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연한 15년으로 단축, 조합설립 동의요건 완화

올들어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중인 아파트 단지가 부쩍 늘면서 이들의 시공사 선정이 잇따르고 있다.

리모델링 가능 연한이 완화된 데다 재건축 규제로 기대수익이 낮아지면서 사업성을 타진하는 곳이 늘어난 것이다.

이에 따라 건설업계도 시들한 재건축.재개발 수주시장을 대신해 리모델링 수주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올해 리모델링 수주 시장 규모 7~8조원=지난 2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재건축 수익성이 불투명해지면서 리모델링쪽으로 방향을 트는 단지가 많아졌다.

지난해 리모델링 가능 연한이 20년에서 15년으로 단축된데다 조합설립 동의요건도 완화되면서 여건도 좋아졌다.

새 정부가 재건축 규제를 완화해주기로 했지만 아직까지 가시화된 게 없다는 점도 리모델링에 눈길이 가게하는 요인이다.

건설업계는 올해 주택 리모델링 수주 시장 규모는약 7~8조원(시공비 기준), 50~60여개 단지가 시공사를 선정했거나 할 예정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 때문에 대형 건설사들도 리모델링 수주에 열을 올리고 있다. 대림산업은 4월말 평촌 목련2단지 대우선경아파트(994가구)의 리모델링 시공권을 따낸데 이어 지난 24일에는 강남구 개포 우성9차(232가구)의 시공사로 선정됐다.

쌍용건설은 올해에만 자양 우성2차(405가구), 강서구 염창동 우성3차(196가구), 영등포구 대림동 신동아아파트(591가구), 강동구 명일동 삼익가든(768가구) 리모델링 우선협상대상자 및 시공사로 선정됐다. 또 3870가구에 달하는 경기도 수원시 정자동 동신1~3차 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의 CM(건설사업관리)도 맡는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노원구 상계동 보람아파트(3315가구)와 성동구 금호3가 두산아파트(1267가구, 삼성물산 공동) 등 5개 단지 6500여 가구를 수주한데 이어 올해도 송파구 송파동 성지아파트(298가구)와 안양 동안구 호계동 목련3단지 우성아파트(902가구)의 시공사로 선정됐다.

현대산업개발은 지난 4월 강남구 개포 대치2단지(1753가구)를, 현대건설은 은평구 신사동 현대1차(445가구) 리모델링 사업을 각각 따냈다.

이들 단지 외에도 올해 강남구 개포동 개포럭키, 송파구 오금대림과 삼익맥션, 서초구 방배우성 등의 시공사 선정이 임박한 상태다.

▲시공사 선정 집값 상승 위해 이용=하지만 실제 리모델링보다는 시공사 선정을 집값 상승을 위한 `이벤트`로 이용하려는 단지가 적지 않은 것은 문제로 지적된다.

리모델링 추진위원회는 재건축 추진위원회와 달리 법적 구속력이 없고 설립, 해체가 자유롭다보니 이런 현상을 부채질하고 있다.

지난해 한차례 리모델링 바람이 휩쓸었던 분당신도시의 한 중개업소 사장은 "일단 리모델링 추진 단지로 홍보한 뒤 집값만 올리고 후속사업이 지지부진한 곳이 적지 않다"며 "실제 리모델링을 할 의지가 있는 곳인지 집값 상승이 목적인지 의심스러운 곳이 더러 있다"고 말했다.

리모델링을 제대로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기술적인 허용 범위를 넓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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