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두산·삼성·KIA 등 두터운 전력 자랑 우승 후보 손꼽혀

2008 프로야구가 드디어 지난 3월 29일 개막, 팀당 126경기 총 504게임의 대장정에 돌입했다. 물론 8개 구단의 공동 목표는 우승. 지난해 우승팀인 SK와 준우승팀 두산, 그리고 삼성과 KIA가 상대적으로 두꺼운 전력을 자랑한다.

하지만 각 팀마다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다. 아무리 머리를 짜내도 현실적으로 부족한 전력이 나타나기 마련이다. 얼마나 강점을 최대한 살리면서 불안요소를 최소화시키느냐에 따라 올시즌 팀의 운명이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SK와 두산은 공 수 주 3박자를 고루 갖춘 짜임새가 돋보인다. 벤치 운영 능력에서도 김성근 SK 감독, 김경문 두산 감독은 후한 점수를 받는다.
SK는 왼손 투수인 김광현이 부쩍 성장했다는 게 든든하다. 두산은 지난해 신인왕인 임태훈, 그리고 미국에서 유턴한 김선우가 가세하며 마운드의 세대교체가 이뤄졌는데 파워가 강화됐다.

삼성은 에이스 배영수가 팔꿈치 수술과 재활을 거쳐 복귀, 팀에 활력을 넣고 있다. 양준혁, 심정수의 불방망이가 여전하고 주전들이 대부분 30대 중반이기에 임기응변에 강하다는 것도 장점.

지난해 꼴찌였던 KIA는 전력보강이 가장 두드러지고 따라서 올시즌 태풍의 눈에 비유할 수 있다. 최희섭에 이어 투수 서재응이 미국에서 돌아왔고, 역대 용병 가운데 가장 경력이 화려한 메이저리거 출신 투수 호세 리마와 시범경기에서 타율 0.318을 남긴 나지완도 힘을 보탠다.
올시즌엔 대어급 신인이 여럿 있어 페넌트 레이스의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우선 KIA의 나지완이 눈길을 끈다. 단국대 출신인 나지완은 시범경기에서 타율 0.318과 2홈런 7타점을 챙기며 개막경기 4번 타자로 기용됐다. 나지완은 파워와 정교함을 고루 갖춰 벌써부터 신인왕 후보 1순위로 꼽힌다.
성균관대를 졸업한 모창민(SK)은 스피드가 장기다. 시범경기에서 11차례 출장, 7도루를 성공했다. 도루 실패가 한 번도 없을 만큼 순발력과 센스가 뛰어나며 11안타(0.278)를 때릴 만큼 타격 감각도 좋다.
마운드에선 광주일고 출신인 정찬헌(LG)과 성남고를 졸업한 진야곱(두산) 제주관광산업고 출신인 김성현(우리) 등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각 팀마다 아킬레스건은 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팀 SK는 올시즌 삼성과 함께 2강으로 지목되고 있다. 타력과 투수력, 수비력 등 무엇 하나 아쉬울 것이 없는 전력이다. 하지만 김성근 감독도 걱정은 있다. 시즌 초반 선발투수 김광현, 마무리 정대현, 4번타자 이호준 등이 시즌 초반 부상으로 제 컨디션이 아니다. 주전 선수들의 부상이 많다보니 4, 5월을 어떻게 넘기느냐가 큰 숙제다. 상대적으로 중심타선의 무게감이 떨어지는 것도 고민이다.

한국시리즈 진출팀 두산도 SK와 마찬가지로 안정된 전력을 과시한다. 붙박이 주전 안경현, 홍성흔의 활약이 불투명한 상황임에도 빈자리가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하지만 주전 1루수로 기대를 모으는 정원석의 활약은 아직 미지수다. 1루수가 원래 팀의 해결사였던 안경현의 자리였음을 감안하면 오히려 공백이 더 크게 느껴질 수도 있다. 지난해 불안한 모습을 드러냈던 마무리 정재훈도 시즌 도중 변수가 될 가능성이 있다.

