기가 어렵다. 자만심으로 세상을 얕볼 수도 있고 우물 안의 시각으로 공격적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렇게 하는 것은 분명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격이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넓히는 방법 중 가장 좋은 방법이 바로 여행이다. 낯선 풍광에 젖어 있게 되면 공간적으로나 시간적으로 얼마나 유한한 존재인지를 실감할 수 있다. 자신이 자연의 일부분이란 사실을 절실하게 깨닫게 된다. 그렇게 되면 낮추어지는 것은 기본이고 겸손과 아량을 익힐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살아가고 있는 나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의 소중함을 실감하게 된다. 개인의 욕망이 얼마나 부질없는 것인가를 알아차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활활 타오르고 있는 불길의 실체는 텅 비어 있다는 진리를 깨닫게 된다. 그렇게 되면 버릴 수 있게 되고 마음을 비우게 되면 날아갈 것 같은 기분이 될 수 있다.

거기에다 묵은 친구와 만나서 정을 확인하게 되면 금상첨화다. 홀로 하는 여행의 즐거움도 있지만 함께 하는 여행도 또 다른 맛을 느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나눈다는 자체가 기쁨을 만들어 낸다. 나누는 것이 무엇이든 그 것은 상관이 없다. 마음이든 물질이든 나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얼마든지 행복해질 수 있는 것이다.

녀석과의 정담을 마치고 나서는데 눈을 잡은 곳이 바로 노란 꽃이다. 이름은 알 수가 없지만 여행의 즐거움을 만끽하게 해준다. 식당 주인의 말에는 깨꽃이라고 하는데, 아닌 것 같다. 빨간 색의 깨꽃은 사루비아를 말한다. 그러나 색과 꽃의 모양이 사루비아와는 사뭇 다르다. 궁금증이 커진다.



꽃의 이름을 모른다고 하여 여행의 즐거움이 반감되는 것은 아니다. 파란 하늘을 배경삼아 유혹하고 있는 손짓에 빠져들지 않을 수가 없다. 바라보니, 유혹에 빠진 것은 나만이 아니었다. 딱정벌레도 사랑에 정신이 없다. 여행의 참맛은 바로 여기에 있다.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 부딪혀서 당황스럽지만 가슴을 설레게 하는 멋이 바로 그 것이다. 아름다운 계절이다. <정기상님은 전북 대덕초등학교 교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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