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서울이 싫어졌다. 서울에서 태어났고 이후 평생(15년^^)을 살아온 서울이 갑자기 싫어진 이유? 많다.
첫째, 너무나도 탁한 공기와 환경이다. 대도시이다 보니까 차도 많고, 공장도 많고, 거기다 각종 개발로 인해서 들어서는 아파트 건설 현장들까지…. 공기와 환경이 너무나도 많이 망가지고 오염됐다. 물론 교통도 편리하고 우리가 필요한 생활필수품들을 몇걸음만 떼면 얼마든지 구할 수 있다는 면에서 편하기도 하지만 정작 마음이 불편한 건 왜일까. 바로 이렇게 내가 편하게 지내면서 지구를 아프게 할 수는 없다는 생각에서다.
#온갖 공해에 찌들은 서울이 싫어요...
둘째, 몸이 자꾸 오염에 찌들은 도시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병도 많이 생기게 된다. 주변엔 즉석 패스트푸드 음식들로 가득하다. 물론 나도 피자나 햄버거, 그리고 슈퍼마켓 등에서 파는 과자 등을 좋아하지 않는 건 아니다. 하지만 그 결과는 얼마 시간이 지나지 않아 곧바로 드러난다. 우선 살이 찐다. 그리고 온갖 질병에 시달린다. 나도 어렸을 땐 약간의 아토피 증상 때문에 고생을 한 경험도 있다. 그러다보니 약국과 병원 신세도 자주 지게 된다. 툭하면 병원에 가고, 툭하면 약에 의존하니 몸이 그만큼 약해지게 되는 것이다.
또 운동 부족도 문제다. 학교도, 학원도, 가까이 있거나 편리한 교통수단을 이용하다보니 따로 운동할 시간도 없는 상태에서 몸은 갈수록 망가지고만 있는 것이다.
셋째, 이런 환경 속에서 공부를 하자니 정말 공부가 잘되지 않는다. 일단 사방에서 들려오는 시끄러운 소음이 문제다. 창문을 꽁꽁 닫고 공부를 해도 들려오는 자동차 경적소리, 그리고 온갖 소음 공해들…. 공부에 집중하려다 보면 짜증이 나게 마련이다. 게다가 조용히 공부할 공간이 많지 않다는 것도 문제다. 건물들은 많고, 각종 시설들은 갖춰져 있는데 막상 조용히 가서 고부에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은 찾아보기 힘든 게 지금의 현실이다.
#정말 한가로운 시골풍경
가끔 시골에 차를 타고 가다보면 열어둔 창문 안으로 고약한 냄새가 들어오는 걸 느끼며 인상을 쓴 적이 있다. 농부들이 밭이나 논에다가 뿌린 거름(소똥, 돼지똥) 냄새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 냄새가 그립다. 호흡조차 곤란한 서울 도심의 탁한 공기보단, 청결하고 그윽한 소똥 냄새가 훨씬 나을 것이란 생각에서다.
조용한 시골에 살고 싶다. 그곳이 어디라도 좋다. 학교가 조금 멀면 어떻겠는가. 버스가 하루에 2번만 온다? 뭐, 오히려 더 좋은 게 아니겠는가. 버스가 그만큼 자주 다니지 않을 수록 환경은 오염되지 않을 것이고, 버스 대신 자전거나 내 발로 직접 땅을 밟으며 자연의 향내를 맡으며 걷는다는 게 얼마나 좋겠는가? 시골에서 살면 따로 독서실 등을 가지 않고 집에서 공부를 해도 썩 집중을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
한 번은 아빠에게 이런 얘길 했더니 "그럼 니가 가장 좋아하는 친구들은 어떻게 하고…"라고 되물으신다. 잠깐 망설여졌지만 이내 대답했다. "가끔 연락하면서 지내든가, 아니면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면 되지 뭐…."
#양수리에서 사촌동생과 펌프질을 하는 기자
그렇다. 난 지금 절실하다. 좀 더 자연과 어울려 살 수 있는 그런 곳이 말이다. 맑은 공기를 마시면서 공부를 하면 아마 머리도, 정신까지도 맑아질 것이다.
아직 난 중학생인데 이런 생각을 한다고 애늙은이 취급을 한다면 모르는 말씀! 자연을 사랑한다는 게 나이 드신 어르신들만의 전유물인가? 남녀노소 불문하고 우리는 자연 속에 살고 있다. 그런데 어찌하여 젊은 애가 늙은 소리를 하고 있다고들 하는가? 나로선 이해할 수 없다.
도시는 그런 자연을 깎고 훼손해서 사람들만 편하게 지낼 수 있게 만든 곳이다. 나무를 베고, 산도 없애고, 온갖 것을 파괴하여 땅을 만들고 건물을 세우고….
우리의 조상 대대로 은혜를 받으며 살 수 있게 해준 자연에게 최소한의 예의는 지켜야 된다고 생각한다. 항상 말로만 환경보호, 자연보호 하지 말고 직접 나서서 길거리의 쓰레기도 줍고 산에 올라 묘목도 심고 하자.
#흙으로 기자가 직접 만든 하트. 예쁘죠?
만약 자연에게 더해주기가 어렵다면 내가 가하지도 말자. 함부로 쓰레기를 버리거나 에어컨 빵빵 틀며 세제, 물 많이 쓰는 등 피해를 주는 그런 행위는 하지 말자.
이 자연에서 숨을 쉬면서 살 수 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우린 충분히 고마워해야 한다. 다른 행성을 보아라. 지금 우리가 살 수 있는 적합한 환경인가. 우리가 살 수 있는 환경을 꾸려주는 지구에게 모두 고마워하자.
#양수리 북한강변에서 기자의 뒷모습, 어울리나요?
나의 작은 실천 하나 하나가 지구, 그리고 자연에겐 큰 보탬이 될 것이다. 온 국민 모두가 자연을 사랑하는 날이 오길 빌어본다. 정다은 기자 <정다은님은 경희여중 2학년입니다.>
<청소년기자> 오염과 공해로 가득한 서울이 싫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