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로주…달콤하다, 시원하다, 이 맛이다!
감로주…달콤하다, 시원하다, 이 맛이다!
  • 승인 2007.07.18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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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직장동료들과 떠난 산행 후기-예봉산편 2회

여기서 반가운 이를 만났다. 구청산악회 회장인데 이호조 구청장님을 비롯하여 구청에서 약 70여명이 같이 왔는데 선발대라고 한다. 우리 과장님을 통해서 예봉산 산행이 있다는 얘긴 들었는데 벌써 정상에 도착했나보다.

반가운 직원을 그냥 보낼 수 없어 자리를 펴고 얼음냉막걸리 한잔을 대접한다. 철문봉에서 예봉산 정상으로 가는 길 중간에는 억새가 제법 어우러져 있다. 늦가을에는 썩 괜찮은 억새의 모습을 볼 수 있으리라.


#철문봉에서 정상가는 중간에 억새밭에서 바라본 검단산


#운길산. 다음번에 꼭 오르리라 다짐하며….

가을억새를 기대하며 오르막을 오르다가 예봉산 바로 밑자락에서 드디어 과장님을 만났다. 우리가 오른 길을 생각하면 굉장히 고생하셨을 것 같은데 우려와 달리 선두대열에 당당히 계신다. 이동중인지라 긴 인사는 못하고 다시 발걸음을 옮긴다.
 
얼마가지 않아 구청장님과도 조우하게 되었다. 직장이 아닌 곳에서 이 많은 지인들과의 뜻하지 않은 우연한 만남, 이 또한 산행의 즐거움 아니겠는가?

직원 일행을 보내고 정상(683m)에 올라서니 많은 사람들로 바글거린다. 우리가 올라온 길은 무척이나 한산했는데, 예봉산의 등산로가 다양함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한다. 정상석을 가운데 두고 증거사진을 찍고서는 아까부터 시선을 끄는 곳으로 발길이 저절로 옮겨진다. 예봉산 정상에 와서는 꼭 먹어봐야 한다는 예봉산의 명물, 바로 감로주이다. 무슨 맛일까 궁금하여 살짝 한 모금 머금어 본다.

"달콤하다! 시원하다! 이 맛이구나!"

뭘로 담그는지 물어봤더니 뒤쪽에 붙여놓은걸 보란다.

『감로주 : 찹쌀과 옥수수를 고아 조청을 만들어 누룩으로 빚어 떠낸 술로써 트림이 안 나고 머리도 아프지 않은 맑고 감칠맛 나는 전통 민속주』

그리고 여러 한자를 빌어 감로주에 대해 풀이해놓은 뜻이 재미있다.

한잔으로 도저히 끝낼 수가 없어 한잔 더 시켜먹는다. 그래도 아쉬운지 애꿎은 마늘쫑과 멸치만 고추장에 찍는다. 미련은 남지만 아직 올라야 할 봉우리가 많아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다.


#예봉산 정상에서….

정상에서 다음 목적지인 율리봉으로 가는 길은 가파른 내리막길이다. 보통의능선으로 이어진 산은 한번 정상에 오르면 다음 봉우리까지도 완만한 경사를 유지하는데 예봉산은 그걸 허용하지 않는다. 끝도 없이 내려가다가 다시 올라야하는… 처음부터 다시 등산을 시작하는 기분이다.

맞은 편에서 오는 등산객중의 한 분이 "이쪽으로 가시면 무지하게 힘들 겁니다"라며 살짝 겁을 준다. "아저씨 이쪽 올라가는 길도 장난 아닐걸요!"라며 한마디 해준다. 그러자 왈 "에이 이 정도는 아무 것도 아니예요!"라는 말에 `설마 우리가 올라온 길보다 심하랴` 싶지만 뭔가 뒷끝이 개운치 않다. 

율리봉 가는 중간 안부삼거리에서 한 일행을 만났다. 초행길인 나한테 길을 물어온다. 그나마 등산지도를 가지고 있기에 지도를 펼쳐놓고 설명해준다. 근데 일행 중 두 분은 낯이 익다.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앞서간 동료들의 뒤를 쫓는다.

율리봉(587m)을 지나 점심을 먹기 위해 길옆에 자리를 잡는다. 아직 완전히 녹지 않아 슬러시 같은 막걸리와 김밥, 두부에 볶은 김치까지 꺼내놓으니 제법 구색이 갖춰졌다.

지나는 이들의 부러운 눈길을 안주삼아 정오의 만찬을 끝내고서는 알코올 기운의 힘을 빌어 야트막한 율리고개(일명:오작고개)를 넘어 똑같은 높이로 서로 마주보고 서있는 직녀봉(589.9m)과 견우봉(589.9m)을 향해 나아간다.


#가을하늘을 연상케하는 청명한 하늘

직녀봉에 올라 보니 검단산이 손에 잡힐 듯 가까이 있다. 이원형 주임의 입담을 즐기며 땀을 식히고 있는데, 아까 안부삼거리에서 만났던 일행이 올라온다. 서로 기념촬영을 부탁하는데 아무래도 안면이 있어 용기를 내어 물어본다. "저 혹시 공무원 아니세요?" 이상한 눈초리로 멀뚱하게 쳐다본다. "아니 저도 성동구청에 근무하는데 낯이 익어서요." 이해했다는 표정이다. 강북구청에 근무하는 직원들이었다. 필자의 전 근무지가 강북구청이었다. 너무도 반가운 마음에 악수를 건네고 우리 직원들과 함께 카메라에 담는다.


#직녀봉 정상


#친정식구를 만난 듯 반가운 강북구청 직원들과 함께 한 컷

반가운 이들을 뒤로 하고 계속 능선을 타고 약 200m를 이동하니 견우봉에 닿는다. 견우봉에서 능선을 따라 계속 내려가면 천주교 묘지에 이르지만, 우리는 남서쪽을 따라 오성암 쪽으로 내린다. 그런데 길이 얼마나 가파른지 아까 예봉산을 내려올 때 만났던 등산객이 아마도 이 길로 오르지 않았나 싶어 그이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오성암을 지나면서부터는 넓어진 길을 만날 수 있고, 이어 멋드러진 정원을 가진 고급 주택들에 부러운 눈길을 던진다.


#오성암

쭉 뻗은 중앙선 철길을 지나 버스 정류장 인근 강가에 위치한 `강이 보이는 토담`이라는 음식점에 들어가 강가 평상에 자리를 잡는다. 얼큰한 메기 매운탕과 이원형 주임과 전라도 아줌마의 농에 소주잔은 자꾸 기울여지고, 강에 비친 햇살에 우리의 얼굴빛도 발갛게 물들어간다.


#
햇살이 녹아드는 강가


# 얼큰한 매운탕과 전라도 아줌마의 입심이 구수한 `강이 보이는 토담집`

정기룡 기자 <정기룡님은 서울 성동구청 지적과에 근무하고 있습니다. 한 달에 1-2회  동료직원들과의 산행 후기를 독자님들에게 들려드리고 있습니다. 이번 산행 기사는 지난호에 이어지는 기사로 아랫부분에 1회 기사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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