한화는 지난해에 비해 전력이 썩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평가다. 다이너마이트 타선은 건재하지만 수비쪽에서 고민이 많다. 마무리 구대성이 빠진 자리를 외국인투수 브래드 토머스로 메웠지만 아직 확신이 부족하다. 거기에 포수 자리도 불안하다. 주전 신경현이 있지만 공격력이 약하다보니 완전히 믿음을 주기에 부족하다. 김수연이 맡을 것으로 보이는 1번타자 자리도 한화의 고질적인 고민이다. 김태균, 구대성 등 주축 선수들의 부상이 초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

선동열 감독의 삼성은 팀의 가장 큰 무기인 불펜진에 문제가 생겼다. 특히 지키는 야구의 핵심인 `KO펀치`가 썩 만족스럽지 못하다. `KO펀치`의 한 축인 권오준은 여전히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하고 있다. 시범경기 4경기에서 평균자책점이 6.75나 된다. 겉으로 봐서도 구위가 예전만 못하다. 팔꿈치 통증으로 고생했던 마무리 오승환도 개막 2경기에서 모두 세이브를 기록했지만 아직 컨디션이 70~80% 수준이다. 외국인투수 웨스 오버뮬러의 구위 및 제구력이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 역시 당혹스럽다.

LG는 공격력에 관한 한 8개구단 중 최하위 점수를 받아도 할 말이 없다. 그나마 외국인선수를 투수로만 2명 뽑아 타력의 약화가 더욱 두드러진다. `대기만성 4번타자` 최동수는 다른 팀의 거포에 비해 무게감이 떨어지고 마땅한 5번타자감도 눈에 띄지 않는다. 만년 유망주인 이성열, 정의윤, 김상현 등이 확실히 폭발해주지 않으면 크게 고전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 몇 년간 고비 때마다 사사구를 남발해 LG의 발목을 잡았던 불펜진의 활약여부도 미지수다.

메이저리그식 야구로 무장한 롯데는 이대호의 포지션을 어떻게 정리하느냐가 고민이다. 올시즌 3루수로 나설 예정이지만 수비가 걱정이다. 이대호에게 3루를 맡기려는 시도가 몇차례 있었음에도 자리를 잡지 못한 이유는 수비력에 대한 의문 때문이었다. 자칫 수비에 신경쓰다가 타력에 까지 영향을 미치면 롯데로선 낭패다. 강력한 선발진에 비해 불펜진의 경험이 부족하다는 것도 불안요소다. 임경완은 풀타임 마무리가 처음이고 마땅한 왼손 불펜 요원도 부족하다.

신생팀 우리 히어로즈는 지난 겨울 큰 우여곡절을 겪은 탓에 팀 전력이 제대로 갖춰지지 못했다. 가장 큰 구멍은 포수다. 미계약 상태인 베테랑 김동수가 빠진 데다 백업포수 강귀태 마저 부상을 당해 당장 마쓰크를 씌울 포수가 마뜩찮은 상황이다. 무엇보다 지난 겨울 구단 인수와 연봉 계약 과정에서 큰 내홍을 겪으면서 훈련이 부족하고 사기가 떨어져있다는 것이 가장 큰 아킬레스건이다. 자칫 초반에 제대로 버티지 못한다면 최악의 상황에 몰릴 수도 있다.

지난해 최하위 KIA는 이번 시즌 단숨에 우승권으로 치고 올라갈 전력을 완성했다. 하지만 서재응, 호세 리마의 가세로 든든해진 선발진에 비해 불펜진의 무게감이 떨어지는 것이 아킬레스건이다. 문현정, 양현종, 유동훈 등이 버티는 불펜진이 뒤를 받쳐주지 못한다면 자칫 팀 전체의 균형이 무너질 수도 있다. 늘 투수 리드와 수비에 문제를 지적받았던 주전포수 김상훈이 얼마나 발전했는지도 아직 확신할 수 없다. 박충환 기자 parkc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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